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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투표소에서
기표용지에도 지문이 남는다는데
이 예쁜 종이 접어 강물에 띄우고 싶다
꽃잎 하나 붙여 나무에 매달고 싶다
피 한 방울 떨구어 내 책속에 넣어두고 싶다
망상이 간절한 희망이 되면 그게 꿈일까
한 두 번도 아닌데 허공을 가르는 새 떼가 낯설다
하늘이 없다면 꿈도 없겠지
내 몸이 곧 폐허라고
바람과 욕망으로 이루어진 이 가벼운 신기루에
사랑 하나 새긴다면 누가 믿을까
어차피 생이 다 하도록 노래 찾아 헤매겠지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이 어디냐 싶어
내 뜻이 하늘이라 역사라
땅을 박차고 솟아오른 새처럼 자유로운데
좌우를 둘러봐도 뒤를 돌아봐도
날개가 없다
언젠가 차와 부딪칠 뻔한 새 한 마리 끝내 확인하던
일곱 살 딸 아이 그 미소 하나 오롯이 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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