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기적' 연출 안철수, 대권 시나리오 완성할까?

재보선 후 여론조사서 박근혜 눌러…야권 세 결집할 중심축 '부상'

검토 완료

강성태(stkitty)등록 2011.10.30 15:50
박원순 서울시장의 '5%의 기적'을 연출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재보선 이후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 지고 있다.

안 원장은 박원순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당시 5%대에 머물고 있던 박 후보의 지지율을 단숨에 40-50%대로 끌어올렸고, 선거 이틀 전 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으로 막판 대역전극이라는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 양상으로 치러진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승리한 안 원장은 그 기세를 몰아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제치고 차기 대권후보 1순위에 올랐다.

최근 각 여론조사기관이 10.26 재보선이 끝난 다음날인 지난 27일 실시한 차기 대선 가상대결 조사에서 안 원장은 45.8%의 지지율로 41.2%를 기록한 박 전 대표를 눌렀다.

이날 조사에서 안 원장과 박 전 대표 간의 격차는 4.6%p로 재보선 전에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일부에서는 '거품론'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을 통해 안 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검증을 받으면서 안풍(安風)의 위력은 더욱 막강해 졌다.

지난 4년간 흔들림 없던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하며, 유력한 대항마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안 원장이 조만간 정치행보를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지각변동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풍의 위력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권주자들의 대권 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다자대결에서도 박 전 대표(35.6%) 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안 원장은 26.6%의 지지율로 여타 야권주자들을 압도했다.

다자대결 조사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1.1%로 3위를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5.0%), 김문수 경기도지사(4.2%),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2.1%),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1.9%),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1.1%)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박 전 대표에 대항할 대항마를 찾지 못했던 야권에서는 안 원장이라는 걸출한 스타탄생으로 야권의 세를 결집할 구심점이 생겼다.

차기 야권의 유력 잠룡으로 손꼽혀왔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안 원장을 통한 야권의 세 결집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이사장은 지난 29일 대구 제이스호텔에서 열린 '대구 혁신과 통합' 발족식에서 "안철수 원장이 우리와 함께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 원장이 신분상의 제약이 있고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우리와 함께 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만 (혁신과 통합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권이 안 원장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의든 타의든 안 원장이 차기 대권에서 야권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나타났듯이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팽배해져 있다. 때문에 새로운 정치세력을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안 원장은 이미 한국정치의 미래와 희망의 '아이콘'이다.

한국정치 미래와 희망의 '아이콘'이 돼버린 안 원장이 새로운 정치세력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치를 얼마만큼 충족시켜 나갈지 향후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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