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도시 선언을 실행하기 위한 전망과 과제는?

13일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심포지엄

검토 완료

권승문(moonya)등록 2012.02.14 11:20
@IMG@

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 '선언'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박진희 동국대학교 교수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심포지엄에서 "에너지 산업 정책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에너지 공급 정책에서 수요 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하며, 재생가능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지역분산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날 기조발제에서 "원전 중심의 전력 수급 정책은 수요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막고 있고, 불평등한 원자력 중심의 전력 정책은 원전 주변 주민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있다"며 "이로 인해 소비와 생산이 이원화되면서 위험 불평등이 강화되고 전력 낭비를 구조적으로 정착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원전밀집도 1위 국가로 전체 전력에서 75%를 원자력으로 충당하는 프랑스를 넘어선다"며 "원전 추가 건설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국내의 낮은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은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박 교수는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11%로 정했는데,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독일의 사례처럼 경제가 성장할수록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도록 하는 에너지절감과 에너지 효율 강화 정책이 전제되어야 한다.

박 교수는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 중심에서 열과 수송을 포함하는 종합 정책으로 확대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절대적 재원 확충 ▲민간 사업자 확대를 위한 발전차액지원제도 재도입 검토 ▲세제 및 융자 제도의 확대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투자 확대 ▲재생에너지 기술 투자 회수에 유리한 전기 요금 개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IMG@

이유진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팀장은 지역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팀장은 "에너지 사용과 환경보전, 생산활동이 지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자체의 지역에너지계획 수립과 시행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의 에너지 위기는 중앙정부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정책 실패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현재 지자체는 인력부족과 예산부족으로 인해 중앙 정부 공모사업에 의존하게 되고 기초지자체의 에너지 행정 기능은 더욱 취약한 상황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유진 팀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철저한 수요관리를 하고, 에너지 조례를 제정해 에너지 행정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에너지효율개선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자체에 맞는 성공사례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이어 은평구 두꺼비 하우징, 동작구 절전소와 착한에너지지킴이, 노원구 에코센터, 성북구 시민참여 기후행동, 강동구 폐식용유로 달리는 청소차, 송파구 나눔발전소와 에너지 빈곤 지원 등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했다.

윤미숙 통영의제21 사무국장은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조성사업 사례를 발표했다. 연대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에 속한 작은 섬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탄소저감, 석유화석 제로, 생태관광, 주민소득의 사례를 담을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 모델의 모범사례로 알려져 있다.

윤 국장은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디자인'이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사업 추진을 위해 300번이 넘도록 섬을 방문하고 모든 주민 회의에 담당 공무원 2~3명이 항상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연대도에는 생태탐방로 '지겟길'과 연대주민대학, '할매공방' 등 다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시행되고 있다.

연대도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주민설득과 동의를 얻어 2011년 3월에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전국 최초로 석유화석 연료가 필요없는 '패시브하우스' 마을 회관을 준공했으며, 9월에는 폐교를 활용해 에코체험센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마을 지열센터까지 확보하면 2014년까지 에너지자립 10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기념식 및 심포지엄은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성환 서울시 노원구청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 노진철 경북대학교 교수의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덧붙이는 글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팀블로그에 중복게재됩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