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일찍 가면 꾸중 들어

지각하는 아이 혼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일찍 오는 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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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숙(lavigne)등록 2012.06.17 15:54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에게 3월부터 고민이 생겼다. 정확하게 말해서 그것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아이의 고민이었고 이후부터 내내 우리의 고민이 되었다.

작년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올해 담임을 맡으신 선생님은 8시 20분 전에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교실에 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확히 8시 40분이 되어야 교실에 들어갈 수 있고 그 전에 학교에 도착하게 되면 도서실이나 다른 곳을 떠돌아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날이 풀려 아침 기온도 그저 선선한 정도에 그치지만 학기 초에는 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을 교실 밖에 방치한다는 선생님의 태도를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해답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다만 선생님이 그런 지침을 세우게 된 배경을 이해하면서 선생님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긴 하지만.

민법 제755조는 책임무능력자를 감독할 법정의무자 또는 감독의무자에 갈음하여 무능력자를 감독하는 자에게 감독자의 책임을 지운다. 학교에서 일어난 사고의 발생을 미리 막아야 할 직무상의 주의의무가 교사에게 인정되고 교사에게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어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수많은 판례가 존재한다.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전 생활
관계에 미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라고 판례는 말하고 있으나 '밀접불가분'이라는 말만큼 두리뭉실하고 애매모호한 말이 없다는 점,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매일매일 일어나는 현시대에 '예측가능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있기는 하겠는가 하는 점등을 생각해 보자면 교사들이 겪고 있을 강박증이 상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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