재작년에 나는 대학 동창회 부회장으로, 대학원 동창회는 회장으로, 동향 출신 목회자 모임에서는 회장으로 뽑혀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인물이 돼서 뽑힌 거가 아니라 한 사람이 또 할 수는 없고 해서 안 한 사람하다 보니까 나한테도 차례가 온 겁니다. 난 워낙 계산이 둔해서 회계는 못하고 다른 건 시켜주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회장 하기 전에는 회장단에 다소 못마땅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는 일도 없고 모임 한 번 제대로 모이는 것조차 힘들고 그래서 내심 내가 회장 하면 제대로 하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진짜 내 차례가 됐으니 마음먹은 대로 제대로 한 번 해야 하는 건데 개인적인 일로 동창회에 관련해서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뭐 내가 대단히 바쁜 사람도 아닌데 단순히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총무들조차도 회장 따라 뭔 바쁜 일이 그렇게 많은지 나한테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내뿜고 별반 하는 일 없이 세월만 보낸 것입니다. 아, 정말 한 일도 없이 이름만 걸어놓고 임기를 보내려니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입니다. 총무나 나나 어물어물 임기는 다 돼서 총회로 모여 자리를 내 놔야 하는데 미안하고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래서 남 얘기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남 하는 거 평가하기는 쉽지만 막상 자기가 하면 더 잘할 거 같아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비근한 예로 경기할 때 보십시오. TV 앞에 앉아가지고 중계방송을 보면서 '슛~ 골인~' 하다가 안 되면 '저런 병~신~' 하면서 욕을 합니다. 참으로 웃기는 일입니다. 그렇게 욕하는 자신은 그 자리에 나갈 주제나 됩니까? 그 사람인들 왜 골을 넣고 싶지 않겠습니까? 생각한 대로 다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지금 남 비방 하는 거 아주 일 삼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밥 먹고 도저히 할 일이 없어서 아예 그거 전문으로 하는 건지 참으로 신기할 정도입니다. 쥐새끼가 어떻고 뭔 당이 어떻고 아군끼리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적은 저 쪽에 있는데 왜 그 쪽에 대곤 말 못하고 제 식구 비방엔 핏줄을 세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답답하고 맘에 안 들면 비방하는 당신이 직접 국회의원을 나가든지 대통령을 나가든지 나가서 정말 제대로 정치 좀 하셔서 국민들 흡족하게 좀 해 주시면 더 바랄 게 어디 있겠습니까. 민주국가에서 국론 통일이 쉽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맘에 안 들면 조용히 참아 기다려야지 어쩌겠습니까. 누군들 찍었다고 다 맘에 들겠습니까. 찍어 놓고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방향이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문민정부 전까지가 차라리 정치하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걸핏하면 인터넷에 올려버리니까 당최 어느 누군들 깨끗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올려도 사실만 올려도 좋겠는데 부풀려서 비비꽈서 올려 버리면 소문은 일파만파요 욕에, 저주에 반 죽여 놓으니까 진짜 죽어버리는 사례도 빈번한 것입니다. 신학교 동기생 중에 한 분은 평신도 시절 자기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설교를 하도 못해서 저렇게 하자구야 뭐라 목사가 됐나 싶어 자기가 하면 진짜 잘 할 거 같아서 신학교에 들어갔고 결국 목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부푼 가슴으로 교회를 개척했는데 사람이 모이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끝내는 문을 닫고 말았는데 자기가 해보니 별 수 없더라는 것입니다. 칭찬이 아니라면 남 얘기 정말 함부로 할 거 정말 아닙니다. #남 얘기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