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위기를 직시하고 빨리 수습해라.

어물쩡거리며 적당히 넘기려다가는 두고두고 악재가 될 것이다.

검토 완료

전순홍(bird21)등록 2012.06.04 11:12
민주당 임수경 의원이 한 탈북자와 벌인 취중 소란이 새로운 의제가 되고있다. 그 것이 의제가 되고있는 이유는 남북한의 첨예한 대치상황 때문이고, 남한 주민으로 북한을 다녀오면서 통일 과정에 큰 획을 그은 바 있는 임수경이라는 인물의 상징성 때문이다.

그런데, 정황을 보자니 수상한 점들이 눈에 띈다.

임수경 의원과 취중시비를 벌였던 탈북자의 행태댜. 그는 "우리 북한에서는...", 어디 수령님(이) 명하지 않은 것을..." 이라고 하면서 임수경 의원 일행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영 이상하다. 맞지 않는다. 북한이 싫어서 목숨걸고 탈출한 사람이 "우리 북한"이라고 하다니. 더구나 남한 사회에서 인정받고 보호받으며 살아야 할 사람이 남한 사회에서 절대금기로 되어있는 "북조선 수령님"을 운운하다니. 그는 그 말을 농담이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리 농담이라고 둘러댄 들, 낮선 땅에서 몸조심 입조심 등 온갖 조심하면서 살아야 할 탈북자로서는 도무지 맞지 않는 언동이다.  

더구나 그 탈북자는 녹취록이 있다고 했다 한다. 이건 정말 더 수상하다. 임수경과의 충돌이나 시비를 미리 예상했다는 것인가 ? 취중에 우연히 서로 흥분하여 벌어진 시비라면 과연 녹음할 생각을 할 정신적 여유가 있었을까 ?  미리 예상하고 대비하지 않았다면 어려운 가능성이다. 이런 정황들은 사전에 기획된 시비와 충돌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이런 점을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한 문제는 임수경 의원과 민주당이다.

사기피해자는 사기꾼과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사기피해자는 상식과 정도를 넘어선 이득을 바랐기에 사기꾼에 넘어간다는 거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사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수경 의원이 왜 이런 시비에 휘말렸을까 ?

그는 자신이 말한대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처음 본 낮선 사람과 취중 시비를 벌이다 흥분하여 육두문자를 써가며 고래고래 싸운 것이다. 이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 국회의원이 아니라, 평범한 생활인이라 할지라도 수준이하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가 보인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디서 근본도 없는..." 그가 탈북자를 향해 했다는 말이다. 근본을 따지는 것은 봉건왕조 시대부터 내려오고 있는 철저한 계급의식이다. 보수정당도 아닌, 진보 혹은 중도정당을 지향한다는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는 도무지 어울리지도 않고 맞지 않는 의식 상태다.

그 뿐만이 아니다. " (감히)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이 것도 참 심각하다. 임수경 의원은 이제 갓 초선의원이다. 국회의원이 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어느새 국회의원이란 특권의식에 절어있는 것이다. 이런 그가 한해 두해 세월이 더 가면 어떻게 될까 ?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민주당이 할 일은 두 가지다.

첫째, 이번 일은 임수경 의원의 성격이나 행태등 그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누군가 혹은 모처에서 미리 기획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임 의원과 시비를 벌인 그 탈북자가 최근 몇달동안 군부대를 돌면서 안보특강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그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래서 이번 일의 기획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내야 한다.

둘째, 설령 이번 일이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일이라고 해도 임수경 의원과 민주당의 과오가 묻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탈북자를 멸시하는 의식을 가진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공천하고, 처음 본 낮선 사람과 공개된 장소에서 육두문자를 써가며 취중소란을 벌일 정도의 소양을 가진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공천한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볼 낯이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납작 엎드려서 겸허하고 진솔하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더구나 이 일은 남북한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삳황에서 불거진 일이다. 북한은 한국 정치에서 변수가 아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한국정치의 상수인 것처럼, 북한의 존재도 한국정치의 상수다. 그래서 이 문제를 별 거 아닌 것으로, 그냥 파문을 최소화하려고 어물쩡 넘기려 하다가는 두고두고 후회하는 악재가 될 것이다.

대선을 불과 반년 남짓 남겨놓았는데, 새누리당과 보수 언론은 이 일을 절대 그냥 흘려버리지 않을 것이다. 두고두고 써먹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체 국민에게 민감한 문제가 걸려있고, 또한 이 사건 행태의 여러가지 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박힐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민주당은 냉엄하게 직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 일의 배경이나 맥락을 철저하게 조사함과 동시에, 어물쩡거리며 시기를 놓치지 말고 당 차원에서 대국민 공식사과하면서 수습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