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의 라이벌은 누구인가

해외여행가서 뒷목을 잡힌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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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naeelum)등록 2011.04.23 16:25
이런 말이 있었다.
미국에서 잘살기로 유명한 유태인동네에 한국인이 나타났다면 그날부터 유태인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앓아눕는단다. " 이제 우리 장사 다했다" 고.
그 다음날 또 다른 한국인이 나타나면 유태인은 이불을 걷어차고 나온단다.
" 이제 우리 살았다."면서
이 예화가 뜻하는 바는 한국인은 어디가나 한국인을 라이벌로 삼는다는거다.

초등학교때부터 라이벌은 늘 같은 반 같은 학교 00이다. 세상은 넓고 상대는 비단 한국인뿐이 아님에도 늘 눈앞에 있는 00 같은 영역에 있는 00.. 뿐인가 직장에 들어가서도 라이벌은 같은 동기, 같은 회사의 직원이다.

작년 겨울, 호주로 여행을 갔었다. 시간도 없고해서 팩키지로 갔는데 여행사에게 묻기를
" 옵션비용은 어느정도인가요? 얼마를 준비하면 될까요?"
여행사는 호주는 옵션이 없다면서 가이드팁정도만 준비하면 될거라고 했다.
동남아에서 말은 선택이라고하지만 거의 강요다시피한 쇼핑투어를 당한 적이 있던 나로써는 여행사말이 얼마나 쿨하게 들렸던지 모른다.  선진국은 여행도 선진국인가보다
시작은 상큼했다.

호주에 내리니 우리가 이미 받았던 정보지와 다른 가이드가 일행을 맞이했다. 상황이 그런가보다했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픈 팩키지여행이 그러하듯 정신없이  빡빡한 일정이 진행되었다.  조금씩 뭔가 좀 불편한 것을 느낀 것은 12월 31일 제일 먼저 happy new year 를  맞이한다는 호주 신년맞이 불꽃놀이였다. 우리식으로 해석하면 한강여의도 불꽃놀이에 비슷했다. 단지 전세계에서 이것을 보기위해 온다는 1시간에 걸친 장관이라는 거, 때문에 일정에 없는것이니 가족당 적지않은 추가비용을 낼 상황이었고 그 행사로 인해 도시일부가 교통통제를 하니 가야할 곳을 미리가거나 아예 못가거나란 정보였다.
12월 31일 매년 하는 행사에 상관없이 여행 루트를 짠것,  어제 오늘 하는 여행사도 아닌데  그걸 무시했다는게 이해가 안되었다. 덕분에 3시간 넘게 달려가서도 예정되어있는 시간이 아니란 이유로 관광이 거절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우리가 요구하는게 자기네 원칙과 맞지않는다며 거절했고 여기까지왔는데 좀 해달라란 우리식의 요구는 결국
" i don't understand you, you don't understand me" 란 냉조에 가까운 답변이었다.  
물론 어디가나 예상치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것 또한 여행의 일부다. 하지만 내가 좀더 많이, 편하게 여행키위해 남에게 맡기는 것은  좀 다르지않은가? 더구나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곳에서 취소, 거절은 부아가 날수밖에 없다.
다행히 일행중에 유학생 친구가 있어서 그를 따라 불꽃놀이쇼를 아주 저렴하게 볼 수있었다. 1시간에 걸친다는 행사는 딱 10분이었는데 나름 장관이었다. 하지만  이걸  몇십만원을 주고 보았더라면 얼마나 아까웠을까 다행스럽기도 했다.

마지막 날 가장 부지런히, 오랫동안 발품을 판 곳은 어느 제약 연구소였다. 빠른 호주억양을 쓰는 외국인의 1인1상품이란  강조는 우리마음을 재촉해서 마치 홈쇼핑의 마지막 1분전과 같은 느낌이었다. 더구나 여행내내 들어왔던 호주사람들이 왜 병없이 장수하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처럼 혈관청소제,상어연골, 태반가루는 여기아니면 못살것같았다. 여러번 다른 여행지의 경험을 떠올리며 살까말까를 갈등하다가 결국 남편의 건강과 시부모님의 무릎을 생각하면서 샀다.

호주여행을 생각하면 대개는 즐거움이었다. 그 기사를 보기전까지는..
소비자시대의 4월호 기사중에는 이런 제목이 있었다. " 호주 저가여행의 ...." 그 안에는 내 가 산 제품이 그대로 있었다. 그것이 약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이라고 명명하면서.
다른 이들도 우리처럼 똑같은 제약연구소건물같은데 들어가서  세가지를 샀다고 했다. 알고보니 더 비싼 가격을 주었다란 말까지...생각해보니 한가지 찝찝한 것이 있었다.
분명 아이들도 같이 먹어도 된다란 태반가루 포장에 " keep out of children"이란 표시. 내가 그 표시를 가리키며 묻자 한국담당자가 당황하면서 "이건 아니다. 그 어린애가 아니다. 아주 갓난아기를 말한다"라고 대답했었는데 그게 말이 되나?
그 때는 사고싶은 마음이 더 강해서 이것저것 안가렸는데 결국 건강보조식품. 그걸 우리는 진짜 좋은건데 더 못사온것을 주변인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가지면서...

기사를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예화. 왜 한국사람들은 한국사람들에게만 이기려고 하는가? 먼 외국까지가서 찾아온 동포에게 진짜 좋은 여행정보가 아닌 자기들이 먹고살기위한 정보를 강요하는지...
동남아는 쇼핑센타의 지원이 없으면 그 가격에 여행상품이 나올수가 없다고 했다. 태국에서는 가이드가 몇군데나 쇼핑센타에 내려주자 일행중 한 어르신이
" 여기와서 매일 쇼핑만 하게하면 되느냐? 구경을 하게해줘야지"라며 크게 역정을 내서
가이드가 엄청 곤란해했는가하면 캄보디아에서는 상황버섯을 아무도 안샀다며 주인도 가이드도  표정이 싹 변해서 아주 불편하게 여정을 끝냈어야했다.

물론 가이드없이 우리가 그 많은 곳을 그렇게 신속하게 다닐 수 있는가? 팩키지여행의 장점은 저비용과 고효율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외국에 살면서 같은 나라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곳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고마운 사람도 있었고 그 반대로 자기 이익만 챙기면서 판에 박힌 진행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팩키지를 갈 때 해당여행사의 홈피에 들어가 친절한 가이드인지 악명높은 가이드인지를 먼저 보게된다.
팩키지여행의 제일 큰 영향력은 이런 가이드의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숙소나 음식이 좀 덜 고급스러워도 사람만치 영향력을 가졌겠는가?
같은 한국사람끼리 정말 왜그런지...정말 외국까지가서도 한국사람을 제일 못믿어야하는지...
우리는 남은 건강보조식품을 "산삼이다"란 생각으로 대하려고 한다. 속상한 마음으로 먹어서야 약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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