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 죽음으로 여행을 떠나다- ‘소통 人 몸수다’팀 춘천마임축제 공연

가상 죽음 체험을 통해 느끼는 삶의 소중함

검토 완료

최종완(deliberate)등록 2011.05.31 13:42

공연 중인 '소통 人 몸수다' 팀 멤버 '죽음으로의 여행'을 주제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 최종완

일교차가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임 축제 개막 6일째를 맞은 '27일' 춘천의 밤은 뜨거웠다.

오늘 마임 축제의 열기가 광란의 도가니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관객 참여의 공연들이 주로 펼쳐졌는데, 그 중에서도 '소통 人 몸수다'라는 춘천 마임 축제 공모전 참가팀의 공연이 돋보였다.

 

스포츠 아나운서 '故송지선씨', SG워너비 전 멤버 '故채동하'씨 등 연이은 유명인들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너무나도 쉽게 일어남에 따라 이들의 공연은 다시금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소통 人 몸수다' 팀의 퍼포먼스는 관객들이 직접 죽음의 세계를 체험해볼 수 있는 색다른 공연이다. 공연에서 대사는 거의 없고 곡 소리나 상여소리 등의 음향을 사용하여 죽음의 두려움을 표출한다. 여기에 현실감 있는 배우들의 독백 및 연기로 보는 이로 하여금 등골이 오싹하게 만든다.

예를 들면, "우리 딸이 내일 소풍을 가는데, 전 더 이상 김밥을 싸줄 수가 없게 됐어요. 전 이제 어떡해야 하죠? 그 아이 낙으로 지금껏 살아왔는데 전 이제 무슨 낙으로 살아가야 하죠?"하며 실감나게 망자의 모습을 나레이션하는 모습이라든가, "자신이 죽었는데도, 본인이 고인(故人)인지를 모르고, 전화기를 들고 "여보세요? 저 누군데요. 아무도 없어요? 여기 아무도 없나요? 왜 주변에 아무도 없지? 다들 어디 간거야?"하며 사무라치게 당황하는 장면 등은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인들마저 그 상황을 짐작케 해서 표정을 엄숙하게 만들었다.

일반인의 사고로 생각할 때, 도무지 이 공연의 취지를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소름끼치도록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만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기자가 공연자를 만나 직접 인터뷰를 해본 결과, 이 공연은 결국에는 '살아있는 지금의 상태에 감사하며, 이승에서의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하자'는 일종의 '채찍질같은' 교훈을 담고 있었다. '자신이 현재 살아있는 그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선물인지를 알고 살라'는 일종의 '공포의 메시지'인 것이다.

'가상 입관 체험'이라든가, '유서를 미리 써보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진정성있는 미래를 설계하도록 유도하는 여타의 프로그램'들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자신의 묘비명을 적고 있는 사람들 간접 죽음 체험을 마치고, 앞으로의 도약을 기원한 소원들을 담아 묘비명으로 새기고 있다. ⓒ 최종완

 

도대체 새벽 1시에 음산한 분위기를 내며, 사람들을 놀래키면서까지 '죽음'을 모티프로 한 공연을 벌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심층 취재해보기 위해 연출을 맡았던 '류지영' 씨를 만나보았다.

 

Q. 특이한 주제로 공연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희 극단은 연극을 통한 치료를 목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하면서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많이 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신을 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게끔 노력 중이기도 하구요.

 

Q. 공연하면서 관객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죽음체험을 통해 자기인식의 시간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을 돌아 볼 시간도 없는 요즘 이러한 죽음 체험 공연으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Q.춘천마임축제에서의 공연이 가지는 특별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우리 공연은 말보다는 몸으로 직접 체험한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하는 공연 같은 경우는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가 야외이고 공연 시간도 새벽 2시 라는 점에서 죽음에 대한 경건함을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것 입니다. 거기에 직접체험이라는 요소가 결합되어 사실적이고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요즘 잇다른 연예인 자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젊은이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주기 위해서, '죽음'을 소재로 한 공연이라든지, 자살 예방을 목적으로 한 여러 집단들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유명인들과 지식인들의 자살 사건이 증가하고 있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젊은이들이 지금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큰 기쁨이며 행복인지를 알고 살아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죽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심으로 깨닫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본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2011.05.31 13:40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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