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가지고 있는 내가 처음 점집을 찾은것은 남편과의 잦은 마찰이 생기고 오랫동안 하던 가게를 처분하고자 했는데 쉽지 않아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따라나선 3년전이 처음이였다. 남편과 잦은 다툼으로 힘들어 하던 내게 점쟁이는 대뜸 이혼했지요? 라고 퉁명스럽게 물었다. 내가 아니라고 하니 이혼할 사주가 있어서 힘들었을텐데 잘 참았다며 칭찬까지 해주었다. 그리고 조언도 해주었다. 많은 기대하지말고 가끔 만나는 남자친구라 여기고, 자식 함께 키우는 동반자로 여기며 없는것보단 낫다 생각하고 마음 비우면 편해질거라며 철학자같은 얘기도 해주었다. 덕분인지 우린 위기를 잘넘기며 아주아주 행복하진 않지만 잘 지내고 있다. 마음을 비우니 가끔 도와주는 집안일고 고맙고, 가끔 아이와 놀아줘도 고맙고, 아주 가끔 살가운 소리를 하면 이뻐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모두의 관심사의 경제적인 부분은 영 이상하다. 그때 당시 올해는 아주 힘들다. 비토장도로를 달리고 있으나 내년은 국도고 내후년은 고속도로를 달린다고 했다. 운전하는 남편에게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겠는가?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일이 많단다. 그게 올해다. 그러나 2달전 찾아갔을때는 그분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나와 남편이 물사주인데 올해가 용이 승천하는 해라 심한 물보라가 일어서 물사주들은 힘들다는 것이다. 다칠수도 있고 많은 구설수에 휘말린다며 조심하라고 하는 것이다. 이사운이 좋은데 금전여건이 좋지 않다며 이사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올해가 임진년인것은 그분이 더 잘알고 있을텐데 3년전 봐주건 사기라는 것인가? 다필요없고 난 억울하다. 올해 잘된다고 했으니 '내 운좀 돌려주세요' 라며 떼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다.내가 그렇게 느껴서인지 남편일이 쉬는 날이 많아지고, 나는 사흘이 멀다하고 사람들과 부딪혔다. 내가 아무리 잘 지내려고 해도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간식내기 사다리를 해도 걸리고, 가위바위보를 해도 걸리고 간식비도 많이 냈다. 친정엄마 환갑이시니 돈도 좀 내란다. 여행도가고 잔치도 해야한다며.. 설상가상 남편은 어깨인대수술도 해야하고 목디스크 증세가 보인다며 MRI.CT 까지 찍자고 하니 난 어찌해야 하는것인가? 그런데 그 점쟁이는 또 철학자가 되었다. 올해는 되는게 없어서 너무 힘들지만 내가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으니 어려운 일이 닥치면 겁먹지 말고 몸사리고 잠시만 지내면 1년이 흘러간다는 것이다. 모르고 있을때 닥친것보다는 더 낫지 않겠냐며.. 그러면 내년 나와 남편 운이 너무 좋아서 모든일이 잘될거라고 올해만 고생하란다. 정말 믿고 싶다. 정말 정말 믿고 싶다. 신기있으신거 맞는 거죠. 올해만 고생하면 되겠죠. 내게 절망과 희망을 주는 그분! 그런데 저 다신 안갈래요. 내년이 지나도 내년이 내후년도 좋을 거라는 희망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내일은 몰라서 더 매력이 있는듯 합니다. (참고로 물사주 가지신 분들 겁먹지 마세요. 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들 하네요) #점집 #임진년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