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킨 면장님

아산시 둔포면장 이상득...면민공감프로젝트 감동행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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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yasa3250)등록 2012.03.07 18:14

이상득 둔포면장은 친절한 공무원은 기본이고,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역을 함께 아름답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보조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한 공직자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 충남시사 이정구


"이런 면장님 다시없어요. 우리 면장님 좀 둔포면에서 오래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둔포면 주민을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장이면서 둔포면 향토지편찬위원회 심상길 위원장의 간곡한 바람이다. 아산시 둔포면 이상득(52) 면장은 최근 '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킨 '융합형 면장님'으로 존중받고 있다. 작년 4월 둔포면에 부임해 채 1년도 되지 않은 면장을 지역주민들이 이처럼 좋아하는 이유는 지역 곳곳의 갈등요소를 '소통'할 수 있는 화합분위기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벼농사, 과수, 축산업이 주소득원이면서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둔포면은 평택·천안과 접경을 이뤄 아산시와는 생활권이 분리돼 있다. 최근에는 아산테크노밸리를 비롯한 산업단지조성, 국도확포장 등 각종 개발사업이 한창이다. 또 주민 80%가 평택이나 천안에서 교육을 받는 등 아산시에 대한 연대감이 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둔포면은 지역경제의 구심점인 농협을 둘러싼 고소고발로 이장단이나 주민들간의 분열로 갈등과 상처가 깊다. 더욱이 각종 개발사업으로 수용토지와 보상문제, 땅값 상승으로 인한 재산증식, 개발의 수혜자와 피해자 등 주민간 이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연히 둔포지역 고유의 향토문화와 전통, 정체성이 흔들려 시골인심 사라지고 지역이기주의가 팽배한 지역으로 크고작은 앙금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이상득 면장은 "처음 부임했을 당시 이장단 회의를 마치면 40여 명의 이장들이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파벌이 형성됐다. 심지어 식사시간에는 마주 앉지도 않고,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으며 서로에 대한 불신풍조가 만연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이 면장은 가장 먼저 둔포면에서 활동하는 각종 기관과 단체, 기업 등을 연계할 수 있는 공감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행정기관인 면과 공무원들이 지역화합의 구심점이 되고 가교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발상이었다.

이 면장은 "면사무소가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구호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친절한 행정서비스나 민원처리는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고, 그들 스스로 지역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상득 면장은 일방적인 한 방향 행정에서 벗어나 주민의견을 듣고, 주민의 정당한 요구와 의견이라면 면정 뿐만 아니라 시정, 도정, 국정에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충남시사 이정구


특히 지역의 연대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둔포면의 각종 크고작은 행사에 이해를 달리하는 각급기관단체를 초청해 자리를 함께해 어색한 분위기를 없앴다. 또 봉사단체 대표들에게는 면에서 직접 명함을 제작해 줌으로써 전에 없던 책임감과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이들은 지역의 각종 대소사에 공동참여를 하면서 이질감과 갈등, 경계와 미움 등 서로간에 쌓인 마음의 벽이 서서히 허물어졌다.

이 면장은 "서로 서먹서먹하고 어색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지역의 각종 행사나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서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 한다. 도로에 눈이 쌓이면 마을마다 중장비를 동원해 치우고, 병충해 방제를 위해서도 개인의 장비와 차량 등을 자발적으로 지원하며 나서고 있다"며 "실제로 지역 대청소 행사에 처음에는 20여 명에 불과했던 참여자들이 지금은 150여 명으로 7배 이상 급증했다. 또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돕기, 새터민돕기, 각종 장학금지급 등 자발적인 기부사업이 활발해지는 등 지역에 긍정적인 활력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둔포면 이상득 면장의 화합과 소통행정은 지난 2월29일 충남도 주관으로 열린 '지역을 살리는 관리자'는 주제의 워크숍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이 면장은 충남지역 16개시·군 213명의 읍면동장이 참석한 가운데 '갈등을 뛰어넘어 신뢰와 화합의 실현'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이 면장은 "일방적인 한 방향 행정에서 벗어나 주민의견을 듣고, 지역 기관·단체장과 협의해 수평적 관계에서 면정을 추진하려고 노력했다. 면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연대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득 면장의 발표는 우수사례로 선정돼 부상으로 충청남도로부터 둔포면에 주민숙원사업비를 지원받는다. 둔포면민들이 이상득 면장을 둔포면에 오래 머물게 하려는 이유가 분명해 보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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