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J : Video Journalist VS Video Jockey
요즘 TV를 통해 VJ란 단어를 쉽게 듣게 된다. KBS 2TV의 <VJ특공대>라고 하는 인기교양 프로그램 타이틀에도 VJ가 포함되어있기도 하고 주말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수시로 VJ란 단어가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일반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VJ란 단어의 의미는 명쾌하지 않지만 대략 어떠한 영역에서 사용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을 만큼 귀에 익은 것이 됐다.
1997년까지 VJ는 비디오자키(Video Jockey)였다.
1990년대 초까지 VJ란 비디오쟈키(Video Jockey)를 지칭하는 이니셜이었다. 국내 방송에는 현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KBS 개그콘서트의 초기 모델이 된 <쇼비디오자키 : 1987년>라는 프로그램에서 타이틀로 사용되었는데 당시 최고의 팝 DJ였던 김광한씨가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의 코너로 1990년부터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변호사로 출연했던 <VJ법정>이란 타이틀로도 사용되었다. 이때 만해도 VJ는 Video Jockey의 이니셜이었다.
그리고 1995년 3월 케이블TV가 탄생하면서 음악채널을 중심으로 VJ(비디오자키) 선발대회가 이슈화되고 VJ로 선발된 진행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VJ는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써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당시 VJ로 널리 알려진 인물은 최할리, 이기상, 박소현씨 등이었고 이들은 현재까지 각종 프로그램에서 전문 진행자로 활동 하고 있다. 특히 VJ 최할리씨의 경우 수준급의 피아노, 첼로 등 음악 실력과 미모 등으로 케이블TV의 포커스메이커가 되어 많은 매체의 집중 소개되었다.
케이블TV 개국과 함께 VJ(비디오자키)가 새로운 직업으로 집중 조명을 받게 되면서 이후 PJ(프로그램자키), QJ(퀴즈자키), CJ(시네마자키), CJ(사이버자키)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면서 전문 직업군으로 소개되는 현상이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1997년 IMF 구제금융사건이후 국가적 경제침체와 맞물려 각종산업이 침체의 길을 걷게 되었고 케이블TV 방송업계에도 IMF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면서 사업자간 통폐합, 조직축소, 사업 중단 등 어려운 시절을 보내게 된다.
인천방송(ITV)과 VJ(비디오 저널리스트)
1997년 ITV 인천방송이 개국을 하면서 방송계에는 새로운 시장질서가 형성되고 동시에 제작환경이 변화하는 현상을 보였는데 그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로 VJ(비디오저널리스트)의 등장이었다. 즉 이전까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조직된 시스템의 개념이 바뀌는 것으로 <1인 제작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를 VJ(비디오저널리스트)로 불렀다. 방송장비가 디지털화되고 6mm카메라 등 소형화되면서 가능하게 된 1인 제작시스템은 이즈음 일본 Tokyo MXTV의 VJ(비디오저널리스트)에 의해 다양한 실험과 뉴스 보도 프로그램으로 완성되어 우리나라에도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이 ITV 인천방송이었고 이어 케이블TV Q채널과 SBS 서울방송 등에서 조금씩 VJ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국내 1인 제작시스템 VJ(비디오저널리스트) 1호는 김민선씨다. 그녀는 1987년부터 교통신문 기자로 활동했고 1993년부터는 교통방송 전문 리포터 등으로 활동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직접 기획, 취재, 촬영, 편집을 통해 <불황의 전력-세계에서 배운다>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1998년 4월 SBS 서울방송 '출발 모닝와이드'에서 10부작으로 방영됐고 이후 그녀는 다양한 시의성 VJ프로그램을 통해 VJ(비디오저널리스트)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민선씨가 국내 VJ(비디오저널리스트) 1호라는 타이틀을 가진 반면 1998년 당시 ITV인천방송의 교양제작팀장이었던 최병화씨는 이러한 시스템을 <리얼TV>라는 레귤러 타이틀로 정규 편성하면서 VJ제작 시스템의 완성 1호라는 나름의 타이틀을 보유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천방송은 VJ(비디오저널리스트) 혹은 1인 제작시스템을 십분 활용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인천방송은 경영상의 이유로 2004년 12월 31일 TV방송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리얼TV> <리얼스토리 실제상황><르포 시대공감><경찰24시>와 같은 VJ프로그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위기에 처했다.
비록 인천방송은 역사의 시간 속으로 사라졌지만 최병화씨의 열정으로 시도되어 일반화된 VJ(비디오저널리스트) 제작시스템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방송계 전반에 유행처럼 퍼졌다. 그리고 VJ(비디오저널리스트)라는 용어는 이전까지 비디오자키를 의미하던 것에서 점차 비디오저널리스트를 의미하는 VJ로 변화하는 현상을 보였다.
