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를 파해쳐 보자! 팍팍

불법 다단계 판매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검토 완료

김민석(ideaed)등록 2011.06.28 10:26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청년실업에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학생들은 가까운 친구나 학교 선후배로부터 단기간에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다단계를 접하게 되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특히 대학 신입생의 경우 익숙하지 않은 학교생활을 익히기 위해 친구나 선배의 말을 쉽게 믿는다. 그리고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수익 보장 아르바이트', '병역특례 취업', '정식 직원 보장' 등의 감언이설에 속아 다단계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사례를 통해 다단계업체가 대학생을 끌어들이는 수법을 살펴보자.

[사례1] 대학교 2학년생 박아무개군은 학교를 졸업한 선배 A로부터 오랜만에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선배 A는 좋은 아르바이트를 특별히 소개해주겠다며 다단계업체로 데리고 갔다. 업체 내부에는 축하 현수막들이 걸려 있고,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테이블에 앉아 업체 관계자로부터 무엇인가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박군은 업체 관계자에 이끌려 빈 테이블로 안내받은 후 신문, 서적, 통장사본 등을 동원한 장시간의 네트워크마케팅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다. 교육이 끝난 후 선배 A와 함께 술을 마시고 찜질방에서 밤을 보낸 후 다음 날 아침부터 다시 교육을 받았다. 옆 테이블에서는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6개월 안에 월 800만 원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혹하여 결국 판매원으로 가입하고 만 박군은 빠른 승급을 위하여 학자금 대출까지 하였다. 몇 주 뒤 박군은 다단계업체에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환불을 요구하였지만, 업체 측은 계약조건상의 환불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거부하였고, 구제방법을 모르는 박군은 혼자서 속앓이를 해야 했다. 어이없게 큰 빚을 지게 된 박군은 노력 없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간 자신을 한탄했다.

[사례2] 지방대 신입생 이아무개양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B로부터 연락을 받고 서울에 놀러왔다가 네트워크마케팅 교육을 받았다. 이양은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박차고 나오려 했지만, 친구의 설득과 업체 사람들의 집요함에 하루 종일 교육을 받고, 결국 숙박까지 하게 되었다.

친구의 말은 이랬다. "네트워크마케팅은 다단계랑 달라서 합법적이고, 불법적 다단계의 피해사례 때문에 다들 인식이 나쁠 뿐이지 알고 보면 돈을 쉽게 버는 기회다. 그리고 중소기업과 직거래를 통해 유통과정을 생략해서,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네가 두 명만 데리고 오면 금방 직급이 올라서 몇 백만 원 버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음 날 아침 이 양은 고향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인상이 험악한 사업자가 막아 어쩔 수 없이 다시 교육을 받고 판매원으로 가입하였으며, 업체가 판매하는 물건을 구입하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나마 위에서 소개한 사례는 빠르게 깨닫고 빠져나올 수 있었기에 최악의 상황은 면한 다행스런 경우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단계 사업자의 반복되는 교육과 설득에 세뇌당하여 다단계를 통하여 많은 돈을 벌어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버리게 되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만다.

한순간의 실수로 가족, 애인, 친구를 잃고, 대출 빚까지 안게 되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에게 있어 다단계 피해는 금전적 피해뿐 만아니라 경제적 가치관을 왜곡시켜 '돈'만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만들 수 있기에 그 문제가 심각하다.

다단계는 '모자란' 사람들만 빠지는 거다? "No!"

다단계에 빠져드는 사람은 모자란 사람이라서 그런 것일까? 정답은 "아니오"다. 그렇다면 알면서도 왜 당하는 것일까? 그것은 무려 반세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설득하는 체계적 매뉴얼과 사람의 심리를 분석한 방대한 데이터에 있다. 여러 가지 설득 기법을 사용하는 그들의 목표는 대상자가 가지는 불분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여 자신들을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단계업체의 대표적 거짓말들을 조목조목 따져보자.

[거짓말1] 공제조합에 가입된 합법적인 네트워크마케팅 회사는 믿을 수 있다?

