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화학

검토 완료

김영해(kiminorg12)등록 2012.01.18 11:24
비전공자들은 화학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렴풋이 알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화학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필자가 화학계에 입문한지도 벌써 40년이 지나 지금은 화학에 대하여 남들에게 설명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여기서 화학을 상당히 쉽게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화학에서 중요한 개념은 에너지와 엔트로피(무질서도)입니다. 예를 들어 차근차근 풀어나가도록 해보겠습니다.



화학은 물질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물질의 어떤 면이 화학의 본질이냐 물질의 변화입니다. 즉 한 물질이 다른 물질로 바뀌는 현상을 탐구하는 것에서 화학이 시작된 것입니다. 식으로 표시하면



A → B



A + B → C



등이 됩니다.



예를 들어 보기로 하지요. 숯, 휘발유, 및 도시가스를 연소시키는 반응을 생각하여 봅시다.



C + O2 → CO2



2iso-C8H18 + 25O2 → 16CO2 + 18H2O



CH4 + 2O2 → CO2 + 2H2O

고체인 숯을 태우려면 잘게 분쇄하여야 하며 가열하여야 합니다. 액체인 휘발유의 경우에도 역시 열이 필요합니다. 기체인 도시가스는 약간의 스파크로도 쉽게 연소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세 반응에서 모두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이 방출된 에너지로 난방, 자동차 운전, 취사 등의 활동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게 에너지를 외부에서 주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보다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반응이 일어나려면 충분한 에너지(활성화 에너지)를 가진 분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충돌하여야 한다. 올바른 방향이 무엇일까요?



올바른 방향으로 충돌하면 반응이 일어납니다.



O≡N + Cl-Cl → O=N-Cl(실제로는 직선 구조가 아니고 굽어진 구조입니다)



그러나 방향이 바뀌면 즉



N≡O + Cl-Cl → NR(no reaction)



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남녀관계에 적용해보면 이해가 훨씬 잘될 것입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20대 후반인 창수와 선아가 스쳐지나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일주일에 5일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만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요.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점점 상대를 의식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옷차림이나 태도가 변화되겠지요. 그러다가 창수가 말을 걸게 되고 이런 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더 쉬운 경우는 교회, 성당, 절 등의 종교 단체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경우입니다. 같은 종교를 가진 남녀가 사귀고 결혼하는 것이 자연스럽지요. 여기에 억매인 다는가 강요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리고 같은 학교, 같은 과의 남녀 소위 말하면 campus couple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도 짝을 못 구하면 소개팅, 맞선, 결혼정보업체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방송에 의한 짝짓기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야겠지요.



다시 화학으로 돌아옵시다. 반응이 일어나려면 활성화 에너지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가진 분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충돌하여야 합니다. 만약에 활성화 에너지가 아주 크다든지 입체적으로 방해를 받는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촉매가 필요하게 됩니다.



다음은 엔트로피입니다. 필자는 나돌아 다니기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고 또 티켓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으므로 야구장에는 거의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은 알고 있지요. 예를 들어 LG와 두산의 시합이 있는 날에는 경기장에 쓰레기가 쌓인다는 구요. 즉 엔트로피가 증가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공중질서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말로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런 방향입니다. 50명을 정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모두 다 알고 계시지요. 강의실에서도 강의할 때는 그나마 질서가 유지되는데 휴식시간이 되면 질서가 무너집니다.

화학반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인 반응에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합니다. 고체인 숯은 엔트로피가 작습니다. 그러나 연소가 일어나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흩어지므로 아주 엔트로피가 커집니다. 단지 생체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엔트로피 증가를 최소화하여 거의 0이 되도록 유지합니다.



다시 남녀관계로 돌아가면 알게 된 초기에는 서로에 대하여 예의를 차립니다. 즉 엔트로피가 낮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친숙해지면 점차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며 결혼한 지 상당히 시간이 흐르면 서로가 알몸으로도 다니게 되는 것입니다. 결혼 초에는 남편이 다가오는 것이 어색하기만 하지만 연륜이 쌓이면 여자들이 요구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것입니다.



어때요. 이해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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