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열정을 향한 부르짖음

(고전다시읽기)<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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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hjjh21)등록 2011.07.29 13:4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서간체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편지에 써서 보낸다. 베르테르는 발하임에서 그녀가 열렬하게 사랑하게 되는 로테를 만나게 된다. 베르테르는 본래 인간의 본성을 믿으며 자연을 사랑하는 인물로 나온다. 그는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이성적인 것을 거부한다.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그는 로테를 처음 본 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로테는 알베르트라는 남자와 이미 약혼을 한 사이다. 만난 순간 그들은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다.

베르테르와 로테는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산책을 하면서 지낸다. 그러는 사이 베르테르의 로테를 향한 사랑은 커져만 간다. 하지만 그녀의 약혼자인 알베르트가 등장하면서 베르테르의 사랑의 감정은 좌절로 바뀌어 간다.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의 성향은 극명이 대비되는데, 알베르트는 베르테르와는 달리 이성적 인간으로 그려진다. 알베르트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은 복종해야하며 모든 상황에 대한 이성적 판단을 중시한다. 그러나 베르테르는 이러한 이성적 판단을 거부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며 이성적인 양자택일을 비판한다. 알베르트의 이러한 성향은 로테를 피해서 궁정에서 생활을 할 때도 드러난다. 그는 귀족들의 명예와 허례허식에 가득찬 삶을 경멸한다. 그래서 그는 궁정에서의 삶을 얼마 견디지 못하고 다시 발하임으로 돌아온다. 또한 이러한 성향이 그가 로테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데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알베르트는 베르테르과 같은 열정적인 성격의 사랑이 아니라 이성적인 신뢰관계를 중시한다.

베르테르의 로테를 향한 감정과 그의 내적인 감정은 계절과 자연 그리고 문학을 통해서 드러난다. 봄에 그는 로테를 만나서 사랑이 싹트는 감정을 느끼고, 여름의 푸르른 자연과 더불어 사랑을 싹틔운다. 그러나 가을에 들어서서 그는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지각하고 좌절해간다. 그리고 겨울에는 절망과 더불어 죽음을 결심한다. 그리고 로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만연할 때는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만끽하면 모든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자연에 대하여 감탄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그에게 좌절이 엄습함에 따라서 자연에서 더 이상 어떠한 아름다움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베르테르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것이 문학이다. '호메로스'와 '오시안'이 바로 그의 감정을 대변해 준다. '호메로스'는 그의 감정이 사랑으로 충만했을 때 등장한다. 그에게 '호메로스'는 평화로운 자연의 세계이고 생명이 숨 쉬는 공간이다. 그러나 '오시안'의 세계는 좌절과 절망의 세계이다. '오시안'에서 등장하는 영웅들의 죽음과 그들의 비극은 곧 그와 로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이 투영되는 공간이다. '오시안이 내 마음속에서 호메로스를 밀어내고 말았다'라는 구절은 그가 평화로운 세계에서 어둠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빠져들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시안'의 세계에 빠져든 베르테르는 점점 로테와의 거리를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넘치는 사랑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책 속에서 두 번의 키스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로테는 그와의 거리를 둔다. 특히 두 번째의 키스 후에 그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살이라는 결정을 확고히 하게 이른다. 오직 죽음만이 그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길이다.

알베르트가 당신 남편이라는 것이 뭐 어떻단 말입니까? 남편이라! 그건 이 세상에서일 따름이겠지요. 그리고 이 세상에서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남편의 팔 안에서 내 품안으로 채 가려는 것이 죄가 되겠지요? 죄입니까? 좋습니다, 내가 스스로 벌을 내리겠습니다.

위와 같은 베르테르의 로테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 드러나듯이 그는 로테와 알베르트를 묶고 있는 현실의 끈에 대하여 죽음으로 대항한다. 이 책에서는 끊임없이 이성적인 것, 형식적인 것을 거부하는 베르테르의 모습이 그려진다. 결국 로테에 대한 열정은 현실적인 이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현실의 제도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순수한 열정을 이성이라는 현실의 틀이 가로막고 있다고 죽음으로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베르테르는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쏨으로써 생을 마감한다. 그 권총은 그가 열렬히 사랑했던 로테가 전해준 것이다.

권총이 당신 손을 통해 왔습니다. 당신이 먼지를 닦아 냈다니, 나는 권총에 대고 수없이 입을 맞추었습니다. 당신이 이 권총을 어루만졌으니까요. 하늘의 정령이여, 그대는 내 결심을 축복해 주었습니다!

베르테르는 로테가 전해 준 권총으로 자신의 열정의 끝을 맺는다. 이 소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성이라는 고리로 가르고 더 나아가서 베르테르라는 열정이 넘치는 청년을 이성을 강조하는 합리주의적 세태가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열정인가 이성인가.

+괴테의 청년 시절 작품으로 Strum und Drang(질풍노도)시기에 쓰여졌다.
괴테는 1772년 5월 법원에서 시보 실습을 하기 위해 베츨러로 떠난다. 그 곳에서 그의 친구인 케스트너가 마련한 무도회에 참석하게 되고, 마차를 타고 무도회장으로 가던 도중 한 처녀를 태우게 된다. 그 처녀가 바로 로테의 모델이 샤로테 부프(Charlotte Buff)이다. 하지만 그녀는 케스트너의 약혼자였다. 어느 날, 괴테는 격정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만다. 이후 그녀는 케스트너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그때부터 괴테를 거절했다. 괴테는 그녀를 떠나 프랑크푸르트로 갔고 그곳에서 괴테는 친구 예루살렘이 동료의 부인을 사모하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괴테는 자신의 이루지 못한 사랑과 예루살렘의 죽음을 결합시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썼다.
첨부파일 괴테.b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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