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법칙이나 이론은 우리가 직면한 경험적 상황에서 구체적인 예측(추정/정보)을 가능하게 해준다. 경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이론이기에 그렇다. 중력의 법칙은 피사의 사탑에서 떨어뜨린 물건이 어떤 속도로 언제쯤 바닥에 닿을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지구와 달의 운행에 대한 과학적 이론은 우리에게 개기 일식이 언제 이루어지는 지를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진화론이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핵심 원리는 '적자생존' 이다. 적합한자가 살아남는다는 의미이다. 이게 진화론이 말하는 진화의 과학적 원리이다. 이 이론에 근거해 우리가 경험적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측으로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앞으로 인간이나 어떤 생명체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갈 것인지를 예측하게 해 주는가. 아니면 그 생명체가 진화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예측(정보)를 제공해 주는가. 아니면 지금 모습으로 진화하기 이전의 모습에 대한 추정(정보)을 제공해 주는가. 적자 생존이라는 과학 이론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이런 식의 이론이나 법칙은 우리가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올림픽의 꽃이라는 마라톤에도 이런 법칙이 이다. 일명 '속자 우승설' 이다. 풀이 하자면 빠른 자가 우승한다는 얘기다. 누가 우승하는가. 빠른 자이다. 빠른 자는 누구인가. 우승하는 자이다. 전쟁에도 그런 법칙이 있다. '강자 승전론' 이다. 센 놈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좀더 세련되게 말하고 싶다면 '적자 승전론' 이라고 하면 된다. 때로는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을 해소하려면 싸움에 적합한 자가 승리한다는 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면 좀더 완벽한 과학적(?) 이론이 된다. 적자생존이 과학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알게 해주는가? 과연 과학 법칙이고 이론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적자생존은 그저 동어 반복(같은 말을 되풀이)일 뿐이다. 생존하는 자가 적합한 자이고 적합한 자가 생존하는 자이다. 이것이 과학 법칙인가? 도대체 적합하다는 게 경험적으로 과학적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살아남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아남는 게 경험적으로 과학적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논증이 과학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이라고 과연 주장해도 되는 것인가? 물속에서 살던 물고기가 땅위로 기어 나와서 지느러미가 다리로 진화했다. 물고기가 땅위로 나오는 순간, 물이라는 적합 환경에서 벗어나 땅이라는 부적합한 환경에 노출된다. 주변 환경이 변했으니 물고기에게는 살아남기 위해 돌연변이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느러미는 물 속에서 적자이지 땅위에서는 적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힘겹게 지느러미를 가지고 땅위로 나와 펄쩍펄쩍 뛰면서 지내다가 죽기도 하고 살아남기도 하면서 마침내 지느러미를 조금씩 다리로 진화시켜 나갔다. 이것을 굳이 '적자 생존' 이라고 명해야 할까, 오히려 '부적자 생존' 이라 명명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부적합한 환경에 뛰어든 부적합한 자도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서 점진적인 돌연변이와 적응과정을 통해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물고기는 그냥 물에서 살면 된다. 수십, 수백, 수천년 동안 지느러미를 다리로 바꾸기 위해 사서 고생하다 죽은 물고기는 도대체 몇 마리나 될까. 왜 그런 어거지 선택을 적자 생존, 자연 선택이라 부르는가. 땅위에서 쓸모가 없는 지느러미를 가지고 굳이 땅으로의 모험과 고난의 행군을 시작한 물고기의 피눈물 나는 사투가, 알 수 없는 세월을 거쳐 자자손손 가업으로 이어가며 마침내 다리를 창조해냈다. 이게 자연인가, 기적인가. 무작위적 선택인가, 불굴의 의지인가. '자연 선택론' 보다는 '불굴 의지론' 이 더 적절한 명칭일 것 같다.게다가 이제까지 발견된 화석의 기록은 점진적이고 미세한 변화의 누적으로 인한 진화를 지지해 주지 않는다. 어류에서 양서류를 거쳐 파충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돌연변이 단계를 거쳤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돌연변이의 오랜 과정을 보여주는 중간 단계의 화석들이 너무도 없다. 이런 수준의 적자 생존 이론을 과연 과학적이라고 감히 말해도 되는 것인가. #진화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