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서 사는 너의 꿈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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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gosodom)등록 2012.07.12 14:22
 "I have a dream~"(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약속 이후에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흑인들의 인권상황을 보면서 1963년 8월 워싱턴 DC 링컨기념관에서 가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문 중 일부다. 그는 모든 인류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것을 바랐고 특히, 흑인들이 사람답게 살기를 꿈꿨으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삶을 살았다.

2002년 6월, 대한민국에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바로 월드컵축구경기 때문이다. 응원에 나선 이들의 감동문구가 많이 있었지만 그중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은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우리나라는 그해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온 국민의 바람대로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온 국민의 하나 된 꿈과 훌륭한 지도자와 그리고 선수들이 있었다. 이후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표현은 국민들에겐 암묵적으로 긍정의 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누구든지 꿈을 꾸고 이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무슨 꿈을 꾸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멸하겠다는 꿈을 꾸었고 아우슈비츠 등 수많은 곳에서 그 꿈을 이루어(?) 나갔다. 1961년 5월과 1979년 12월 대한민국, 별을 두 개나 단 군인들의 꿈이 이루어졌다. 이후 남산과 남영동에서도 많은 이들이 그들의 꿈을 지속시켜 나갔다. 대한민국이 100억불 수출을 꿈꿀 때 청계천에서 한 청년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폭력은 물론이거니와 쏟아지는 최루탄과 총탄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학생들은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초개 같이 버렸다. 또 1987년 6월에도 역시 그랬고, 또 최근 2009년 1월 찬 겨울 용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불속에서 산화됐다.

또한 대한민국은 세계 각지에서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오면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기도 하다. 물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많은 '블랑카'(?)들이 양산되고 손발과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각양각색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이다. 
최근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박근혜 전대표가 선거구호를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정했다고 한다. 대통령후보라는 공인의 입장을 가진 그녀가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또는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꿈을 담은 표현이 아닌 굳이 '내'라는 1인칭 표현을 썼다. 박 후보가 5천만 국민을 개인화해서 표현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기가 미묘하다. 지난 번 대선에서 실패했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말이니 어찌 순수하다고만 여길까? 이는 단순히 대통령이 되는 것을 꿈이라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아가 또 다른 꿈이 있는지...알 수 없다. 다만 그 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또 다른 꿈을 꾸어야 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남산이나 남영동에 가는 일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며 최루탄의 포화나 자신의 한숨 속에서 산화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지리산을 꿈꾸는 자는 지리산으로, 카미노를 꿈꾸는 자는 카미노로, 존 뮤어 트레일을 꿈꾸는 자는 존 뮤어 트레일로 향하기 마련이다. 정복과 정벌을 꿈꾸는 자는 정복과 정벌에, 희생과 봉사를 꿈꾸는 자는 기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나는 오늘 너에게 묻는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서 사는 너의 꿈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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