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계양산 나들이

애벌레도 빛을 내는 신비한 생물, 반딧불이

검토 완료

방제식(haswamp)등록 2011.07.08 09:53
밤 10시.
계양역에서 모니터링을 함께하고 있는 마르타님을 만나서 목상동으로 갔습니다.
주차하고 군부대 뒤편으로 수다를 떨며 서구 검암동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11시에 만나서 진행을 하다가 다른 시간대에는 얼마나 있을까 궁금해서 모니터 시간을 좀 앞당겼습니다.

그동안의 모니터링에서는 파파리 반딧불이가 11:30 전후로 가장 많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좀 앞당겨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내내 눈에 불을 켜고 살펴보았는데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것은 별빛이요,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뿐인겁니다.

멀~~리 넓은 공터까지 갔다가 거기서 한참을 살펴보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올라오는데...
중간쯤되는 지역 나무 숲에서 반짝합니다.

"야호~~ 한 마리.."
그리고 두어발을 더 내디었을까?
또 나뭇잎 사이에서 반짝합니다.
"야호~~ 두마리.."

그냥 아무생각없이 주변을 살피다가 문득 이게 어떤 반딧불이일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나뭇잎 사이를 손정등으로 비춰보니...
함부로 손을 집어넣지 않길 잘했습니다.
찔레나무가 가시를 세운 채 있었고, 주변은 환삼덩굴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냥 불빛 있는 곳으로 손을 넣었다면...
생각만해도 휴...~~ ^^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찾아봐도 반딧불이가 안 보이는 것입니다.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춰보다가 포기할까하는데...
나무줄기와 비슷한 것이 꿈틀하는 것이 보입니다.
"찾았습니다. 이거 애벌레인데요.. ^^"
곧바로 말을 이어 갑니다.

"음... 길이는 한 3cm 가량 되구요... 생긴건 꼭 늦반딧불이 애벌레같이 생겼는데요.."

옆에서 가만히 듣고 계시던 마르타님이 고개를 내밀고 애벌레를 함께 확인합니다.
"그런데  카메라를 안 가지고 와서 어떻하지요?"
"핸드폰으로 찍을까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분명 눈 앞에 있는 반딧불이 애벌레인데 카메라에는 안 잡히는 것입니다.

"선생님, 제 눈이 이상한가봐요. 여기 앞에 있는데 카메라에는 안 잡히네요?"

한 20여분을 씨름한 끝에 겨우 카메라 안에 파파리애벌레가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힘차게 눌렀습니다.

나뭇가지 위에 있는 반딧불이 반딧불이는 애벌레 시기에만 먹이활동을 합니다. 달팽이가 주식인데, 다슬기로 잘못 알려져 있지요. 다슬기를 먹기 위해서 나무가지 위에 올라오는 애벌레는 없을 터이니 이것으로도 반딧불이 주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 방제식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애벌레 사진이 찍혔습니다.

파파리 반딧불이는 성체 길이가 1cm-1.2cm 정도되는 작은 곤충이라서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전문가에게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늦반딧불이 애벌레라고 생각하기에는 7월초는 너무 빠른 시기라 아무래도 파파리 같은데 크기나 생김해가 늦반딧불이하고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온 답신은 " 파파리 반딧불이가 맞는 것 같습니다"

늦반딧불이는 8월말부터 왕성하게 활동하지만 애벌레기간이 3달정도 지내기때문에 지금 애벌레가 활동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발광판 관찰통에 집어 넣으니 정신없이 움직입니다. 거꾸로 들어보니 발광판을 마치 빨판처럼 사용하면서 붙어 있습니다. ⓒ 방제식


애벌레는 발광판을 마치 빨판처럼 활용하면서 움직였습니다.

모니터링 일지를 구비하고 가지 못해서 문자로 전송합니다.

밤 10:35. 목상동 숲 속 파파리 반딧불이 애벌레 목격.

길이 3cm 내외

불빛 성체보다는 밝지 않음.

첫 발견시간이 10:35 인 것을 감안하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은 좀 더 늦은 시간으로 생각됨.

그리고 신나게 이 자리를 함께 못한 모니터요원들에게 사진을 전송합니다.

"이게 파파리반딧불이애벌레입니다." 자랑을 곁들여서..

반딧불이애벌레 길이 3cm 정도의 크기로 보아 종령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곧 번데기가 되었다가 성체가 되겠지요. ⓒ 방제식


올 해 반딧불이 토론회나 설명회와 같은 자리에 자료를 준비하면서 어느 곳에서도 파파리 반딧불이 애벌레 사진을 구하지 못해서 애를 먹었는데, 5월부터 시작한 모니터링에서 벌써 애벌레를 두번째 확인합니다.

내년부터는 파파리 애벌레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파리애벌레를 카메라에 담은 것에 만족해하며 슬슬 걸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모니터링은 다시 11시에 하기로 했습니다.

파파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은 아무래도 11시전후인 것 같다고 확인을 하며. 개체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덧붙이는 글 반딧불이축제는 8월 27일 개막합니다. 블로그에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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