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일기 - 연재를 시작하며

산티아고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검토 완료

채수영(soopool21)등록 2012.10.20 13:59

노틀담성당앞에서(필자) 그냥 밋밋해서 맛뵈기로 한두컷 올립니다. ⓒ 채수영


- 산티아고 일기의 연재를 시작하며
놀자라는 필명을 쓰는 나는 경북 문경에 있는 샨티학교라는 대안학교 교사이다.
이번 여름 우리학교에서는 스페인 산티아고길(카미노 데 산티아고)을 전교생들과 함께 걸었다. 8월 17일에 출발해서 9월 27일 추석전날 귀국하는 45일간의 여행이었다.
제주도 올레길의 모태가 된 산티아고길을 걸으며 생긴 이야기들과 느낀 감상을 나눠볼 생각이다.
비싼 돈주고 간 길인데, 재밌는 것은 함께 나누면 좋지 않을까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올린다.
못 가본 사람들은 부러워라고, 가본 사람들은 맞장구 치며 재밌으라고....... ㅎㅎ

* 산티아고길(Camino de Santiago)을 걷기 전에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파리에 1박2일을 머무는 동안의 애피소드는 샨티학교 카페 http://cafe.daum.net/shanthi 의 '노자칼럼'란에서 보시면 됩니다. 안보셔도 후되되지 않는 글입니다. ㅎㅎ

- 산티아고로 가는 길 (2012. 8/10)
고민이다. 난 이길을 왜 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듯한 이유가 없다. 성야고보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려고 걸었던 길, 그리고 수많은 순례자들이 그 야고보를 따라서 걸었던 길, 그리고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던 스페인을 다시 탈환하려는 기독교인들의 염원이 담긴 길, 십자군이 무슬림을 무찌르기 위해 행군한 길-이건 별로 기념하고 싶지 않는 길인데, 파울로 코엘료가 '순례자(1987)'라는 책에서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길.

다 좋다. 이렇게 사연 많은건 좋은데, 도대체 내가 걷는 이유는 뭐지...그렇다고 아이들처럼 "학교에서 거기 가기로 했으니까."라고 할 수도 없고. 아직도 그럴싸한 이유가 없다. 난 평소 목적이 이끄는 삶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산티아고 가는 길도 별다른 이유를 찾지 않을까도 했는데, 출발하는 날인 8월 17일까지 한 번 찾아볼 생각이다.

- 시카고거쳐서 산티아고로 (2012. 8/16)
출발전날 서울로 올라가서 인천에 사는 예인이네에서 하룻밤 묵고 공항으로 갈까 생각하고 있었다. 세인씨(필자의 아내)가  오랜동안 떨어져 있는거니, 배웅을 해주겠단다. 장모님을 모시는 최대의 장점을 활용하여 여울이와 무아(필자의 어린 두딸)를 맡기고 서울로 갔다.

세인씨는 배웅도 배웅이지만 벼르고 있던 '시카고' 뮤지컬 공연에 더 큰 목적있었던 것 같다. 난 뮤지컬도 잘 모르고 본적도 없어서 먼 길 가기 전에 그냥 세인씨에게 하루저녁 희생한다는 생각으로 갔다. 그런데 왠걸 재밌다.

인순이와 최정원,  아이비와 문공주가 두명의 여주인공을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우리 공연엔 최정원과 아이비가 출연했다. 난  최정원에게 꽂혔다. 노래, 춤, 표정, 대사 모든 연기가 생동감이 넘쳤다. 그때문인지 아이비는 상대적으로 더 연기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정도였다.최정원은 그공연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 다시 산티아고로 (2012. 8/17)
긴 비행시간에 생각한 것은 이번 산티아고 길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야겠다는 거다.
앞의 글에서 밝힌대로 아직도 그럴싸한 여행목표가 없었는데, 목표라고 할 순 없지만 여행의 이유는 찾은 것 같다.
스페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물, 모든 생명체와 무생물에게도 나의 온 에너지를 쏟아 볼 생각이다.
우물도 계속 퍼내야 새물이 솟듯이 에너지도 쏟아야 새로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는 끼워맞추기식 생각을 하며....

* 노틀담성당앞에서 필자(놀자) : 그냥 밋밋해서 한컷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글은 샨티학교(대안학교)의 다음카페에 있는 노자칼럼란에 실은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올립니다.
필명으로 노자와 놀자를 번갈아 쓰고 있으며 다음카페글 역시 필자가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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