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한끼, 일상의 예술적 삶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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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나(arteria)등록 2011.10.23 11:19
흔히 우리가 '문화', '예술'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처음 생겨나는 것들은  TV, 영화, 전시, 공연 등이다. 조금은 덜 일상적으로 보이는 미디어나 더 큰 사회의 영향을 많이 주고 받는 특별한 체험들. 하지만 문화는 생각보다 보다 넓거나 혹은 좁은 사회적 망과 가족, 친구 등의 주변과 관계를 맺고 형성된다. 영화, 전시, 공연, 책을 읽는 것만이 창조적인 문화 활동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흙을 덮어 길을 만드는 일, 가족과 매 저녁을 함께하는 것, 아침 저녁 지하철을 같이 타는 것 역시도 문화, 예술적 활동이  될 수 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따뜻한 식사를 내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매 순간 무의식적으로 지나가는 매 한끼를 정직한 재료를 선택하고 예술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나가는 이들이 있다.

문턱없는 밥집

오는 10월 29일 마포, 인천, 하남을 이어 안산에 문턱 없는 밥집을 열기 위한 바자회 행사가 안산 고잔동 25시 광장에서 열린다는 문턱 없는 밥집은 유기농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도시 소비자들이 제대로 지은 먹을거리(슬로푸드)를 통해 친환경적으로 농사짓는 유기농가의 판로를 열고 도시에서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은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그 가치를 결정해 가격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데 누구나 1000원 이상만 내면 친환경 유기농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밥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는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산물을 껍질재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변산공동체, 홍성유기영농조합, 팔당생명살립, 두레생협 등 지역 유기농가와 연계를 맺고 있다.

문턱없는 밥집 문턱없는 밥집 전경 ⓒ 문턱없는밥집&기분좋은가게(cafe.daum.n


이른 새벽 폐지를 줍는 어르신에서 부터 가난한 서민들까지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는 이들도 날로 심각해져가는 먹거리 공포에서 벗어난 친환경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는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기 위해 음식을 먹을 만큼 덜어서 먹고 식사 후 발우공양 하듯 그릇에 숭늉이나 국을 넣어 깨끗이 닦아 마시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름에 걸맞게 이 식당에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부터 정직한 유기농 식단을 찾아오는 이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문턱 없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쌈지농부

농사가 예술이다?

과거 인사동에 쌈지길 이라는 대안 공간까지 열어 새로운 문화지형을 선보였던 "쌈지". 이 패션 업체가 농사를 문화 예술의 컨텐츠를 통해 기획하고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작업으로 다시 돌아왔다.

직접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미술가들이 만든 전시를 보고 하룻밤 숙박을 하면서 우리땅에서 일구어낸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흙의 소중함을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쌈지농부 재활용패션, 수제비누, 천일염등 생태가게 '지렁이다'와 아래는 친환경 유기농 가게인 '농부로부터' ⓒ 쌈지농부(www.ssamzienongbu.co


"쌈지농부"에서는 자연에 둘러싸인 전시공간에서 풀벌레 소리를 듣고, 하늘을 벗삼아 체험하는 [논밭예술학교]와 친환경을 모토로 누군가에 의해 버려진 것들 것 새롭게 창조한 가게인 [지렁이다], 그리고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작가공방 일하자] 등을 통해 일방적 유통방식에서 정직한 생산과 가치를 담아내는 소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발생되는 이윤은 농가의 디자인 컨설팅의 비용 등으로 사용되어 지역 농가에 문화예술 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일상 속의 예술적 삶을 공유를 도모하고 있다.

함께 삶을 나누는 기업을 찾고 선택하는 것이,  그저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그리며 옛 것에 새로운 창조적 힘을 실어 넣는, 무의식적으로 지나칠 수 있는 너무나 일상적이었던 도시 중심의 소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일상 속 문화 . 예술은 텔레비전 속, 영화 속, 전시장 등의 주변 뿐 아니라 삶을 나와 함께 나누는 나의 가족, 이웃들과 같이 긍정적인 생태적 삶을 시작하는 것부터 예술적 삶을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blog.daum.net/jojea/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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