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가능한 정치의 기회이다-정책경쟁을 할 때

민주진보후보의 선택은 정치공학이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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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수(sangsuhope)등록 2012.10.15 17:32
상수생각 1: 예측가능한 정치의 기회
                                                                         허상수 지속가능한사회연구소 소장
                                                                                   사회학 박사
일거에 집권 여당 후보의 대세론이 한풀 꺽였다.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민주진보진영의 양대 후보는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 흥행을 위해 필요하다. 이만큼 훌륭한 후보를 내세울 수 있게 될 만큼 야권은 성숙해졌다. 그동안 나름대로 정당 경선과정을 통해 인물과 정책들이 검증되어 온 결과이다. 무소속 후보 역시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정치에 입문한 이래 부지런히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제부터 이들 후보 진영의 발 빠른 대응과 도전을 통해 중도 성향의 정치 무관심층을 파고들게 된다면 유신체제 40년을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 체제 이행을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양대 후보는 선의의 경쟁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래서 민주진보세력안에서 길러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선거 일정이 박두하면서 다자 후보 난립에 대한 우려나 회의가 대두하는 부작용도 없지 않다. 앞이 캄캄해 보인다는 불만이다.

현재의 판도에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복잡다단할 수밖에 없다. 우선 드는 생각은 현재 수준의 3자대결을 통해서도 야권이 신승할 수 있다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층이 일정 고정되어 있다고 말하긴 하지만 비교적 충성도가 높고, 여권 프리미엄을 업고 뛴다면 두 후보가 나머지 유권자들을 반분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도 야권의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질 것 같다는 분위기로 돌변하게 되면 야권을 지지할만한 사람들도 아예 투표장엘 가지 않는 정치냉담기류가 재발할 수 있다.

둘째 가능성은 두 후보가운데 한 사람이 권력 양보, 후보 사퇴를 통해 '감동의 정치'를 발휘하는 경우이다. 이때 무소속 후보냐 정당 후보냐에 따라 지지 계층과 기반, 지지 선호에서 여러 가지 변형된 시나리오가 도출될 수 있다. 지금 이들 후보에게 쏟아지는 세대, 계층, 지역여론의 향배는 오리무중이다. 여론 조사의 유동성이나 혼조 현상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설명하게 되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라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여야 1 : 1 대결 구도를 성립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실질적 민주주의 쟁취나 국민통합, 정의와 인권 신장 등 헌법질서 수호 측면에서 구태 정치를 극복하고, 미래 정치를 실현하는 첩경이다. 권력욕에 의한 변칙이나 무리수는 유권자의 우호적 감정을 깨트리는 자책수가 될 것이다.

셋째, 진보정당의 분열과 독자 후보의 행보도 미래 시나리오 작성에 적지 않은 변수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각개약진이 일정하게 진행된다면 민주진보세력의 대선 승리 기회는 파란을 겪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다자후보의 완주 가능성은 시민 여론이나 지지도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때에도 정치공학적 접근은 금물이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의 정치는 유권자의 감정 관리에 많은 인내심과 기대감만을 낳게 된다. 예측가능성의 정치는 말이나 구호로 실현되지 않는다. 시민들의 마음을 흔드는 '감정의 정치'는 추진일정이나 시간표와 새로운 인물 영입, 산뜻한 정책 대안 등 실행 프로그램 제시에 따라 선호가 요동치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누가 후보가 될 것인가'라는 인물 품평에 대한 질문은 '누가 집권해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책경쟁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나타난 것처럼 불확실성을 넘어선 예측 가능한 미래정치로의 기회는 연합정치의 새로운 현실적 가능성이다. 정책경쟁과 유권자와의 소통이 절실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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