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하동의 '최참판댁' 일원입니다. 더 일찍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담양의 '삼지내'라는 마을은 같은 값이면 현대식 건조물들을 철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천연 습지에 조성되었던 연못을 들어내고 깔끔하게 현대식 야외 공연장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 사랑채 최참판댁 사랑채 ⓒ 지리산아이 이 마을은 전통의 맛을 더하기 위해 지상에 있던 전신주들을 다 지중으로 매립해 놓은 곳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옛날 느낌을 가지고 사진도 찍고 영화도 찍어보라는 속내에서 귀중한 국민의 혈세를 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속내는 또 무엇입니까? ▲ 사랑채 사랑채와 공연장 ⓒ 지리산아이 '최참판댁'의 많은 건축물 중에서 최고의 백미를 꼽으라면 바로 이 사랑채일 것입니다. 터를 봐도 단연 으뜸가는 자리입니다. 명당은 저 혼자서 명당이 아니라 전후좌우에 강약과 고저를 이루며 이 자리를 뒷받침 해 주는 놈들이 있어야 하는데 저 모습은 아무리 봐도 명당을 떠받쳐주는 좌청룡의 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와집이 있으면 초가집이, 높은 건물 옆에는 낮은 건물, 또 사랑채 옆에는 안채가...폼나는 이 사랑채를 윽박지르듯 하는 저 황포돗대 아니 백포돗대 같은, 1년에 몇번이나 쓰는지 모르는 저 지붕에 차라리 산죽을 얹어 깔면 어떨까요? ▲ 야외 공연장 야외 공연장 ⓒ 지리산아이 ▲ 야외 공연장 야외 공연장 ⓒ 지리산아이 어느날 부턴가 지리산 '청학동'에 전통과 현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들이 하나 둘 늘어나자 탐방객들의 발길은 하나 둘 줄어들더란 얘기가 생각납니다. 용인 민속촌에서는 오늘도 아무런 치장이 없는 맨 땅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민속공연을 즐기고 있을 것입니다. ▲ 섬진강 무딤이들 ⓒ 지리산아이 덧붙이는 글 . #최참판댁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