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이 정치권에 남긴 메시지는 무엇인가?

정치권의 근본적인 문제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와 양당구도를 강요하는 정치문화에서 비롯된다.

검토 완료

김우석(foryou8301)등록 2012.04.14 18:20
이번 총선은 진보진영의 참패
4.11 총선의 결과가 개봉되었다.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으로 총 300석이 확정되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진보로 돌아섰던 강원도의 민심이 다시 보수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여파라 할 수 있다. 지방선거 당시 61.2%의 투표율을 기록한 강원도가 55.8%로 투표율이 내려간 것은 기존에 진보를 지지했던 무당파가 야권에 실망감을 느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투표의 참여도가 높은 보수층은 투표에 참여했지만, 무당파가 투표를 포기함으로서 승패가 갈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은 민주통합당의 네거티브로 심판을 외치던 안일주의에 대해 되돌아보게끔 하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진보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성근, 천정배, 정동영, 이계안의 무모한 도전, 하지만 의미있는 도전
쇄신을 외치던 4후보의 도전은 무모했지만 유의미했다. 천정배는 송파에서 접전끝에 패배하며 서초3구에서 희망의 불씨를 남겼으며, 문성근 또한 PK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달성할 뻔 했다. 이계안 역시 대권주자인 정몽준을 상대로 선전했으며, 정동영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호남지역에 출마하며 맞은 뭇매를 깔끔히 씻어내는 희생을 이뤄냈다. 이는 졌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희망의 불씨를 선사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6선의 이인제, 피닉제의 탄생
이인제는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수많은 당을 옮겨다니며, 철새정치인으로 유명한 이인제의 생명력은 대단했다. 이를 보고 네티즌은 피닉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지역구에서 겨우 3석을 얻은 자유선진당에서 다시금 정상의 위치에 섰다. 욕심이 많은 이인제는 과연 또다시  소수정당으로 전락해버린 자유선진당에서 대권주자로 나설 것인지 주목할 만 하다.

야권연대 그리고 독자 출마
이번 선거에서도 MB심판과 더불어 화두의 중심은 야권연대였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생겨나면서 야권연대의 협상은 지속되었다. 그리고 지분에 대한 서로의 이견이 조금씩 좁혀지면서 야권연대가 성사되었다. 그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은 지역별 경선을 주장하였고, 통합진보당은 득표율에 따른 후보배분을 주장하였다. 민주통합당의 방식은 승자독식의 방식, 통합진보당은 대선거구 비례제에 의거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어느정도 양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탈당 후 독자 출마를 하는 후보가 생겨났다. 연대의 진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진보신당은 연대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했다. 이계안의 지역구인 동작을에서는 개표가 이뤄지고 박빙이 예상되자 진보신당의 후보인 김종철에게 진보진영에서는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이는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반민주적인 행동이다. 민주주의란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나, 진보진영은 연대에 급급한 나머지 연대에 동참하지 않은 후보는 비방하는 모습을 또 비추었다. 서울시장 때에 노회찬에게 보낸 화살 또한 노회찬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된 배경이 노원병에서 홍정욱에게 낙선했기 때문이고, 그 표를 나눠 먹은건 현 노원구청장 김성환에게 있다는 진실은 외면한 채 말이다. 정치인의 인지도를 쌓기 위한 출마는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은 구청장이 되기까지 험란한 길을 걸은 김성환의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매번 선거 때마다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가 바로 식어버리는 화두는 선거제도다. 이번 선거에서도 100분토론 등 TV에서 다루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는 소선거구 병립식 비례대표제다. 이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서 지역구에서는 1등만 살아남고 비례대표는 전체의석 300석의 18%인 54석에 불과하다. 전체의 국민의 민심을 반영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42.8%를 득표한 새누리당이 128석이 아닌 152석, 민주통합당이 36.5%를 득표하고도 110석이 아닌 127석으로 득표율에 비하여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였고, 통합진보당의 경우 10.3%에 해당하는 31석이 아닌 13석에 불과한 의석을 차지하며 원내교섭단체로의 진입에 실패하였다. (주 : 3%미만을 차지하여 무효가 된 정당의 지지율은 계산의 편의를 위하여 적용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에서 주장하던 선거제도인 독일식 소선거구 병용식 비례대표제였다면 야권이 과반의석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리고 불편한 연대에 따른 갈등 또한 없었을 것이다. 조기숙 교수가 선거기간 주장했던 선거제도에 대한 거론이 다시 정치권에서 다뤄지길 바란다.

우리나라에 맞는 선거제도, 과연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맞는가?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도 민의에 대한 의석을 공정하게 배분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거제도이긴 하지만, 정책구도의 정치판이 아닌 인물구도의 정치판에서는 줄서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선거제도엔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대선거구제 선호식 비례대표제(가칭)를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 지역구를 없애고 전국후보만을 낸 뒤 찍고 싶은 정당과 그 후보의 번호를 유권자가 뽑는 방식이다. 그럼 그 정당의 득표율만큼 의석을 차지하여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후보부터 당선되는 방식이다. 이는 당내 경쟁을 촉진시키고,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정치인들은 더욱 노력해야만 당선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당선이 된 적이 없는 출마자는 일정 %만큼 정당명부식으로 우선당선될 수 있게 어드밴티지를 제공하여 진입장벽을 좁힐 수 있다. 당선되고 난 후에 정치활동에 미진한 정치인들은 자연적으로 퇴출될 수 밖에 없다. 이는 지역갈등을 해결하는 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며, 국회의원이 행정과 입법의 모호한 위치에 있던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선진정치문화는 제도의 개선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승자독식의 제도에서는 양당구도로 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고인물이 썩어가는 과정을 보게 되며, 지금이 그런 과도기라 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비방이 아니라 희망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또 하나의 파쇼가 아니라 대안이다.
이에 대하여 정치권은 말로만 하는 변화, 혁신이 아닌 진정한 혁명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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