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데, 정말 웃기는 데 그냥 웃을 수만은 없는 한 장면이있다."어르신들께서 자주 쉬는 의자에 누군가 똥을 싸놨습니다"로 시작되는 짧은 SNS의 글은 부천시 소사구 관할 모 주민자치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6급)이 올린 글이다. 그는 "노인들이 앉지 못하고 한쪽으로 피해계시고...누가 왜 그랬을까요?"라면서 공공장소인 휴식공간 의자에 똥을 싼 사람을 나즈막한 목소리로 고발하는 듯 했다. 그러면서 "비눗물로 청소하니 정말 좋아 하십니다"라며 사진 한장을 함께 올렸다. 누군가 '이 또한 연출된 게 아니냐'고 굴절된 시선으로 보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직접 물통과 '똥이 참 잘 치워지게 생긴(?)' 빗자루를 들고, 한옆에는 철저한 위생을 신경쓰며 '치운 뒤 여기 앉으셔도 무방하다'는 안전성을 입증시키듯 물비누도 놓여 있다.그 앞에는 4분의 어르신과 동네 아주머니가 앉아 이 모습을 바로보고 계시는 데 표정은 안보이고 뒷모습만 보이니 '똥 치우는 공무원'을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셨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SNS에 글을 올라오자 '개 똥이 아니냐'는 뉘앙스의 댓글이 달렸고, '개가 쌌으면 좋겠는데, 개가 아닌 것 같아서...'라며 똥의 임자(?)를 확인시키는 답글이 달렸다. 이 공무원은 몇달 전에도 동네 공원에 반려견과 매일 산책나오는 아주머니를 고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산책 중 개가 똥을 싸는데 이 똥을 비닐봉투에 잘 처리하고서도 마지막 뒷처리는 '그냥 공원에 버리는 것'이라며 주민의 공공의식을 안타까워 했다. 똥과 참 인연이 많은 공무원 같다. 6급 공무원은 공조직 내에서는 '허리'에 해당한다.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보직이지만 현재 인사적체가 심각한 부천 공조직 내에서는 팀장(6급)도 달아보지 못하고 퇴직하는 공무원도 있다는 게 사실이다. 동사무소에 발령을 받은 6급 팀장은 '사무장'이라는 호칭으로 동장(5급) 다음으로 서열(?)이 높다. 그런 위치의 공무원이 직접 물통과 빗자루를 들고 인분을 치웠다는 사실이 요즘 세상에서는 참 보기 드문 일이 됐다. 직급이 높을 수록 현실에 안주하고, 무사안일에 빠져있는 공조직을 비판하는 사회적 시선이 적지않다. '솔선수범'...행정의 최고책임자인 시장부터, 구청을 책임지는 구청장, 한 국(局)을 책임지는 국장 등은 현재 어느 자세에 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시길 바라면서 '똥 치우는 공무원'을 올린다. #부천매일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