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키스탄 발로치스탄 주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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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민주연대(khis21)등록 2011.07.15 17:17
파키스탄의 발로치스탄(Balochistan) 주에서는 독립주의자들과 파키스탄 정부 사이에 내전이 계속 중이다. 1947년 인도에서 분리되어 파키스탄이 탄생함에 따라 전 세계는 인도 대륙에서의 갈등이 종식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48년 파키스탄에서 최초의 발로치 인들의 저항이 시작된 이래 4번의 내란이 더 일어났으며, 가장 최근에 발생한 내란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아래, 양측은 아주 잔혹한 행동을 보여 왔다. 발로치 독립주의자들은 발로치 인들이 아닌 사람들을 목표로 삼아 돌아가며 살해하였고, 파키스탄 정부는 5천명 이상의 발로치 인들의 강제실종으로 인해 맹비난을 받았다.

2011년 5월 초 다섯 군데에 총알자국이 박힌 네 구의 사체가 발로치스탄 주의 쿠에타(Quetta)와 파뉘거(Panujgur)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시체들 중에는 '발로치 학생연맹(the Baloch Students Organization)' 부회장 출신인 아비드 발로치 박사(Dr. Abid Shah Baloch)도 있었다. 이들 네 명 중 세 명은 시체로 발견되기 9개월 전에 경계지역 수비대(Frontier Corps: 연방정부 차원에서 통제되는 준군사 부대)에 끌려간 후 실종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 발로치스탄 주에서 발생하는 강제실종들은 무작위로 일어나지 않는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 지역에서 높은 정치적 명성을 가진 이들이나 언론인, 사회 활동가, 교사 그리고 인권운동가들을 강제실종의 목표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군부는 발로치스탄 주에서 발생한 강제실종 사건들 중 몇 개에 대해서만 책임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강제실종 사건의 대다수의 가해자들은 파키스탄 정부와 연관이 있다. 파키스탄 군정보국(ISI)이나 내부 정보 기밀 부서, 경계지역 수비대 등이 모두 사법외적 살인의 배후에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강제실종 사건에 대한 자신들의 개입을 인정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파키스탄 연방정부는 발로치스탄 주를 통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천연자원이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데, 이곳에서 파키스탄 국토의 삼분의 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로치스탄은 파키스탄 지역들 중 네팔과 비슷한 정도로 가장 낮은 인권지표수를 보여주고 있다. 둘째, 발로치 인들의 내란이 만성적인 문제라는 정부의 인식이 문제이다. 이번 내란은 지난 60년 동안 다섯 번째로 발생한 것으로 파키스탄 정부는 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강압작전을 쓰려 하고 있다. 셋째로는 이 지역에 대한 탈레반의 연루사실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카이바 팍툰콰(Khyber Pakhtunkhwa) 주에서 탈레반과 현재 전투중이다. 따라서 정부는 까딱 잘못하면 탈레반의 근거지인 북서쪽 지역과 탈레반이 지원하는 발로치 독립주의자들이 있는 남서쪽 두 곳에서 동시에 내전 전선을 감당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을 강제실종 시키는 방법을 통해 발로치 독립운동을 무너뜨림으로써, 파키스탄 연방정부는 두 곳에서의 직접적인 무력 대치양상을 피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발로치스탄 주가 파키스탄 정부의 우선 고려사항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파키스탄 정부는 서쪽 지역에서는 탈레반에 대해 높아지는 지지에 더해 계속 몰려들어오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현재 약 2~3백만 수준)에 대한 처리, 북쪽에서는 인도와 카슈미르 사이에 둔 인도와의 분쟁, 동쪽으로는 핵무장한 적대적인 인도와의 대치를 처리하는 데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발로치스탄에서의 이번 분쟁은 수많은 저명한 발로치인들에 대한 강제실종 뿐 아니라, 종전과는 달리 이란에서 거주하는 발로치 인들과의 상호협력을 위해 일했던 발로치 인들도 강제실종의 타겟이 됨으로써 사태가 악화되어 가고 있다. 만약 이란에서 폭동이 가속화되면, 국제사회는 발로치스탄이 강제실종자들에 대한 정의구현을 부르짖을 때 자신들이 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는지 후회해도 그 때는 소용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인권옹호자 시디케 에이도의 죽음

발로치스탄 주에 사는 언론인이자 민간단체인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의 활동가인 시디케 에이도(Siddique Eido)가 강제실종 된 후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4월 28일 그의 시신은 발로치스탄 주 오마라(Ormara) 지역에서 학생운동조직의 회원인 요사프 나자르(Yousef Nazar)의 시신과 함께 발견되었다. 두 사람의 사체 모두에 고문의 흔적과 함께 머리에 총을 맞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에이도와 나자르는 2010년 12월 21일 정부 보안군 복장을 한 이들에 의해 납치된 후 계속 실종상태였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납치범들이 납치에 이용한 차량들은 정부보안군 차량과 유사한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실종되었을 당시, 4명의 경찰관이 에이도와 나자르와 동행하고 있었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는 대법원에 에이도의 실종에 관한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이나 정부는 납치범들을 찾아내 기소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에이도가 언론인으로서 강제실종 사건 및 다른 인권침해 사건들을 공론화하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살해당했다고 믿고 있다. 에이도의 죽음 이전에도 2011년 3월1일에는 쿠즈다르(Khuzdar) 지역에서 파키스탄인권위원회 활동가인 나임 사비르(Naeem Sabir)가 총을 맞고 살해당하는 일이 있어났다. 이들 사건들은 파키스탄 특히 발로치스탄 주에서 인권옹호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얼마만큼 커다란 위협에 직면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발로치스탄 주의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강제실종과 사법외적 살인에 파키스탄 정부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파키스탄 인들에 대한 국가폭력이라는 더 커다란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발로치 인들을 포함해 국민들에게 충분한 치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매우 드물게 법의 심판대에 힘겹게 세워진 인권침해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불처벌의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및 고문반대협약(CAT)의 비준국으로서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고 고문을 근절할 책임이 있다.

이 글은 국제민주연대에서 발행하는 '아시아인권뉴스레터' 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국제민주연대 '아시아인권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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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기사들 원출처: http://www.crisisbalochistan.com/
http://www.thebalochhal.com/2011/05/page/3
http://www.forum-asia.org/index.php?option=com_content&task=view&id=2717&Itemid=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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