"공제조합에 가입된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는 믿을 수 있으며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다단계 사업자들의 주장을 접하면, 도대체 공제조합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어떠한 기준에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 올린 답변 글을 보자.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여 모든 사업 내용이 합법적이고 정당한 회사라고 볼 수는 없으나, 공제조합 가입이 회사의 필수적인 등록요건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미가입 회사는 곧 불법적인 회사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회사의 경우는 소비자 피해를 공제조합에서 구제하고 있으므로 소비자 피해는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으나, 공제조합 가입이 마치 모든 불법적인 영업행위에 대한 구제조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측의 허위 과장된 광고 내용이 있는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공제조합에 가입된 회사는 법이 정하는 최소한의 기준에 의거하여 일정한 조건에 의해 반품을 보장해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것이 업체의 영업범위에 대한 당위성이나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다단계업체에서 유독 피해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다는 말에 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거짓말2] 네트워크마케팅은 미국, 일본 등에서는 보편화 된 유통방식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미국 네트워크마케팅 시장의 전체 매출액 규모는 299억 달러(한화 약 30조 원)로서 미국 유통시장의 약 0.85%를 차지한다. 그에 비해 월마트와 타깃, 시어스 홀딩스, 콜스, J.C 페니 등 미국의 5대 할인점의 매출은 미국 소비시장의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직접판매세계연맹'이 발표한 2005년 전 세계 네트워크마케팅 시장의 매출액이 1035억 달러(한화 약 103조5천억 원)로, 2005년 전 세계 매출액 2879억8900만 달러(한화 약 300조 원)를 차지한 '월마트'라는 단일 유통업체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 규모임을 알아낼 수 있다.

부족한 데이터나마 이러한 단순 비교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월마트보다 더 먼저 시작된 네트워크마케팅이 할인점의 유통방식에 시장을 내주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세계유통을 선도하는 시장도 아니며, 미국 전체유통 시장의 0.85%를 차지하는 하나의 틈새시장에 불과할 뿐이는 것이다.

국내 역시 2005년 네트워크마케팅 시장의 전체 매출 규모는 약 9조3천억 원이고, 같은 해 전국 재래시장의 매출액은 32조7천억 원(<부산일보> 2007년 자료)이다. 1991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1995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다단계판매가 완전히 허용된 지 13년이 되어가도록 네트워크마케팅 시장은 재래시장의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나의 틈새시장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지난 8년간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의 매출규모 추이 ⓒ 김민석


[거짓말3] 대학에도 네트워크마케팅 학과가 있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자들은 경희대, 건국대, 중앙대 등에 네트워크마케팅 정규학과가 개설되어 대학에서도 네트워크마케팅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위사실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앙대, 경희대, 성균관대, 부산대, 건국대, 동아대 등에서 네트워크마케팅 '과정'이 개설된 적은 있었으나, 정규학과가 아닌 단기적인 수익강좌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현재는 모두 폐강 상태에 이르렀다.

이는 돈만 있으면 비정규강좌를 개설할 수 있는 것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학 중에 마지막까지 네트워크마케팅 과정을 유지해 온 중앙대마저 폐강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폐강을 검토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네트워크마케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라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즉 2007년 이후 대학의 네트워크마케팅 수익강좌는 사실상 모두 폐강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짓말4] 빌 게이츠도 컴퓨터 사업을 안 했으면 네트워크마케팅을 했을 거라고 말했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자들 사이에서 일명 '빌 게이츠 CNN 발언'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이야기로, 빌 게이츠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컴퓨터 사업을 안 했으면 네트워크마케팅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터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느 기자에 의하여 이루어졌는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빌 게이츠 발언은 1998년 <한국경제>와 2002년 <매일경제>에 단 두 차례 기사화됐는데, 정확한 확인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많은 사업자들은 빌 게이츠 발언의 근거자료로서 이 두 기사를 인용하고 있다. 기사는 다음과 같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는 어느 자리에선가 '내가 컴퓨터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을 했을 것이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네트워크마케팅은 유통전문가들 사이에서 '21세기 최후의 승자'로 불릴 만큼 미래형 무점포유통 시스템이다. - 1998년 10월 13일자 <한국경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사석에서 '컴퓨터 산업으로 돈을 벌지 못했으면 아마 다단계로 돈을 벌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외국에서의 다단계 판매는 다른 사람을 판매원으로 끌어들여 판매량만큼 금전적 인센티브를 보상하는 신 유통기법으로 분류되고 있다. - 2002년 5월 16일자 <매일경제>

이와 관련하여 2006년 <시사저널> 868호에는 다음과 같은 반대 기사가 실렸다. 이를 보면 진실은 무엇인지 판가름 난다.

다단계 회사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치고 빌 게이츠가 했다는 유명한 연설문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다. '내가 만일 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차리지 않았다면 네트워크마케팅을 했을 것이다' 따위 이른바 '빌 게이츠 어록'은 여러 가지 버전으로 바뀌어서 다단계 강사들 입에 오르내린다. '네트워크 판매 방식이 앞으로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라는 변용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빌 게이츠 어록은 전혀 근거가 없다. 정작 빌 게이츠가 언제 어떤 장소에서 저런 말을 했는지를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빌 게이츠 어록은 미국 다단계 업자들도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즐겨 쓰는 미끼다. 미국의 안티 다단계 사이트가 '다단계 10대 거짓말'중의 하나로 빌 게이츠 어록을 꼽을 정도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시적으로 어록을 부인했으며, '한국암웨이'도 최근 공고문에서 '빌 게이츠 어록은 확인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 2006년 6월 8일자(868호) <시사저널>

[거짓말5] 네트워크마케팅은 다단계판매 그리고 '피라미드'와는 다르다?

