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한 세상 속의 중독, 바로 당신의 이야기

사람이 만든 기계가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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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choejy89)등록 2012.07.23 09:46

날씨 좋은 날, 자전거타고 길을 가다 앞의 사람이 길목을 막아 클러치를 울린다.

그러나 쉽게 미동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좁은 골목길에서 차가 접근할 때도 이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중에도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있다. 이제는 휴대폰이 전화와 문자기능만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하는 SMART한 세상에 살고 있다.

 

가족 간에 얼굴 마주하며 식사하는 가정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추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1,048명을 대상으로 '가족 간 대화시간'에 관해 설문하였는데. 하루 30분미만이 39.3%, 1시간이 40.7%, 2시간 이상이 20%로 대화시간 1시간 이하인 가정이 대부분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뽑는 것이 바로 스마트 폰인데, 이제 휴대전화는 전화와 문자, 그 이상의 능력을 갖춘 '내 손 안의 PC'이다.

 

직장인 김모(52)씨는 "일주일에 하루 점심은 꼭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다들 사는 게 바쁘다보니 아이들과 얼굴 마주하고 대화할 시간도 없더라고요."라며 가족 간 대화시간이 줄어든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얼마 전, 스마트 폰 때문에 대화가 단절된 가족의 이야기가 KBS의 한 예능에서 소개되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직접 보지 않고 스마트 폰을 통해 가족끼리 대화를 한다는 소식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스마트 폰 누적 가입자 수 3000만 명의 시대, 과연 기계가 스마트해진 게 좋은 현상일까?

스마트 폰이 확산됨에 따라 SNS활동도 활발해져 각계계층의 사람들이 대중들과 소통하기 쉬워지기도 했고, 이를 잘 활용하여 마케팅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날씨, 뉴스, 버스 및 지하철 도착시간 등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앱 개발을 하는 1인 기업이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도 했다.

 

휴대폰이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기 전에도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도 자주하곤 했다. 하지만 휴대폰이 보급화되면서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취하는 등 직접 마주할 기회가 적어진 것도 사실이다. 기술이 진보하는 데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현대인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준다. 주변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 폰이고 본인만 2G폰을 쓴다는 박모(18)학생은 "친구들이 저만 빼고 카카오톡을 하는데, 좀 소외된 느낌이 들긴 해요. 그래서 저도 다음 달에 스마트 폰으로 바꿀 거예요."라고 했다. 기계는 사람이 만드는 것인데, 사람이 기계에 구속되는 주객전도된 현실이다.

 

이제는 식사시간에도 수저와 함께 스마트 폰이 옆에 놓여있고,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은 교과서 옆에 스마트 폰을 두고 펜 대신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중독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제는 손 안에서 해결하는 스마트 폰 중독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지하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손 위의 휴대폰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화면 작은 휴대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손, 목, 눈 등의 건강상의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세상은 기계가 사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곳이다. 스마트 폰의 적당한 사용으로 건강도 지키고, 직접적인 인간관계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대폰에 의존하지 않고 업무시간 외에는 잠시 떨어져 생활하도록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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