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사라지고 웃음과 거짓만 남은 세상이다.
몇 년 전 대선에서 허경영의 공약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샀다. 그의 공약은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건국수당 매월 50만원씩 지급", "결혼수당 남녀 각 5000만원씩 1억 지급", "국회의원 출마자격 고시제 실시 - 국회의원 100명 감원", "UN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 등 현실성이 결여된 것들이었다. 사람들은 이 공약들이 실시 되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은, 말도 안 되는 것들이라고 폄하했다.
국민들이 그의 공약을 보고 이런 말을 했던 것은 단지 그의 이런 주장들이 실현되기에 현실적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타 후보들의 공약이 허경영의 그것들보다 현실성 있고 믿음이 갔던 이유도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당시 공약들은 반값등록금과 대운하건설, 동남아 신공항 건설, 과학벨트 창설 등 각 지역별로 고루 이득을 주는 듯한 모습을 띄었기 때문에 결국 당선까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이런 공약들 중 큰 것들은 잘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국민들이 반대하는 대운하 사업은 4대강 사업으로 이름만 바꾸고 무리하게 몰아치다가 소중한 사람 목숨을 잃어버리는 사고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대운하 공약은 이렇게 강하게 밀어부치면서 대학생들이 염원하던 반값등록금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생색만 내며 등록금 동결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학벨트는 그 추진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최근에는 동남아 신공항 신축 공약을 국민을 위한 선택이라고 포장하면서 경제성 논리로 아예 사장시키며 경상도와 부산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있어 공약은 단지 선거 때 자신에게 표를 주기 위한 하나의 요소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습을 보여준다.
반값등록금 공약은 대학생들과 그들의 부모님의 표를 얻기 위한 것이었고 과학벨트는 충남권, 신공항은 경상도권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으로 전국에 걸쳐 다양한 연령대를 공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이런 대통령의 공약을 자기 마음대로 파기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다. 특히 최근 신공항 건설 약속 파기는 경상도권 뿐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소통이 없고 자신만 아는 대통령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낮은 곳을 바라보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자세를 가짐과 동시에 자신이 국민들에게 약속 했던 것들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대통령의 자질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요구되는 것으로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국가는 소위 '독재국가'라 불리며 국가 원수가 자신의 마음대로 하고 싶은 정책을 펼치는 모습이 나타난다. 독재는 자신이 처음부터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자신이 국민들과 한 약속을 하나씩 파기하면서 그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국가 원수가 약속을 계속 파기하다 보면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고 자신을 향해 비난하는 무리들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 권력을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 되면서 그 국가는 후세에 '독재국가'라 불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도 과거 '군사독재' 시절 사이클을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보면 대선 당시 했던 공약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국가에 큰 손해를 입히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파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먼저 '이런 이유 때문에 해당 공약은 실행되는 것이 어렵겠고 이 공약을 파기하고 대신 이런 국책사업을 시행하겠습니다'라는 충분한 설명과 합리적인 대안이 공약 파기 전에 제시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해당 공약을 기대하고 표를 주었던 국민들이 이해를 하고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정권은 먼저 공약을 파기하고 얼마 있다가 국민들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이를 그냥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는 식이다. 이런 행동이 한번이면 실수라 생각하고 다시 기회를 주겠지만 현 정권은 공약 파기할 때마다 이런 레퍼토리를 사용한다. 이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분명 최초 공약파기 때 이런 방식으로 국민에게 강요하듯 공약 파기를 합리화 하는 방법이 옳지 않다고 많이 말을 했는데도 불구 하고 이것이 반복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의 이런 방법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공약을 파기하는 것이 어떤 면으로 보아도 타당하다고 여기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반발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말한 허경영의 비현실적인 공약들이 왠지 더 믿음직스럽고 한번쯤 이런 공약들이 지켜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금 현실이 선거철에만 휘황찬란한 공약들을 내세우면서 상대편 후보 공약보다 좀 더 자극적이고 표심을 얻을 수 있는 공약 만들기에만 열중하는 정치인들의 세태에 질려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공약은 말 그대로 자신과 국민 사이에 한 약속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을 전부 지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지라도 최소한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 것이다. 4월 1일 남에게 거짓말을 해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오늘 만우절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신과 국민 사이 약속 파기에 대한 변명을 한다고 한다.
이 변명이 아무리 합리적이고 공약 파기에 대한 보안 방안이 훌륭하더라도 잘못된 방법으로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준 현 정권의 모습으로는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전하기는 힘들 것이다. 허경영의 허황된 공약과 곧 파기될 공약 사이에 구분이 사라진 지금 우리는 변명이 아닌 진실된 사과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진실된 공약으로 자신과 국민의 약속을 지키고자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한 대학생의 마음입니다.
2011.04.01 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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