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항선 철로변 나무꼭대기의 아찔한 작업현장

이 보다 더 극한 직업이 있을까?

검토 완료

임종만(limjm)등록 2012.05.01 16:42
먹고살기위해서 일한다 하지만 이 일을 하므로써 보람을 찿아 인생의 활로를 개척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에 비해 받는 임금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흔히들 말하는 바닥을 기고있다. 그러나 이분들은 이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수십년간 해 온 이 일을 못하게 할까봐 전전긍긍이다. 한마디로 이분야 전문가들이고 이 일이 인생이다.

이분들이 바로 도시의 아름다움을 유지해 나가는 파수꾼인 녹지공원관리원들이다. 이 분들만 보면 늘 숙연해 진다. 시민들은 이 분들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설령 안다해도 그 가치를 폄하 할것이다. 앞으로 거리에서 공원에서 이분들을 만나면 정말 따뜻한 고마움을 표해도 좋을 듯하다.

얼마전 회원동 철길시장에서 인근 은행나무가 너무 키를키워 바람이 불때면 늘 불안하다며 태풍이 오기전 이 나무를 잘라 달라는 민원이 있었다. 현장에 가 보니 누가 언제 심었는지 알 수 없는 약 20미터 키의 은행나무 3본이 철도변 한 공간에서 자리다툼을하며 우뚝서 있었다.

당장 쓰러지거나 사고를 낼 나무는 아니었지만 이대로 두었다간 키를 더 키워 인근 상인들을 위협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이 나무 바로 아래는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도 있고 주변은 노상시장이고 옛날 모습 그대로 오래된 집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었다.

시민이 불안에 떨고있는데 업무소관을 두고 말 할 처지도 못되었다. 사실 이 나무는 철로변 철도부지에 서있어 엄밀히 따지면 철도시설관리공단에서 처리해야 한다. 비좁은 시장안이라 차량진입은 물론 작업시 위에서 떨어지는 나무 잔해로 인한 안전사고가 가장 우려되었다.

이렇게 큰 나무를 제압하려면 최소한 5톤 크레인을 임차하여 작업에 투입하여야 하지만 여건은 그렇지 못하였다. 결국 합포구에 있는 1톤 크레인을 협조 받아 현장에 배치시키고 높은 고공작업 이력이 있는 전문인력인 녹지관리원 아저씨들이 투입되었다. 정말 순간순간이 긴장되고 위험한 작업이었다.

현장에 투입된 1톤 크레인은 여건상 나무높이의 반이상 올릴 수 없었고 나무의 꼭대기 부분은 직접 사람이 나무에 올라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작업은 경험있고 숙련된 사람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작업이다.

넓게 퍼진 가지를 조금씩 조금씩 잘라서 내렸다. 물론 가지를 내릴 때는 낙지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지를 끈으로 묶고 자른 다음 천천히 내리는 방식을 택했다. 때문에 작업은 더디어졌지만 한 순간도 안심 할 수 없었다.  고지 절단작업은 서서히 원하는 형태로 모습을 갖추어 갔다.

높은 나무위에서의 작업은 두 다리로 나무를 휘감고 한팔은 나무를 잡아야 하며 한손으로 톱질을 해야하는 극한작업이다. 자칫 작업을 하다 실수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죽을 수도 있는 높이다. 또한, 자른 나무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나무에 지탱하고있는 다리라도 친다면 바로 추락사를 당한다.

다행히 원하는 작업을 아무탈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이를 지켜보는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은 작업이 마무리 되고서야 긴장을 풀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침에 시작한 작업이 점심때가 되어서야 끝났다.  이를 고맙게 여긴 회원1동과 회원2동에서 고생한 사람들께 따뜻한 점심을 대접하므로 따뜻하고 훈훈한 마무리가 되었고 이 동네 주민들과 시장상인들은 쾌쾌묵은 숙원사업을 하나 해결하였다.

이렇듯 우리의 도시는 이 분들이 있기에 아름다움을 유지 할 수 있고 일정부분 시민의 안전도 커버한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처우는 바닥이다. 시민은 물론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오늘도 이들은 작은 임금에 길거리에서 도시락을 까먹으며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땀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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