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할 수 없는 슬픈 감동

눈물수건 필수품, ‘친정엄마와 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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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숭규(insearch)등록 2011.03.21 14:40

친정엄마와2박3일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오는 26일부터 안양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 박숭규


딸-엄마-죽음, 애초에 눈물로 벼르기를 작정한 듯, 무대는 뭉클함을 강제한다. 그러나 세련된 강제다. 눈물 사이사이, 마찰계수를 줄이 듯 뿌려지는 물처럼, 웃음은 그렇게 조금씩 흘러내려 애절함을 증폭시키고 더 깊은 눈물샘에 고인다. 그래서 배우들의 개념 연기는 슬픔의 증폭기다.
해서 관객들은, 특히나 (친정)엄마를 동반한 그 딸들은 몰려들고 또 몰려든다. 전국을 돈 무대는 아직도 딸과 엄마들의 눈물을 하염없이 받아낸다.
현실과 과거, 관계와 이별에 공명되는 속 깊은 울음은 객석 바닥에 계량할 수 없는 슬픈 감동을 퍼 올린다. 그 어느 곳에서건 그녀들이 몰려든 이유이기도 싶다. 눈물은 역시 카타르시스에는 최고의 묘약일까.(그러나 별의미 없이 남는 의문 하나. 일상에서 이런 감흥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각설 하고 이 무대가 만들어 내는 눈물바다는 질퍽한 수분의 과잉은 아니다. 천천히 길러내 전염돼 듯, 동일한 공간에 작은 천 조각에 받아낸 -그래서 버리지 못하고 담아둔- 얼마간의 습기와 애절함이 시간이 흐를수록 확산되는 아릿한 공감이다.
이제는 노배우의 반열에 들어선 강부자의 소름 돋는 연기, 국민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탁구 엄마 전미선의 처연한 연기는 눈물의 힘을 받치는 두 축이다.    
시집을 가 이젠 딴 사람에게는 '친정엄마라'고 부르며 미안함을 눌러야 할 딸들, 그리고 그런 역사를 거쳐 장성한 딸을 가슴에 안은 이 땅의 엄마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부족함이 없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다.
엄마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못된 딸'이 되는 딸들, 지금은 '미안해'란 말을 가슴에 묻어 둘 수밖에 없는 딸들은 손수건을 잊지 말고 달려가 보자. 그 엄마와 함께라면 더 좋은 기회.

# 3월 26일 오후 3, 7시 3월 27일 오후 3시  안양아트센터 대공연장 (관악홀)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안양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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