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등학교 일진과 인터뷰

초등학교 내 일진회 존재와 학교폭력의 실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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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총(yooec86)등록 2012.05.27 10:04
어느 초등학교 일진과 인터뷰

지금 대한민국은 학교폭력의 시대

초등학교 학교생활 모습 초등학교 내에서도 조직적으로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 유은총


지난 4월 12일 경북 영주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학교폭력에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 했다. 올해들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학교폭력이 계속 이루어 지고 있다. 학교폭력을 주도하여 왕따를 만드는 학교폭력써클 '일진회'에 대한 위험성과 폭력성의 농도가 짙음을 확인한 정부와 학교는 급급하게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설립하고 문제의 학교 교내에 경찰을 배치하여 학교폭력 예방활동 및 문제학생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학교폭력을 막는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취재를 통해 '교내경찰배치'에 대한 미흡한 활동이 확인 됐으며, 교내경찰에 대한 학생들, 특히 문제의 학생인 '일진회' 학생들의 인식에 대해 자세히 알수 있었다. 그리고 학교폭력의 '뿌리'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넘어 초등학교부터 학교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뿌리깊은 학교폭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라는 질문을 을 던진다. 사건이 터져야 수습에 급급한 정부와 학교측의 모습인 1차적인 '피해'와 '사건'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학교폭력이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으며, '폭력에 물든 아이들(가해학생)' 그리고 '피해를 받고 있는 아이들(피해학생)'을 어떻게 사회에서 바라볼 것이고 보듬어 주어야 하는 지 질문을 던진다.

나는, 초등학교 일진이예요

지난 12일 경기도 K시 K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교 일진회 일원'이라 불리는 6학년 여학생 김다영(가명)을 만났다. 긴장한 김양 처음에 경계하는 눈으로 대하였지만 인기 아이돌 가수와 드라마 이야기를 30여분 간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양은 오랜시간 굳게 닫힌 입을 열고 '초등학교 일진회'에 대해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먼저 김양은 교내에 있는 '계급제도'부터 설명해 주었다. 반에는 3 등급으로 나눌수 있는데 첫째가 '일진'(반에서 10명으로 핵심 일진1명과 예하부하9명), 일반(평범한 학생 15명),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로 속칭 '진따(일진학생들이 괴롭히는 아이들 5명)'라 불리는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12살 아이들의 세계에도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있었다. '계급제도'를 듣고 본격적으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갔다.

- 학교에서 활동하는 '일진회'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되니?  
"주요 핵심 멤버는 16명이다. 6학년에서는 말이다. 이들이 각반에 1명 내지 2명이 위치하게 되는데 그 밑에 졸개(부하)들이 많게는 10명, 적게는 6명이 붙는다."

- '일진회'에는 어떤 애들이 가입하니?
"잘 노는 애들이 가입한다. 싸움도 잘하고 어디가서 부끄럼 당하는 거 싫어하는 애들이다. 공부를 못하지는 않지만 잘하지도 않는 편이다. 그보단 잘 놀고, 잘 싸워야..."

-'일진회'는 주로 어떤 애들을 괴롭히니?
"일단 싸움잘하는 애들을 괴롭힌다. 우리는 잘 싸우는 걸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리고 우리보다 튀는 행동을 하는 애들을 싫어한다. 옷을 잘 입거나 잘난 체하는 애들은 대놓고 괴롭힌다. 그리고 더럽고 찌질한 애들을 괴롭힌다."

- 그럼 그 아이들을 어떻게 괴롭히니?
"바지를 벗기거나 시간 날 때 마다 때리고 욕한다. 물건을 뺏지는 않는다."

-애들을 괴롭히고 나면 미안한 마음(죄책감)이 안드니?
"전혀 들지 않는다. 도리어 괴롭히고 나면 재밌다."

- 중학교에 곧 입학하는데 중학교때도 '일진회'를 할거니?
"중학교 일진선배들이 '스카웃'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친구들은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일진으로 생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진을 시작한 이유는 힘센 척하고 싶고, 든든한 '빽(배경, 보조자)'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을 뿐이지 뉴스에서 나오는 그런 학생이 되고 싶지 않다."

초등학교 일진과 시간을 보내며...

일진조직 있는 해당 초등학교 학교교사와 교내경찰은 조직이 있는지 모르고 있다. 하지만 주변 초등학교에는 '일진회'가 있음을 알고 있다. ⓒ 유은총


초등학교 주변에 설치된 지킴이 함 지킴이함이 공연한 장소에 설치되어 피해자가 신고하기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 유은총


이밖에 김양과 오랜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폭력의 사각지대가 바로 교내라는 것을 알았다.
특히 교사와 교내경찰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다. 교사들은 대부분 일진회의 존재를 모르고 있으며 학교폭력근절 활동으로 주기적인 설문조사를 할뿐 그밖에 특별한 활동이 없다고 김양은 말했다. 설문이후 결과가 일진회의 귀까지 알려지면 밀고자를 찾아 '왕따'로 만들기 때문에 제대로된 설문조사가 될수 없다. 그리고 교내의 1명에서 2명 배치되어 있는 교내경찰의 경우 일진과 일반 학생들에게 '투명인간'으로 통한다고 김양은 말했다. 기본적인 질서유지(싸움현장을 말리는 행위)를 위한 순찰을 한다. 그 외 벌점제도가 있어 높은 점수를 받으면 강제퇴학이 된다고 하며 나머지 체벌로는 교내청소와 반성문 작성이었다. 김양에게 강제퇴학당한 학생이 있냐고 물었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양을 통해 들은 학교와 교내경찰의 활동은 사건이 발생에 대한 처리일뿐 차후 일어날 폭력에 대한 관리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실질적인 학교폭력에 대한 개선활동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불어 '중·고교 일진회 활동'만이 아니라 '초등학교 일진회 활동'에도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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