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 ‘위험한 출근’

안전모 없이 사망 사건 발생 여러 건, 자전거 전용로 하얀 줄긋기 실효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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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숙(yysnews)등록 2011.04.20 17:06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자전거를 타고 '위험한 출근'을 했다. 자전거를 출근용으로 이용하려면 최소한 생명안전을 위해 안전모를 쓰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전혀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18일 광주시는 기후변화주간(4월18~23일)을 맞아 녹색출근길 실천운동을 벌이면서 강 시장이 몇몇 시 간부들과 함께 서구 쌍촌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시장 관사부터 시청까지 약 1.3㎞를 출근했다며 보도자료와 2장의 사진을 내놓았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자전거로 출근하는 강 시장과 고위공무원들이 아무도 안전모를 쓰지 않았다. 물론 아직 법적으로 안전모가 의무화된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 출근길이 사실상 위험도가 높은 현실에서 안전 예방은 필수적이다.

시장 관사 아파트에서 나오는 강운태 광주시장과 공무원들 강운태 광주시장이 관사를 나와 시청까지 약 1.3km를 출발하고 있다. 그러면 함께 동행한 공무원들은 시장 관사까지 무엇을 타고 욌을까? ⓒ 광주시청


20년 넘게 자전거 출퇴근 교수도 사망

광주시도 지난해 7월 '전국민 평상복 자전거 타기 대행진'을 개최하면서 청소년들에게 안전모를 제공하는 등 안전을 강조했으면서도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시장과 고위 공무원들이 안전모를 쓰지 않은 것이다.
우리에게는 '자전거 교수'로 알려진 전남대 교수가 20년 넘게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으나 지난 2009년 3월 퇴근하던 중 졸음운전을 하던 통학버스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던 이 사고는 그만큼 자전거 출퇴근이 현실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사고 직후 광주시는 자전거 이용시설을 재정비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자전거를 이용할 때 불편사항으로 교통사고가 36.2%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불법주차차량 및 물건 방치(15.9%), 보관장소 미흡 및 도난 위험(12.2%), 보도·차도와 자전거도로 미분리(11.5%), 자전거도로 노면상태 불량(11.0%) 등의 순이었다.

광주시청사가지 자전거를 타고온 광주시장과 일행들 불과 1.3km의 구간이지만 자전거 전용로 등 불편사항은 어떻게 받아들였는 지 궁금하다. ⓒ 광주시청


광주시의회 조영표 의원은 광주시가 "'생활형 자전거 이용자 인센티브제' 시행 등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을 7%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대대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정비작업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실제적인 사업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시내 도로 상황을 보면 인도 위에 자전거도로라는 명목으로 하얀 줄만 그었을 뿐 중간에 나무가 가로막고 있거나 좁은 인도 위에 자전거 도로가 있어 오히려 행인용 인도가 없을만큼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자전거도로 인도 위에 줄 긋기만

교통안전공단의 '최근 5년간 교통수단별 교통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광주의 경우 지난 2005년 52건의 자전거 교통사고가 지난해는 132건으로 2.65배 늘었다.
다른 사망사고를 보더라도 지난 1월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폐지를 줍던 A(69)씨가 택시에 치어 숨졌다. 이에 앞서 2009년 12월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 입구에서 B(43)씨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C(47)씨가 운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어 숨졌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한나라당 김소남 의원은 지난 2009년 "관련법을 정비해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하고 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9년에 제정된 '광주광역시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보면 그 어디에도 안전 수칙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때문에 강 시장이 이번 자전거 출근을 통해 얼마나 자전거 도로 문제가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 안전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 그 대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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