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3월25일 오전 메인 톱기사로 '멀쩡한 택지 거액 보상해 '텅빈 공원' 조성?' 제하의 기사를 올렸다. 제목만 본다면 혈세 낭비의 주범이 마치 '공원 조성'이라고 오해할 만하다. 그러나 본문기사를 살펴보면 기사제목 '[세금혁명②] 트위터 사용자 대상 '세금' 관련 설문조사 실시…657명 설문 응답'이라고 표현한 것과 같이 이 기사의 주 내용은 현 정부의 세금 집행에 대한 만족도와 조세정의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설문의 질문과 답변 어디에서도 '공원 조성'과 관련된 문항은 일체 언급되지 않았기에 혈세 낭비의 주범에 '공원 조성'이라고 표현한 것은 논리에 맞지 않으며 본말을 왜곡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사의 주된 흐름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트위터 사용자 중 상당수는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MB정부의 조세정의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는 방향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공원 조성이 혈세낭비 1등 공신으로 표현된 것일까? 기사에서는 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의견 "멀쩡한 택지를 거액의 보상을 주고 매입하여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공원을 만든다"는 트윗을 인용하고 있다. 오직 그것뿐이다. 이 트위터 사용자가 제기한 것은 그 자체가 의견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기사에서 질문과 답변문항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검증되지도 않은 댓글 수준의 의견을 머리제목으로 뽑고 이를 메인톱기사로 올린 것은 편집자의 잘못이라고 판단된다. 이 트위터리언의 댓글은 또한 다음과 같은 점에서 검증이 필요하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 댓글을 분석하면 '①멀쩡한 택지 ②거액의 보상 ③이용하지 않는 공원'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구성돼 있다. 첫째 '멀쩡한 택지'라고 표현한 것은 해당 지역의 도시계획 상 '공원' 용도로 지정된 부지를 일컬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표현은 '이미 지정돼 있던 공원부지'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둘째 '거액의 보상'이라고 하는 표현은 주관적인 판단이다. 법과 제도에서 규정된 보상 시스템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 그 근거를 벗어나 퍼주기식 보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만약 그런 사례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대서특필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공식적인 조사가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셋째 '이용하지 않는 공원'이라는 표현은 해당 공원조성 주체인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로써 최대한 접근성이 좋고 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해야 옳으나, 해당 지역의 여건 상 차선책이 선택되었을 개연성도 있다. 또한 신도시 등 택지 조성과정에서 순차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게 되는데 이 경우 당초 예정보다 주민들의 입주시기가 늦어져 현재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어느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 혈세를 낭비하기 위해 이용할 수도 없는 지역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실을 바탕으로 해당 트위터리언의 의견을 분석해 본다면, 단순히 주관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단순 의견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오마이뉴스가 기사의 본말과 관계없이 이를 제목으로 사용했고, 또한 편집자가 이 기사를 메인 톱기사로 올린 판단에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또 한가지 제기하고 싶은 사항은 현행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공원 부지에 대해 지정 후 10년 내 조성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면 해제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도시계획시설 부지에 대해 2015년까지 계획을 세워야 하고 2020년까지 토지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이때까지 진행되지 않는 공원부지에 대해서는 몰수하는 이른바 '도시공원 일몰제'가 전국적으로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작년 6월 현재 서울시의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3%로써 68.15㎢에 해당하며 이 부지 대한 보상비만도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는 단계적으로 매입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자체 재정으로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어서 공원부지가 해제되는 위기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경우에는 더욱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국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도시공원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도시공원 일몰제'와 관련해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이것은 정책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여가와 녹지를 제공하는 공원의 역할은 도시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마치 '공원 조성'이 국민 혈세 낭비의 주범이라고 침소봉대한 제목은 기사의 본질에도 맞지 않으며, 공원 정책에서도 다른 점이 있다. 편집자의 보다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공원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