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

문재인과 비문주자와의 큰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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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nestlate)등록 2012.09.10 18:15
9.10일 현재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의 경선이 한창 진행 중 이다. 이제 대구경북(12일), 경기(15일), 서울(16일) 3곳이 남았다. 예상치 못한 문재인 후보의 10연승으로 일방적인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파죽지세에는 민주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문재인 지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은 민주당 입장에서 리스크가 큰 후보다. 대선에서 문재인과 박근혜가 붙으면 민주당의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조선일보와 중앙, 동아 일보, 보수신문매체와 지상파 3사 뉴스, 케이블까지 모두 여당편이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언론장악의 힘이 여당에 크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4.11 총선 결과를 통해 모두가 깨달았다.

문재인이 야권단일후보가 되었을 경우, 12월이 되면 노건평, 노정연, 권양숙 여사의 뇌물혐의 기사가 매일 조중동 1면에 보도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명숙 전 총리, 이해찬 당대표 등 친노 인사들까지 비리 혐의로 검찰에 마구 소환될 것이다.

검찰에게 사실관계 따윈 중요치 않다. 그들을 포토라인에 세워 '검찰 출두 사진'을 전국에 뿌리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니까.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명숙 당시 서울시장후보를 비리혐의로 검찰에서 마구 소환·조사한 것을 보면 검찰의 향후 행태가 불보듯 뻔하다. 한명숙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선거일 직전에 조중동은 1면에 노무현과 문재인의 사진을 나란히 싣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비서실장 이였던 문재인의 책임이라면서 <문재인 책임론>과 지금 국민들이 살기 힘든 것은 "노무현 때문이다" 면서 12월 19일 선거날 "투표로 문재인을 심판하자"를 외치며 <문재인 심판론>을 내세울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새누리당이 이렇게 나올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리스크가 큰 문재인 후보 보다 비문 후보군 중, 김두관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 물론 김두관도 참여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 경력도 있고, 대선정국에서 똑같이 조중동과 지상파 언론의 융단폭격을 맞겠지만, 그래도 문재인 보다는 네거티브 효과는 덜 할 것이다. 또한 전선형성에서는 김두관이 더 유리할 수 있는데, 김두관과 박근혜는 시민 대 귀족의 전선형성이 가능한 반면, 문재인 대 박근혜의 경우에서는 오히려 박근혜가 신세력으로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난다.

김두관의 이장에서 군수, 도지사로 오르는 휴먼스토리가 제대로 부각되었다면 분명 문재인보다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노무현 서민 휴먼스토리 향수를 내는 김두관이 언론과 민주당의 지지를 받았다면 새로운 두풍이 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에서 문재인을 대놓고 지지했다. 비문 후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문재인을 공개지지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사람의 변수만 없었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김두관을 지지했을 지도 모른다. 그 한 사람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만 없었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안철수' 없이 민주당 단독의 힘으로는 정권교체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미리 짐작했다.

이해찬 당대표는 6.9 전당대회 출마선언 당시 "안철수 교수를 비롯한 모든 세력들이 조율해 공동정부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야권의 총체적 연대를 강조 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 대표 경선당시 언론간담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가 더 많은 국민지지를 받는다고 하면 안철수 교수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 비(非)새누리당, 반(反) 박근혜라고 하면 함께 뭉쳐야 한다. 정권교체는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의 요구다"면서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안철수 원장이 야권단일후보로 되더라도 안 원장을 긍정적으로 지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재인과 손학규, 김두관 후보의 안 원장에 대한 입장 차이는 분명했다. 문재인은 안 원장에 가장 우호적 이였고, 손학규, 김두관은 안 원장에게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은 일찌감치 안 원장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하는 등 안 원장과의 단일화 의지를 보였다.

손학규는 대선 출마 선언 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하는 자신도 없이 다른 사람의 손을 붙잡아야겠다는 그런 허약한 야당을 왜 찍어주냐.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자신을 보여주고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 할 일이다. 민주당이 독자적인 힘이 있는데 왜 무슨 다른 사람한테 손을 내미냐"고 말했다.

김두관은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방법으로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민주당 중심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참혹하게 당했던 민주당이였다. 제1 야당으로써 비판도 가장 많이 받았다. 정권교체를 누구보다 가장 갈망하는 것은 민주당 지도부일 것이다. 안철수 원장이 야권단일화 결과 민주당 후보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을 경우 야권단일후보를 기꺼이 양보할 수 있고, 성심성의껏 그를 지지할 수 있는 것은 문재인이기 때문에 문재인이 민주당의 후보로 되는 것을 바랬던 것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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