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키친 (Soul Kitchen, 2009)
감독: 파티 아킨 독일
출연: 애덤 보스도코스, 비롤 위넬, 안나 베데르케 등
○소울키친, 독일의 블랙코미디를 보다.
독일영화, 항상 바더 마인 호프같은 시대의 문제를 반영하거나 철학적인 주제를 다룬 어두운 영화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소울 키친은 이러한 나의 편견을 흔들었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과장되게 표현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과장된 상황에서 관객을 웃게하는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그저 웃음만을 추구하는 영화도 아니다. 그러한 웃음 속에 사회의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전해준다. 이러한 애환속에서 우리는 동감하고 웃을 수 있다.
영화에서는 지노스가 평생을 바친 음식점 소울키친을 둘러 싼 이야기이다. 그는 가난하다. 그리고 가난함과 더불어서 허리까지 다쳤다. 하지만 가난하기에 치료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그는 사랑하는 연인의 외도를 보게 되었다. 또 옛 친구는 그의 소울키친을 빼앗으려 한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친구에 맞서서 소울키친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소울키친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의 초반에서 허리를 다친다. 그는 의료보험이 없어서 치료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그의 허리는 더욱더 아파진다. 나중에는 거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그의 주변 상황이 안 좋아지면 안 좋아질수록 그의 허리 또한 더더욱 아파진다. 그의 심리적, 물질적 상황과 그의 허리는 일치한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소울키친을 다시 세우고 많은 돈을 번다. 하지만 곧 그의 친구의 계략에 말려들어 소울키친을 빼앗기고 만다. 그의 친구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업자이지만, 그는 욕심에 눈이 멀어서 소울키친을 빼앗는다.
영화를 보면서 이 부분은 특히 씁쓸했다. 사회의 하위 계층에 속하는 지노스, 그의 삶이 담긴 소울키친을 그의 친구인 부동산업자는 그저 자본주의적 시선으로 단지 '돈이 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빼앗은 것이다. 지노스는 소울키친만은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소울키친을 다시 되찾는다. 이 사이에 그는 새로운 사랑을 찾고, 전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소울키친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의 허리 또한 기적적으로 낫는다. 결국 행복하게 결말을 맺는다.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인기 없는 소울키친을 운영하는 지노스와 그 곳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 루치아,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일리아스 등 이렇게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줄거리만을 본다면 어두운 주제일 수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동작을 하나하나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관객들은 어둡지 않고 재미있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극장에서는 웃음소리만 가득했다. 물론 순수한 웃음만은 아니다 이들의 암담한 상황에서 오는 쓴 웃음들이다. 이렇게 웃고 나면 극장을 나오면서 나는 그들의 삶을 다시 되집어 보면서 희망을 느꼈다. 모든 관객들 역시 그랬을 것이다. 저들의 어두운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위안을 받을 것이고, 그들은 암담한 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게 행복한 삶을 맞이한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관객들 역시 힘든 삶속에서 이것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생길 것이다.
나에게 소울키친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영화를 보고 그것을 느끼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한국영화, 일본영화, 할리우드 영화를 보았지만 소울키친처럼 의미 있는 코미디를 처음 보았다. 특히 요즘 극장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은 그저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거나 보고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소울키친은 정말 독일적인 블랙코미디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적인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그들의 극적으로 표현된 해학적인 행동들을 보면서 웃을 수도 있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코미디가 아닐까.
2011.07.28 1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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