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문화재단은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아이들에 대한 범죄행위인 '어린이 뮤지컬 공연을 당장 멈추라'

검토 완료

이성홍(cdstone)등록 2012.07.05 10:51
원자력문화재단이라는 데가 있다. 시민들이 낸 전기료로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원자력홍보에 1천1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썼다. 현재 연간 1백억원이 넘는 돈을 핵발전소 홍보비 등에 사용하고 있는 초법적 공룡단체이다. 그 중에는 핵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사업이 들어있는데 특히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나 행사가 많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지난 6월 13일부터 오는 8월 4일까지 '원자력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어린이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울진, 경주, 삼척, 영광, 부산 등 이른바 핵발전소 주변지역을 차례로 돌면서 대놓고 핵발전소를 홍보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아이들에게 핵발전소를 미화하고 환상을 심어주는 파렴치한 일을 벌이고 있다. [아래 공연일정 참조]

다음은 경주 서라벌 문화회관에서 첫 공연을 본 어떤 이의 소감글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핵산업계의 자화자찬 논리는 모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장면을 더 소개하면,
-원자력에너지로 전기를 만들면 방사선이 나오는데 그 방사선으로 병을 치료한다.
-김치 된장 고추장을 방사선으로 멸균하면 미생물이 죽어서 맛있는 우리 음식을 오래오래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상황: 저팔계가 음식을 잘 못 먹어 배탈이 났을 뿐인데 일단 엑스레이를 찍어 왜 아픈지 알아보자는 설정. 그리고 엑스레이는 원자력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 만들었다는 친절한 해설 등등 "

2회 공연을 기다리는 어린아이들 [사진제공 경주환경연 줏대님] 공연장 안팎으로 어린이집 차량과 아이들로 붐빈다 ⓒ 이성홍


어떠신가. 아무리 핵발전소 홍보가 급하지만 후쿠시마 핵사고를 코앞에서 목격하고 아직도 핵사고의 참화가 진행중임에도 백지상태의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이처럼 일방적이고 그릇되고 날조된 이야기를 통하여 무얼 심어주려는 것인가.
아니, 핵연료의 방사능물질이 병을 치료하는데 쓰인다고. 그것이 핵폭탄의 원료가 되고, 열화(劣化)우라늄탄이 되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그밖의 유럽과 아프리카의 분쟁지역에서 무차별적으로 투하되어 무고한 주민과 특히 아이들이 죽어가고 피폭의 후유증을 겪고 있음은 왜 말하지 않는가.

그리고 간장 된장 고추장같은 발효식품에 방사선을 쬐면 무슨 맛과 영양이 있는가. 방사선 조사식품의 위험성은 유전자조작식품과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제대로 규명된 바 없다. 그렇지만 방사선 조사량(照射量)을 제한하고 특히 어린아이들 분유나 유제품의 경우 그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엑스레이가 원자력에서 나온 방사선으로 만들어졌다니, 무슨 아이들 잡을 일이 있는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가장 두려운 것이 내부의 방사능물질이 대기로 퍼져 이에 피폭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가지고 엑스레이를 찍는다고. 뿐만인가. 엑스레이도 진료와 치료를 위하여 불가피하게 사용하기는 하지만 방사선의 일종이 분명하고 다량으로 쬐이게 되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음은 다 아는 사실 아닌가. 특히나 어린아이들의 경우 가급적 방사선촬영을 금하거나 제한하는 이유가 뭔가.

원자력문화재단의 어린이뮤지컬을 통한 핵발전소의 홍보 이유가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한 세상을 위한 것이라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요령과 기본지식을 숙지시키는 일 또한 그이들의 할 일일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앵무새같은 핵발전소의 일방적인 선전을 넘어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은폐하고 심지어 날조하는 일은 어린아이들을 기만하는 파렴치하고 반교육적인 행위를 넘어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해당 시군구의 경우 공연장을 빌려주고 이의 관람을 부추기고 있으며 해당지역 어린이집들은 이를 보려고 줄을 설 정도란다. 다시 한번 소감글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친다.

"첫 공연의 관람대상은 모두 어린이집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공연장 밖에는 2회 공연을 보기위해 수많은 어린이집 아이들이 모여 있었고 이런 식으로 경주시의 모든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무료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중략)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아이들과 왔냐고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그냥 관람계획이 잡혀 있어서 아이들과 왔다는 것입니다. (중략)
정말 나쁜 사람들입니다. 월성, 고리, 삼척, 영덕 등 핵발전 관련해서 첨예한 대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동심'을 볼모로 잡아 핵장사를 하는 정말 정말 나쁜 사람들입니다."

어린이 뮤지컬 공연일정 울진, 경주, 삼척, 영광, 부산 등 핵발전소 지역 어린아이 대상이다 ⓒ 이성홍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내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