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진정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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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gosodom)등록 2011.10.27 20:22

 탕~! 1979년 10월 26일 밤 나라와 개인의 운명을 바꾼 총소리가 울렸다. 이 총성과 함께 나라는 대통령을 잃었고 가족은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명을 달리했다. 이로 인해 가족의 슬픔은 더욱 컸다. 불과 5년 여 전(1974년 8월 15일)에는 어머니도 총성과 함께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지금 맏딸(박근혜)은 그 슬픔을 딛고 어느새 어머니보다 더 세상을 오래 살았고(육영수 여사. 사망 당시 만50세) 아버지의 나이(만62세)에 가까워졌다. 그녀는 국회의원이 됐으며,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고,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의원은 공식석상에 서야 할 일이 많아졌고 속내를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경우도 많아졌다. 매해 광복절이 그렇고 공교롭게도 이번 보궐선거일이 또한 그렇다. 광복절엔 어머니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경축일이니 얼굴에 웃음 한가득 띠고 세상에 나와 오늘은 기쁜 날이라고 외쳐야 한다. 이번 보궐 선거는 또 어떤가? 10월 26일이 자신의 아버지를 잃은 날임에도 이를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그녀는 선거운동기간 내내 자신이 속한 당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다녔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의 속내가 어떤지를 살피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박 의원의 슬픔은 개인의 슬픔이기도 하지만 곧 나라의 슬픔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녀의 아버지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10․26을 박 의원 개인가족사로 치부하기엔 그 영향력과 파장이 너무 크다. 그런 그를 우리는 황망하게 잃었다. 30 여년이 지난 지금 그의 과(過) 때문에 드러내놓고 기념하는 이나 곳이 드물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요 국가의 원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분위기는 그 대상이 누구든지 간에 전통처럼 이어질 듯해 안타까움이 남는다. 그동안 많은 지도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기념하거나 돌아보는 일이 없거나 자랑스럽게 하지 못하고 있다. 공(功)이 있으면 있는 대로 과(過)가 있으면 과가 있는 대로 알리고 이를 표현하고 기리는데 개인도 단체도 스스럼이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와 같은 일은 먼저 그 사람의 탓도 있겠으나, 사회현실에 막혀 주저함도 있으리라.(예외가 있다면 '노사모'가 주축이 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간신히 기리는 정도다.) 나아가 사회현실에 막혀 표현을 주저함이 어찌 이뿐이랴!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로 자신의 의지와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면 우리가 진정 자유민주주의국가에 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10․26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것을 개탄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시 사회현실이었다. 그렇다면 홍판서가 홍길동에게 호부호형(呼父呼兄)을 허락한지 수 백 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자신의 의지와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보장된 사회일까, 또 누구나 그렇게 믿고 말할 수 있을까? 필자는 자신 있게 대답을 못하고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광복절엔 얼굴에 한 가득 미소를 띠고, 이번 10․26 보궐선거에서도 아프다, 슬프다, 말 못하고 부추기는 이들의 리듬과 장단에 맞춰 웃음으로 지내야 하는 박근혜 의원의 속내는 어떨까? 그녀는 진정 슬픔과 아픔이 없어서 그렇게 웃고 있는 것인지, 여러분은 정말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자신 있게 호부호형하며 사는지,,,아니면 피에로처럼 웃음 뒤에 아무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박근혜 의원과 또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연합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10.27 20:22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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