홍석표 저 <네트워크마케팅은 다단계판매와 무엇이 다른가>(솔로몬북, 2002)에서는 다단계판매와 '피라미드', 그리고 네트워크마케팅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네트워크마케팅은 다단계판매와 무엇이 다른가> 피라미드, 다단계판매, 네트워크마케팅 비교 ⓒ 김민석


이와 같은 구분에 있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이들 모두 경제주체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시킬 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며, 이들은 모두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런데 각 경제주체 간 시장관계를 결여시킨 채 다단계와 네트워크마케팅 그리고 피라미드로 구분하여 규정짓는 것은 어느 한쪽은 나쁜 것, 해서는 안 되는 것, 또 다른 쪽은 좋은 것, 해도 문제가 없는 것 따위의 규범적 범위의 잣대를 들이대는 행위에 불과하며, 그로 인하여 시장의 기본원리를 망각하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단계판매의 관리감독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답변을 보자.
    
네트워크식 판매 및 피라미드식 판매는 법률상 용어는 아니지만, 통상 네트워크식 판매는 방문판매법 제2조 제5호에 정의한 다단계판매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피라미드식 판매는 불법 다단계를 말합니다. (관계 법조 :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항)

공정거래위원회의 답변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시장을 규정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법률 총칙에 의거하여 위의 3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다단계판매'로만 규정하고 있다. 즉, 네트워크마케팅의 구분에 관한 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고로 네트워크마케팅과 다단계판매는 실정법의 준수여부에 따라 합법적인 네트워크마케팅이라 극찬받던 기업이 갑작스럽게 불법다단계, 피라미드로 언론에 보도될 수도 있는 것이다.

[거짓말6] 네트워크마케팅 이론은 하버드대 논문을 통해서 나왔다?

첫째, 네트워크마케팅의 이론은 1927년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대학원생이 논문으로 제출한 것을 그 지도교수였던 '던킨 교수'가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하여 학계에 발표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둘째, 네트워크마케팅의 이론은 1932년 '조세프 와프터' 박사에 의하여 창시되었다. 셋째, 네트워크마케팅의 시초는 방문판매 회사였던 '뉴트리라이트'사(영양보급 식품 제조회사)가 판매량에 따라 커미션을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부터이다.

네트워크마케팅의 시초에 대한 주장은 크게 위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주장에 대해서 확인해보자면, 네트워크마케팅에 대한 국내 자료 및 도서, 외국의 번안서적 등 그 어디에서도 네트워크마케팅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생의 논문을 통해 탄생했다는 근거자료를 내세운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논문을 제출했다는 대학원생의 실존 여부도 확실치 않거니와 네트워크마케팅의 시초가 되었다던 논문 역시도 그 원문이 공개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두 번째 주장은 국제금융연구원의 김한수 원장이 자신의 칼럼을 통해 주장한 이후 업계에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하나의 정설로 치부되어왔다. 그러나 '조세프 와프터'는 해조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영양식품을 판매하던 샌프란시스코의 방문판매 회사 '와프터 코퍼레이션'의 설립자로서 판매원들에 대한 커미션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이지 엄밀히 말해 보상플랜을 지닌 최초의 네트워크마케팅 회사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마지막 세번째 주장은  더크 존슨 저 『미국 다단계 회사 완벽 가이드』라는 미국의 번역 도서를 비롯하여 '뉴 트리 라이트'사의 책자 등, 수많은 자료들이 근거로서 작용되어 사실상 가장 설득력이 높고 정설로 받아 들여도 무리가 없는 주장이라 볼 수 있다.
    
1934년 미국 건강식품 방문판매 회사인 '뉴 트리 라이트'사의 창업자 '칼 렌보그' 회장이 판매원의 매출에 대한 커미션뿐만이 아니라 판매원이 모집한 또 다른 판매원의 매출에서도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을 최초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뉴 트리 라이트'사의 금전적 커미션 지급방식을 통해 판매원으로 활동하던 미시간 주 출신의 '리치 디보스'와 '제이 밴 앤델' 은 뉴트리 라이트의 내부불화를 기회로 1959년 '제이 밴 앤델'의 작은 지하창고에서 암웨이를 설립하게 된다. 암웨이 보다 조금 더 먼저 1956년 설립된 '샤클리 코퍼레이션'은 당시 화장품을 판매하던 방문판매 회사였고 실질적인 보상플랜을 갖춘 최초의 네트워크마케팅 회사는 '암웨이 코퍼레이션'이라 볼 수 있다.

'엘빈토플러'의 프로슈머는 네트워크마케팅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하던데요?
    