KBS VJ특공대 - VJ(비디오저널리스트)가 1인 제작시스템으로
1998년 이후 2004년 12월 인천방송이 사라질 무렵까지 VJ는 1인 제작시스템을 의미하는 동시에 <리얼TV><경찰24시><리얼스토리 실제상황><르포 시대공감>와 같은 프로그램이 편성되면서 일정부문 보도 저널리즘의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VJ는 김민선씨와 인천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저널리즘 성격보다 1인 제작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점차 확장되면서 교양 및 오락 프로그램 제작에 보조적 장치 혹은 주요 테마로 VJ시스템이 자리를 잡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 5월 방송을 시작해 2011년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는 KBS <VJ특공대>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1인 제작시스템의 VJ개념이 더욱 확고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KBS의 <VJ특공대>와 <인간극장>등의 프로그램을 탄생시킨 "리스프로" 프로덕션은 VJ(비디오저널리스트 라는 의미보다는 1인 제작시스템의 개념이 강함)와 6mm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방송하면서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 시장에 본격적인 1인 제작시스템을 안착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리스프로 프로덕션은 <인간극장>의 출연진 및 내용상 문제와 외주제작사와 KBS간의 불공정한 거래 등의 이유로 업계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격고 사라지고 말았다.
KBS 등 지상파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6mm VJ 제작시스템이 개발되고 여기에 카메라와 편집장비 등 제작 시스템이 소형화되면서 VJ는 이전의 "비디오저널리스트"가 아닌 "1인 제작시스템"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VJ : 프리랜서 영상취재요원(?)
2011년 3월 29일 주요 신문에 VJ와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문이 하나 소개됐다. 그 내용은 KBS의 뉴스제작팀에서 VJ로 근무했던 비정규직 사원에 대한 근로계약과 관련한 내용으로 판결문에서 영문 이니셜 "VJ"를 "영상취재요원"이라고 정의했다. 이 경우 VJ는 앞서 언급한 1인 제작시스템보다는 비디오저널리스트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양 오락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VJ가 아닌 "뉴스"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등 본격 보도 프로그램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 다양한 영역에서 VJ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영상 제작자들이 일반화 되면서 해당분야에 따라 차별화된 VJ의 올바른 구분 혹은 차별화된 용어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VJ로 통칭되면서 그 정확한 역할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뉴스제작자도 VJ, 연예, 오락프로그램 촬영자도 VJ, 교양 프로그램 보조촬영자도 VJ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비디오저널리스트, 1인 제작시스템, 보조촬영 카메라맨 등으로 영역에 따른 구분된 용어를 통해 그들의 특정한 역할이 부각되어야 한다.
교양오락 프로그램의 VJ : 보조카메라맨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 주말저녁의 리얼리티 교양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화면의 자막을 통해 VJ를 자주 접하게 된다. 여러 명이 동반 출연하는 형태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성격상 많은 카메라가 요구되는데 화면의 자막을 보면 카메라맨을 모두 VJ라고 표시한다. 사실 이 경우에는 VJ가 아닌 <보조카메라맨>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6mm카메라를 운용한다고 해서 모두 VJ로 호칭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VJ라 함은 비디오저널리스트 혹은 1인 제작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단순한 보조영상을 담당하는 카메라맨을 VJ로 지칭하는 것은 잘못된 호칭이다.
▲ KBS 1박2일 방송화면에 표시된 VJ 일반 시청자에게 VJ의 원래 의미인 <비디오저널리스트>가 아닌 일반 카메라맨으로써의 의미를 심어주고있는 TV프로그램에서의 VJ자막 표기 ⓒ KBS 방송화면 갈무리
오락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VJ의 역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제작현장에서 그들의 역할은 6mm카메라를 활용한 촬영이 주요업무로 "비디오저널리스트" 혹은 "1인 제작시스템"을 의미하는VJ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주말저녁 TV를 장식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VJ는 이제 <보조 카메라맨>으로 지칭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비디오저널리스트로써 활동하는 VJ들과 구분 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VJ"가 아니라 "1인 미디어"다!
앞서 알아본 것과 같이 VJ라는 용어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그 본래의 의미조차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형과 오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VJ(비디오저널리스트)는 오히려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VJ를 저널리스트가 아닌 보조 카메라맨으로 인식하는 동안 국내 비디오저널리스트들은 VJ를 버리고 "1인 미디어"라는 새로운 호칭을 만들어 오락 프로그램의 VJ와 구분하고 있다.
"1인 미디어" 즉 1인 미디어 활동가를 지칭하는 것으로 VJ의 비디오저널리스트와 그 기본 개념은 다르지 않다. 단지 인터넷을 기반 매개체로 하는 다양한 활동이 포괄되어 기존의 6mm 카메라 기반 보다는 확장된 개념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이전의 VJ가 제작한 취재물이 TV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면 오늘날 1인 미디어 활동가들의 결과물은 TV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정도가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의 대표적인 VJ(비디오저널리스트)이자 1인 미디어의 선구자는 "몽구"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김정환씨로 그는 <미디어몽구> 개인 블로그를 통해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다. 김정환씨는 그의 블로그 소개에서 자신의 VJ활동을 "기존 언론에서 비중은 있는데 단신보도 됐거나 보도 되지 않았던 내용, 사회적으로 소외 받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 등을 전하기 위해 오늘도 염통 터져라 발로 뛰며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1990년대 중반 일본과 한국에서 VJ(비디오저널리스트가) 탄생되면서 지향했던 바로 그 것 그대로다. 오락 연예 프로그램의 VJ가 아닌 진정한 VJ를 꿈꾸는 예비영상인이라면 <미디어몽구>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그의 작품을 연구하는 것도 좋은 방향성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1인 미디어의 선구자 : 미디어몽구 (http://www.mong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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