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이십대의 주절거림

그냥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검토 완료

배경진(jehovah511)등록 2012.04.13 10:09
겨울 내내 움츠려있던 몸과 마음을 살며시 녹여줄 봄이 코앞으로 어느새 다가왔습니다.
만발하는 꽃들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자연스레 지어져야 하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신이 나야함이 분명함에도 저는 요새 기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20대들을 괴롭게 만드는 장본인, 바로 '취업' 때문이지요.

저는 올해로 25살로, 경원대학교 (현 가천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전공한 학생입니다.
사실은 작년에 졸업을 해야 했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핑계로 졸업을 2번이나 미룬 상태입니다. 다행히도 주변의 압박이 심하지 않아서 취준생(취업준비생)이라는 명목 하에 졸업을 미룰 수 있었습니다.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는 동안, 스펙을 쌓으려는 목적이 아닌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볼 요령으로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3개월 간의 인턴생활, 봉사활동, 영어 공부,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책 읽기 등으로 약 1년여의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 흔한 컴퓨터 자격증, 운전면허증, 토익점수도 얻지 못한  채 말입니다.

여기서 '나는 잉여인가? 나는 여태까지 무엇을 한 것일까?'와 같은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25살이 되었으면 이제 부모의 품을 벗어나 독립의 길로 향해야 한다고 주변에서는 친절하게도(?) 거듭 말을 해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사회로 발을 내딛기가 무섭게 느껴졌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가는 분야는 있지만 그 가운데 무엇을 선뜻 선택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불안하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둘째로는, 아직도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어느 책 속에서 모든 것을 다 갖춘 '엄친아'는 소수의 사람일 뿐이라고 했지만,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 되거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청년들은 저에게 모두 부러움의 대상일 뿐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는 핑계일지도 모르고, 꾀병일지도 모르지만, 현재 나는 이렇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라는 책을 읽으며 받은 위로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시대에 뒤쳐지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스펙을 쌓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내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보려고 애썼던 것인지조차 확실하게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과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득 불안을 토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나의 20대를 보내야겠다는 말은 꼭 함으로써 두서없는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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