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새벽 영강체육공원에서 생활체조를 지도하고 있는 이경희씨(가운데 붉은옷) ⓒ 전재수
한~나, 두~울, 세~엣, 넷!
매일 새벽 6시부터 7시까지 한 시간 동안 영강체육공원을 들썩이게 만드는 우렁찬 목소리는 문경시보건소에서 운동처방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경희씨(36)가 생활체조를 가르치면서 붙이는 구령이다.
4월부터 10월까지, 지난 2008년부터 5년째 체육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생활 체조를 가르치고 있는 이경희씨는 에어로빅과 보디빌딩, 스포츠 댄스 등 다양한 종목의 강사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파워우먼이다.
이경희씨는 운동관련 보건 교육을 나가서는 늘 참석한 시민들에게 로또를 한 장씩 선물한단다. 다름 아닌 건강 로또를.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로또당첨은 건강입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세요"라는 당부를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다 여성으로서는 말하기 다소 쑥쓰러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 위해 운동합시다!"란 말도 거침이 없다.
매일 새벽 체육공원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생활 체조는 어르신들에게 맞도록 국민건강체조와 각종 댄스 동작을 응용해 이경희표 체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생활체육에 필이 꽂혀 다소 늦깎이인 23살에 생활체육학과에 진학해 체계적으로 생활 체육을 전공한 이씨는 체조를 가르치는 것에 어려움은 없느냔 질문에 오히려 자신이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경우가 더욱 많다고 겸손해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체육공원으로 나서면서부터 스스로 자신감과 자부심, 자존감도 얻고 건강에 대한 나름의 철저한 규칙도 스스로 챙긴다는 것이다.
"가끔 어르신들이 찾아와 운동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가?를 물어요. 그런 분들 대다수가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남들이 하는 그대로를 따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이를테면 무릎 관절이 좋지 않으신 분이 무리한 걷기와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은 경우지요. 이런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 방법을 안내해 주고 건강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것이 운동처방사의 일이랍니다."
운동처방사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직업에 대한 설명이자 '거름지고 장에 가듯' 무작정 따라하는 운동으로 자칫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보내는 이경희씨의 안타까움이다.
이경희씨와 매일 새벽 생활체조로 건강을 찾은 사람들도 많다. 29세로 결혼 5년차의 한 주부는 비만, 당뇨, 고혈압으로 고생하다 체조와 인연을 맺고 4개월 만에 체중감량과 다른 성인병의 개선효과도 있어 어렵게만 생각했던 2세를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이렇듯 이경희씨와 새벽에 만나 생활체조로 운동을 다지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이씨에게 고민과 바람도 생겼다고.
"신기에서 매일 새벽 자전거로 체조를 하기 위해 영강체육공원으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내에는 실내체육관, 중앙공원 등 3곳에서 무료 체조교실이 운영되고 있지만 읍면 지역에는 이런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체육공원내에 음향시설 등이 갖춰진 제대로 된 체조 전용 공간이 마련되면 시민 건강증진에 더욱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
▲ 시민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착한 마음씨만큼이나 사진 찍을 때는 얼짱 각도를 고집하는 신세대인 이경희씨다. ⓒ 전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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