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네팔대사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를 만나다.

새로운 나라 네팔, 내가 만난 네팔 사람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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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효(tiger3029)등록 2012.08.27 14:34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Kamal Prasad Koirala)씨는 초대 한국주재 네팔대사다. 그는 지난 2008년 부임해 2012년 3월까지 한국주재 초대네팔대사로 일했다. 그는 네팔 최고 권력의 위치에서 최장기총리를 지낸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Girija Prasad Koirala, 1925년~2010년)의 조카이다.

네팔역사에서 기리자 쁘라싸다 고이랄라 전총리는 그의 공과와 상관없이 주요한 인물이다. 그는 인도의 비하르에서 태어났다. 그는 2007년부터 사실상의 국가수반의 권력을 행사하였으며, 재임 기간 중인 2008년 5월 28일에 네팔은 공화국이 되었다. 그의 조카인 꺼멀 쁘라싸다가 한국의 초대대사로 부임한 것도 그의 영향력이 그만큼 존중된 일일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그의 큰아버지인 기리자 고이랄라가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2010년 고인이 되었음에도 그의 대사직이 그대로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기리자 고이랄라가 재임 중에 왕정이 폐지되었고 공산당이 실권을 잡았다.

사진 왼쪽 전 주한네팔대사 수원역 대합실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고 있는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전 주한 네팔대사 ⓒ 김형효


2008년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씨는 <사진으로 보는 네팔, 그림으로 보는 네팔>이라는 주제의 전시회에도 참석하여 수원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때 수원의 지인들과도 인사를 나누었고 지금도 가끔 그때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나는 지난해 12월 15일 네팔에서 한국전통혼례를 계획한 결혼식에서 준비 미흡으로 한복을 입고 네팔의 지인과 가족들에게 인사를 대신했다. 이제 4일 후 귀국길에 올라 한국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인사를 전하려 한다. 9월 15일에는 수원의 한 네팔레스토랑에서 네팔전통복식을 입고 네팔음식을 나누며 결혼의 예식을 대신하려 한다.

문지방을 드나들 때, 주의하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의 뜻을 기억한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으리라, 난 그중에 인사도 포함된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 한국으로 가기 전 네팔에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있다. 이틀 전 아침 난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선생의 집을 찾았다. 선생의 사위와 딸이 먼저 우리를 맞아 주었다. 네팔의 막강한 권력의 뒷배가 있었던 그들, 태어나면서부터 가문의 영광을 누리고 살았던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품에는 격조 높은 선비의 모습이 깃들어 있었다. 두 번 째 가정방문인데 처음과 다르지 않았고 언제나 편안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음씨 좋은 고향의 오래된 어른을 뵙는 기분이었다.

꺼멀 쁘라싸다 전 대사의 집 이틀전 아침, 난 전주한 네팔대사를 지낸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의 집을 찾았다. 그의 응접실에는 노무현 전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 오른쪽 벽에 액자가 걸려있다. 사진 왼쪽은 그의 딸, 그 옆은 나의 아내 ⓒ 김형효


시민기자는 먼저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그는 4년이란 기간 동안 한국에 대해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한국에 사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처음이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길게 살아보니 매우 좋아지더라. 부지런히 일하고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한다. 보통의 외국인들이 6일 걸릴 일을 한국 사람들은 그보다 더 빨리 한다. 내 생각에 한국 사람들은 세계에서 제일 많이 일하고 제일 빨리 일한다. 업무 시간이 끝나고도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한국 사람들의 능력은 매우 우월하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며 그의 인식이 크게 어긋난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난 우리 한국 사람들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제 좀 쉬어가며 일했으면 해서다.

다시 한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 당부 말씀은 없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이미 한국에 다녀온 네팔 사람들이 네팔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들은 예의도 바르고 매우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 그래서 그냥 지내고 오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알아서 배우게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네팔 사람들이 특별히 고집이 세지 않아서 한국의 새로운 것들을 잘 받아들일 것이다."

네팔한국문화센타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지난 7월 15일 필자가 펴낸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마단의 하늘>, 한국문화센타 주최 행사에 참석한 네팔 가수, 화가, 작가 등과 함께, 사진 오른쪽 앞줄 두번째 전 주한네팔대사 ⓒ 김형효


짧은 인터뷰를 대신한 그와의 대화 막바지에 우리의 결혼식에 네팔인 주례라 생각하시고 짧은 메시지를 부탁드렸다. 전 주한 네팔대사의 축사다.

"나는 두 사람의 결혼을 보고 매우 즐겁게 생각하고 축하한다. 한국에 김형효 씨와 먼주구릉이 결혼하게 되어서,/이제 세계는 하나의 나라와 다름없다. 이제 먼주 구릉의 모국은 네팔이고 집은 한국이다./두 사람의 집은 한국과 네팔에 있다. 이제 먼 나라가 아니다./먼주 구릉의 집이 있는 오컬둥가(사가르마타, 에베레스트 근처, 3일 걸림)에 가는 것이 얼마나 멀고먼가? 그렇게 카트만두에서 먼주 구릉 집에 가는 것 보다 한국에 가는 길이 더 가깝다./모국이 어디냐? 한국에 얼마나 많은 네팔사람들이 머물고 있는가?/그곳에 있는 사람도 네팔에 살고 있는 사람도 한국에 구릉족(구릉족과 결혼한 기자를 비유해 한국 사람을 대신한 표현)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네팔 사람 중에 한국에 처음간 사람도 구릉족이다. 이후로도 많은 구릉족들이 한국에 갔다./김형효 씨도 이제 구릉족이 되었다. 수천 년 전 부처님이 한국에 가신 것처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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