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학벌사회를 논하다

당사자로서 느끼는 대학의 면면을 이야기한 '대학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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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영(anita0606)등록 2012.02.23 17:53
2012년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정치의 해라고 말할수 있다.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정치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요즘 유난히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바로 2030세대의 정치 참여 활성화다.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는 젊은층의 정치참여 욕구 가운데 주목할만한 그룹이 있다. 바로 한국청년연합(KYC)과 20대 파티.

한국청년연합과 20대파티는 기존 정치계가 아닌 곳에서 20대가 스스로 기획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플랫폼을 만들고 발전시켜가고 있다. '2012 청춘들의 역습' 또한 그 위에 놓여있다. 2012년 2월 22일, 서대문 레드북스에서 세 번째 청춘들의 역습이 진행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대학'. 매년 전체 고졸자의 70퍼센트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속에서, '대학'을 주제로 삼는다는 건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행사의 1부는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김수현님의 발표로 이루어졌다. 현장에서 직접 대학과 사교육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활동가답게 무의미한 담론이 아닌 실질적인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문제와 대안을 의미있게 전달해주었다.

강연중인 정수현 코디네이터 ⓒ 양수영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시간 ⓒ 양수영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세 개의 테이블에 참가자들이 나누어 앉아 각기 다른 주제로 테이블토크를 진행하였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테이블이 '학벌사회, 뿌리깊은 나무!'라는 주제로 나눈 이야기를 살펴보자.

 저는 올해 대학 신입생이 되는데요, 입시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바로 SKY인것 같아요. SKY야말로 '일류' 대학이고, 그 대학을 나온 사람들만이 기득권을 차지할수 있다는 인식, 그런 생각들이 당연하게 퍼져있는것 같아요. (참가자 김요한)

('지잡대' 키워드를 들어올리며) 저는 고등학교를 1학년때까지만 다니고 사정상 그만두었는데요,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지잡대라는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닌다는것만으로도 '욕먹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세상이더군요. (참가자 김이삭)

예상했던대로 학벌사회 토크의 첫 키워드는 SKY라는 말로 대변되는 일부 소위 '명문대'와 그 뒤로 이어지는 많은 대학들의 서열과 비아냥이었다. 대체 누가 이런식으로 대학들의 순위를 정한 것이며, 또 우리는 어째서 대학의 이름 하나로 우리의 인생을 평가받는 것인지 모두 한 목소리로 이의를 제기했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키워드 카드 ⓒ 양수영


뒤를 이어 많은 주제로 논의와 경험담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벌사회가 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 대학을 다시 입학하는 과정에서 들었던 주변 사람들의 우려,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담론, 학벌체제 안에서 학력과 개인의 성취를 어떻게 잘 보상할지에 대한 방안 등이 이어져 나왔다.

  기존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다른 대학에 입학했어요. 주변 사람들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 대학 졸업해서 시집 잘 가지 왜 그러냐"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었어요. 학벌주의는 오히려 우리가 하고싶은 것을 막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참가자 이유민)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 양수영


예정보다 더 시간이 주어졌지만,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전반적으로 현행 교육제도와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이름이 차지하는 과도한 가치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살펴본 후, 평범한 20대가 과연 우리 사회와 우리 교육 체제에 얼마나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테이블토크 진행 내내 의견교류가 끊임없이 이어져 활발한 분위기가 유지되었지만, 학벌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개선하기 위한 이야기가 부족해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20대에게 가장 피부로 와닿는 주제였던만큼 많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 속에 세 번째 토크파티가 마무리되었다. 젊은 세대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주제를 통해 20대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토크파티는 앞으로도 해당 주제의 강연자, 공감과 소통의 가치를 실현해나가는 진행자들의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그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많은 20대가 그들이 마련해놓은 플랫폼 위에서 마음껏 이야기를 펼쳐나가기를 기대한다. 다음 행사는 2월 24일,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홀에서 '주거'를 주제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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