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일요일, 모처럼 가을 기분이 나는 일요일 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중2짜리 큰 딸아이가 기타반에 들었다면서 기타를 사달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희 집 창고에는 고등학교 시절 제가 사서 넣어둔 기타가 있었기에 기타를 찾으면서 모처럼 창고 정리를 했습니다.
기타를 찾고 보니, 86년도 그러니까 제가 고2때의 기억이 생생히 나더군요. 그 시절의 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모든 주변의 환경들...작은 물건 하나가 순간적으로 사람의 기억을 26년을 돌려 놓더군요.
마치 영화처럼 기타를 사기까지의 과정 그와 얽힌 얘기들, 폼나게 여학생들 앞에서 쳐 보고 싶었던 소망 등등이 말입니다.
기타의 먼지를 털고 보니 조금 상한 곳이 있어서 수선을 하기로 하고 안산의 기타 장인이 있다는 인터넷 블로그를 보고 찾아 갔더니, 아직 쓸만 하시다면서 5만원 정도의 수리비로 새 기타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큰 딸에게 기타와 새 케이스까지 선물하고 나니, 나의 추억을 물려 주는 듯 해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시간이 흐름에 섭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딸아이는 아빠의 추억이 담긴 오래된 기타에 시큰중 합니다. 요즘 나오는 색깔이 화려한 기타가 더 이쁘고 제 기타는 모델이 촌스럽 다나요?
저는 기타와 함께 제 좋았던 추억도 물려주고 그 기타와 함께 딸이이도 좋은 학창시절의 추억이 생기길 바란건데, 아직 이런 아빠의 맘을 이해 하기에 어린나이란 것을 느꼇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딸아이가 크면 제 맘을 알게 되겠지요.
사람이 사는데 시간이 흐르듯 시간을 따라, 물건을 따라 추억도 따라 흘러 가나 봅니다.
어제 오늘 기타를 메고 학교에서 특별활동으로 기타를 배웠다고 계음과 코드를 어설피 잡으면서 기타를 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 26년전 고교시절 제가 쓰던 기타 장인의 솜씨로 한땀한땀 수선한 모습 입니다. ⓒ 홍용준
'선우야' 멋진 추억의 한 부분을 이 기타로 만들어 보렴...
그리고, 어서 연습해서 멋진 음악 연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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