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가 환자에게 말해주는 ‘포괄수가제’이야기

- ‘포괄수가제’에 환자(국민)인식과 의사입장에서 본 ‘포괄수가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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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총(yooec86)등록 2012.06.18 21:09

포괄수가제 시행을 앞두고 환자들은 앞으로 포괄수가제로 앞으로 다가올 의료대란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 유은총

 다음 달 1일부터 확대 실시하는 '포괄수가제' 시행에 있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사이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포괄수가제'란 맹장, 백내장, 치질, 탈장, 편도, 제왕절개, 자궁제거 수술을 포함한 7가지 진료의 경우에 일정한 액수의 진료비를 매기는 그런 제도를 말한다. 특히 이번 '포괄수가제' 갈등에 있어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인 국민이 부담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안과의사협회가 백내장 수술 거부를 선언한데 이어서 산부인과, 외과, 이비인후과도 수술거부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포괄수가제'에 대한 반대의견이 의료행위거부라는 행동으로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환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환자들이 인식하는 '포괄수가제'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20명의 시민 중 6명은 '포괄수가제'에 대해 '잘모른다'는 답변을 했다. 그리고 13명의 시민은 '저렴한 가격으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포괄수가제에 대해 잘모른다는 답변을 한 6명을 시민을 제외한 14명의 시민에게 다시 '포괄수가제 시행에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한 결과 11명의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3명의 '시행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일부적 조사였지만 아직 포괄수과제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인식의 부족함이 드러났다. 제도시행에 찬성의견을 보인이수연(27)씨는 "포괄수가제가 저렴한 가격의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으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표면적으로 보이는 '포괄수가제'의 장점처럼 국민건강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환자의 입장에서 금전적인 점에만 중점을 두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다시 경중을 논해야 할 것으로 본다.  

  

 

환자, 젊은 의사를 이야기하다

 

 지난 13일부터 16일에 이르는 3박 4일간 전북 남원에서 내과의로 근무하고 있는 젊은 20대의사인 L씨와 '포괄수가제'에 관해 열띤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적 이슈지만 환자들이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포괄수가제'시행과 위험을 환자와 의사,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나눴다.

 

 포괄수가제에 대한 의사L의 입장은 시행반대였다. 그는 포괄수가제를 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악법이라 했다. 환자치료에 있어 좋은 약품과 재료를 처방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행위라 했다. 시행된다면 의사들은 금전적으로 마진을 맞추기 위해 저가의 카피약을 쓰게 될 것이라 했다. 의사의 금전적인 손해보다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떠맡는 피해가 클 것이라 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치료의 목적은 완치인데 카피약 사용에 있어서도 완치할수 있으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의사 L은 "정품약은 최초개발자가 FDA승인을 획득한거고 흔히 오리지날이라고 말한다. 카피약은 특허기간이 지난 후에 같은 성분으로 만든 것인데 가격의 차이가 발생되는 이유는 제조방법의 차이와 원재료의 질의 차이에 있다. 본인이 현재 진료해보면서 느낀 사실은 확실히 카피약은 저가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효능도 적고, 부작용도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말하는 '고급 의료서비스'에 대한 질문에대한 설명으로 "고급의료 서비스는 비싸지만 수술방법등에 고도의 노력과 안전성을 요하며, 부작용이 적고 회복기간이 빠른 것을 말한다. 유착방지제 및 고급 항생제를 사용하여 합병증 발생을 방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포괄수가제 시행이후에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했다.

 

환자를 위한 '포괄수가제'..정말?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다가올 의료문제에 대해 병원은 마진을 맞추는 경향을 보일 거라며 '충수염 수술(맹장수술)'을 사례로 들어 말했다. "복강경 수술(개복하지 않고 수술하는 것)보다는 개복수술(메스를 이용한 환부를 째서 하는 수술)로 할 것이다. 수술 가운 및 기구들을 재사용한다. 멸균소독을 하기때문에 재사용을 하는 것이 결코 불법이거나 위해가 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저렴하기 때문에 할 것이다. 복강내 염증질환의 수술시 20만원 가량의 유착방지제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수가가 맞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제외하게 된다. 이로써 발생할 수 있는 추후 장기유착 및 염증은 고스란히 환자가 떠맡는다. 마지막으로 수술후 봉합을 할때 외국에서 널리 사용하는 고급 실을 사용하지 않고 저가 화이트 실크만을 사용한다. 개복수술을 받았으니 당연히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추후 경과를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 또한 수가가 맞지 않으니 조기퇴원 후 외래 내원등으로 돌리게 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신이 환자라면 동네의원을 가겠는가? 서울 아산병원을 갈 것이다. 모든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다른 수술을 대기하는 환자들은 밀리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수많은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대형병원으로썬 막대한 인력낭비와 수많은 컴플레인(불만)을 감수하면서까지 치료할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환자의 눈에는 의사들의 포괄수가제 거부 모습이 '금전적 이익 챙기기'로 보인다는 말에 의사 L은 "솔직히 말해서, 의료계는 적응 할 수 있다. 의사도 사람이니까 그에대한 꼼수는 언제든지 만들어 낼수 있고, 돈이 안되는 수술은 전부 대학병원으로 돌릴 것이다. 그렇다면 손해보는것은 환자뿐이다. 정부는 의료비 절감으로 인한 큰 이득을 볼 것이다. 의사들은 원하는 방법으로 좀더 최신 지견에 맞게 치료를 하고 고급 기술을 사용하여 환자에게 만족을 주고 싶지만 오히려 수가보다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다면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하며 "포괄수가제가 적용이 되면 어차피 의사들끼리 경쟁이 붙어 더 좋은 서비스를 공급하려는 병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는 절대 안될 것이다. 포괄수가 대상 수술을 포기하고 대학병원으로 보내버리는 선택을 99%의 의사가 할 것이다. 비슷한 일례로 흉부외과를 들수 있다. 적은 수가 때문에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의사들이 줄고 있다. 레지던트 연봉을 교수급인 1억 이상으로 올렸지만 지금까지도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러다가 건강보험 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보험위주인 영리병원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솔직히 의료계는 큰 손해를 절대 보지 않는다. 포괄수가제는 환자가 손해보는 아주 막되먹은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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