몇몇의 대학교수들, 특히 경제학 박사 '엄'모 교수는 네트워크마케팅을 가리켜 돈을 쓰면서 돈을 버는 프로슈머 마케팅이라는 작위적인 정의를 가했는데 이후 업계에서는 네트워크마케팅과 프로슈머가 하나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이 되며 정설처럼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 관련 교수와 학자, 전공자들 가운데 네트워크 마케팅을 프로슈머와 동일시하는 주장을 피력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프로슈머(prosumer)란, 미래학자 '앨빈토플러'가 자신의 저서 '제 3의 물결 (1980)'에서 처음 선보인 용어로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서 소비자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기업의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내용과 구성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지난날 생산자가 생산하는 물건을 소비하는 수동적인 위치의 소비자들이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의견을 제시하고, 생산자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 즉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기업의 생산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프로슈머라 칭하는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 업계에서는 제품을 판매, 소비하면서 구매량에 따른 단위 구간 당 누적 포인트의 환산이 수당으로 주어지는 네트워크 마케팅의 사업자들을 가리켜 '소비하면서 돈을 버는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프로슈머'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 작위적으로 규정한 정의에 불과하다. 구매행위를 통해 수익이 있다한들 소비는 결코 생산이 될 수 없으며, 소비는 어디까지나 소비라는 개념에서 끝이 날 따름이다. 업체에서 주장하는 것은 재화의 구매를 위해서 화폐를 지출하는 '소비지출'이지 결코 소비가 아닌 것이며, '소비가 돈을 번다.'가 아니라 '소비지출을 통해 커미션을 지급받는다.'라고 해야 정확한 주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구매실적에 대한 네트워크마케팅의 수당 지급구조는 '프로슈머'가 아니라 판매활동을 고취시키기 위한 '리베이트'라 칭하는 것이 더 합당한 표현이다. 무엇보다도 '앨빈토플러'는 프로슈머라는 용어를 등장시킨 『제3의 물결』과 『부의미래』 그 어느 저서에서도 다단계 네트워크 마케팅에 관한 언구를 단 한 줄도 한 적이 없으며, 그 어떤 인터뷰에서도 네트워크 마케팅에 관련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다단계에 혹하지 않으려면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평균 3번 다단계를 접한다고 하니 지금까지 한 번도 다단계판매를 접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자신의 인간관계를 의심해봐야 하는 지경이다. 주위에서 흔히 다단계에 빠져 인간관계가 망가지고, 시간을 허비하고, 금전적인 피해를 본 사람을 보는데도 다단계에 빠져드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면 다단계업체가 펼치는 고도의 심리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단계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약점을 파고드는데 인간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욕망으로 이루어진 일확천금의 환상'을 잘 이용하고 있다.      

앞서 다단계업체의 대표적인 거짓말들을 소개하였지만 당신에게 막상 다단계 업체에 들어가는 상황이 오면 의외로 만만치 않을지 모른다. 전문적인 마케팅 자료들, 세밀히 다듬어지고 연구된 대본, 당신의 욕망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제안, 당신의 까다로운 질문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 당신의 반감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법 등으로 무장한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사업자 멘트를 당해내기 위해서는 당신은 다단계에 대해 공부를 하여 반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경계심을 풀기 위해 긍정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는데 의심이 드는 질문이 시작되면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만들어진 권위에 눌러서 마지못해 대답하는 상황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귀는 열어두되 머리는 항상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멍하게 있다간 한 순간 훅 갈지도 모른다.
둘째, 상세하고 문서화된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 그럴듯해 보이는 자료와 함께 자신의 것이라며 거액이 달마다 들어오는 통장을 보여주더라도 혹하지 말고 까다롭게 굴어야 한다. 그리고 석연치 않은 부분을 지적하고 질문하며 곰곰이 더 생각해야 한다.
셋째, 비록 이렇게 앉아서 듣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정보를 더 찾아보고 전문가나 소비자보호기관 혹은 가족에게 문의한 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누가 머라고 하던지 지금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전혀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반박하고 거절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추적 60분 다단계 편 강제로 강금하는 업체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김민석


마지막으로 그들의 마지막 카드인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고 이 기회를 놓치는 바보'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에 혹해서도 안 된다. 사람들은 '마지막 기회'라는 말에 상당히 약한 편인데 감정을 추스르고 냉철한 이성으로 생각해야 한다. 돈을 쉽게 버는 지름길이 있다면 왜 그들이 굳이 말을 잘 듣지 않는 당신을 설득시키느라고 시간을 낭비하겠는가? 그리고 왜 광고해서 사업을 키우지 않겠는가?

자신의 안전은 지켰고 주위를 둘러봤을 때 소중한 친구나 지인이 다단계에 빠져있다면 늦기 전에 빼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당신의 언변과 강단이 훌륭하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인 친구의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돈이 나올 구멍을 막아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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