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핵없는 세상 원년을 선포하다

후쿠시마 핵참사 1주년 탈핵 부산시민한마당 열려

검토 완료

이성홍(cdstone)등록 2012.03.05 15:50

3.10행사포스터 ⓒ 이성홍


요즘 매일 점심 무렵 서면 지하철 환승역을 지나면 반핵캠페인과 3.10 행사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3.10 행사란 다름 아닌 후쿠시마 핵참사

1주년을 맞아 3월 10일 오후 2시부터 부산역광장에서 열리는 '핵없는 세상 부산시민

한마당' 행사인데요.

그런데 행사홍보를 하고 있노라면 지나는 이들의 무관심과 외면이 이건 거의 '도를

아십니까' 수준입니다. 그러면서 얼핏, 눈앞에 닥친 파국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을 바라보는 선지자 또는 광신도의 마음이 드는 것인데 슬그머니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우리 부산이 제 2의 후쿠시마'가 될 수 있음을 힘주어 말하게 됩니다. 

부산 서면지하철 환승역에서 반핵캠페인 ⓒ 이성홍


'인지부조화'라는 말이 있더군요. 실제로 따져보면 명백한 사실이라도 그 결과가

엄청나거나 대책이 없어보일 때 아예 이를 무시해버리거나 관심 밖으로 두게 된다는

말인데요. 아시다시피 일본은 후쿠시마 핵참사 이후 모두 54기의 핵발전소 중에서 단지

2기만 가동 중에 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재가동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었지만, 남은 소를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며 그만큼

핵사고가 끔찍한 재앙임을 몸소 겪은 탓이지요.

그런데 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우리나라의 핵관련정책은 어떠한가요. 지난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하는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하였는데요. 유럽연합의 경우 소속국가별로 연말까지 결과보고서를 제출토록

하였고, 독일은 '2022년 핵없는 세상'을 선포하였으며, 세계2위의 원전 보유국

프랑스의 원자력 안전청장은 '후쿠시마 이후 중대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기존의

확신을 버리고 예상치 못한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아래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하였네요.

방사선 피폭량을 조사받고 있는 후쿠시마 아이 ⓒ 프레시안


 우리도 안전진단을 하기는 하였다는군요. 지난해 4월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KINS)은

한 달도 채 안 걸려 "후쿠시마보다 설계가 안전하여 문제없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혹 30년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의 가동을 10년 연장하면서 후쿠시마 1호기를 그

모범사례로 소개한 사실을 아시나요. 상식적으로 따져볼 때 바로 이웃나라에서

재앙이라고 해야할 끔찍한 사고를 겪었으면 이에 대한 위험성이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나요. 그런데 오히려 이를 무마하고 불식시키려 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책임지고 있는 정부가 할 일인가요.

한 술 더떠서 정부는 지난해 말 영덕과 삼척을 새 핵발전소부지로 선정하였지요.

그리고 동해안 지역에 핵클러스터라고 하는 핵연료재처리시설과 고속증식로, 방폐장 등

일본에서도 개발을 늦추고 있는 위험시설을 핵단지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계획중인 신고리 5,6호기의 경우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에 '중대사고'를 제외하였습니다.

그 이유가 '사고날 확률이 매우 적어서'라는군요. 만일 부산 기장군 고리핵발전소에서

후쿠시마 핵사고가 일어난다고 하면 우리 부산을 비롯하여 직접 영향권인 반경 30km

이내 직접 대피해야할 주민수가 모두 3백20만여명에 달합니다. 한마디로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뜻이며 앉아서 고스란히 핵방사능의 피해를 당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변호사회에서 국민의 생명권 등을 침해한데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는데요.

고리 원전 ⓒ 고리원전 자료화면


기억하시겠지만 지난해 9월, 급작스런 정전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일시적인 전력수요의

폭발로 과부하방지를 위하여 단전을 하였다는데 여기저기서 예기치 못한 피해사례들이

속출하였지요. 정부와 한전의 평소 논리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사고는 일어났듯이 이처럼 재앙은 아무도 모르게 어느날 갑자기 우리 앞에 현실이 되어

나타납니다.

그리고 눈앞에 벌어지는 재앙 앞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이는 '어리석음'을 넘어

'범죄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행동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후손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자신의 생명과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오는 3월 10일 그 동안의 무관심과 외면에서 벗어나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핵없는

부산'을 위한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호소합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노력만이 핵마피아로 지칭되는 정부관료와 이익집단의 막가파식

독단과 횡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더하여, '핵이 위험한 건 알지만 전기 안쓰고 우짤긴데'하는 우려도 있지요. 이를

포함하여 오는 3월 9일까지 '시민의 눈으로 본 <핵발전소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반핵 관련글을 매일 연재하겠습니다. 편집자의 혜량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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