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언론의 ‘신천지 마녀사냥’

피해자 죄인, 가해자 의인 만드는 이상한 교계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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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환(revolution14)등록 2012.04.20 13:57
부부싸움 중 아내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 교계언론의 보도행태에 논란이 일고 있다.

숨진 아내가 소위 한기총에서 '이단'이라 불리는 교단 '신천지'에 다녔다는 이유로, 사건의 본질은 간 데 없고 살해한 남편이 피해자라는 식의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허모 씨는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부부싸움 도중 아내 전모 씨(50)를 목졸라 숨지게 했다. 서울 중앙지검 형사 5부(부장검사 고기영)는 같은 달 22일 허 씨를 살인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사건 발생 한 달이 넘은 지난 17일 구속된 허 씨의 두 딸 은아(30, 가명), 은지(28, 가명) 자매는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소장 신현욱) 주최로 오금동 소재 교회에서 기독교계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연 교회는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의회 이덕술 소장이 시무하는 교회로 해당 장소에는 이덕술 소장도 함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두 자매는 "부모의 갈등에 종교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수습을 위해 어머니(전 씨)가 출석했던 신천지 교회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를 알게 돼 신현욱 상담소장을 만났다"며 기자회견 배경을 밝혔다.

한 기독교계 언론이 아내를 살해한 사건의 본질은 뒤로 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를 비난하는 위주의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관련 이미지 갈무리). 이단 규정에 대한 법은 없으며 기준은 해당 종교의 경서가 기준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손성환


자녀의 기자회견까지 이어지자 교계언론은 일제히 '남편 허 씨가 전 씨의 전도 강요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아내를 살해했다'며 '신천지로 인해 가정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금번 교계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교계언론이 '부부싸움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신천지 측의 입장을 배제한 체 '신천지 마녀사냥'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18일 기자가 만난 신천지 관계자는 "사망한 전 씨가 또 고통을 당하는 것 같아 교회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어도 해명을 하지 않으려했다"며 허 씨 자녀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관련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신천지 관계자는 먼저 허 씨의 자녀가 기자회견에서 "어머니가 새빛교회 출석 당시 교회 마이크 구입비로 1800만 원을 헌금해 아버지와 갈등을 빚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신천지에서는 모든 헌금내역을 전산장부에 정확히 기록하고 있으나, 전 씨가 헌금했다는 1800만원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당시 교회 담임이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 신현욱 씨였다"고 말했다.

그는 "신현욱 씨는 신천지 새빛교회 담임이자 교육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성도들의 헌금 등 공금을 개인명의 통장에 입금시켜 횡령한 의혹을 받았으며, '신천지 총회장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해 신천지에서 출교된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씨는 출교 후 신천지 성도 강제개종과 이단상담으로 수입을 얻고 있는 사람"이라며 "도덕적 신앙적으로 문제가 있어 신천지에서 출교당한 신 씨가 기자회견을 주최했다는 점에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자녀들의 주장대로 전 씨가 1800만 원을 교회 마이크 구입비용으로 헌금한 것이 사실이라면, 당시 교회담임으로 재직하면서 전 씨에게 과도한 헌금을 요구했거나, 헌금내역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은 신 씨는 허 씨 가족의 가해자"라고 성토했다.

그는 "신 씨가 아버지의 형량을 낮추고 싶어 하는 자녀들의 마음을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이번 기자회견을 자신이 운영하는 이단상담소 홍보계기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자녀들이 기자회견에서 허 씨와 전 씨의 갈등 계기가 됐다고 밝힌 1500만  원 사기피해 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전 씨가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자, 교회에서 금지한 다단계 사업에 참여해 빚어진 일로 관련자들은 징계를 받았으며 그 일은 교회에서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녀들이 기자회견에서 "사건 전날 신천지 신도들이 한 시간 동안 문을 두드리며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불러내려했고, 결국 아버지는 방에서 나와 한 시간 동안 신천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신천지 관계자는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1시간 동안 문을 두드린 적이 없으며 약 5분간 남편을 설득해 함께 가정예배를 드렸다. 이날 분위기도 상당히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전 씨가 남편의 술과 폭력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남편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에 전도를 꼭 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는 "허 씨의 다리도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입은 상해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기자는 어렵게 허 씨의 큰 딸 은아 씨와 통화할 수 있었다.

딸 허 씨는 금번 사건 원인에 대해 "평소에 부모님이 종교 갈등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교회에 1800만원을 준 사실에 대해서 확인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통장을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천지 측에서 한 시간 동안 문을 두드리며 아버지를 불러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자신은 당시 현장에 없었고 동생이 (뒤늦게) 왔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사건이 보도된 후인 지난달 23일 기자가 전 씨가 일했던 가게 주변 주민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평소 남편 허 씨는 온순한 성격이었으나 술을 자주 마셔 이로 인한 부부간 언쟁이 잦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교계언론은 일제히 금번 사건의 피해자 전 씨가 마치 신천지 광신도였던 것처럼 몰아가며 신천지를 문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전 씨는 생업에 종사했고 남편이 교회 출석을 싫어해 예배만 겨우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교계언론이 악의적으로 모든 정황에 신천지를 끌어들이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마저 '이단이니 죽어 마땅하다는 식'으로 욕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회 신도가 죽은 것도 너무 가슴 아픈데, 망자를 서슴없이 비난하고 이를 통해 신천지를 매장하려는 교계언론의 보도행태가 너무 어이없다"고 덧붙였다.

한 기독교계 언론이 아내를 살해한 사건의 본질은 뒤로 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를 비난하는 위주의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관련 이미지 갈무리). 이단 규정에 대한 법은 없으며 기준은 해당 종교의 경서가 기준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손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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