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 여성리더십? 그 입 다물라!

박근혜, 생리대라도 싸게 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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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정(k0429sj)등록 2012.11.07 17:49
새누리당 박근혜후보가 여성리더쉽이 필요한 시기라며 여성리더쉽론을 들고 나왔다. 한 생태주의 시인이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나왔다. 분노한다!

여성대통령, 언뜻 보면 참 그럴 듯 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나오는 강력 성폭력범죄들.. 개똥녀, 막말녀,욕설녀등 여성혐오성 가십기사들에서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주는 피로감도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생존하는 것 자체가 도 닦는 일이다 보니 '여성대통령'이라는 말이 혹시나 하는 심정에서 다소 매력있게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 사는 여성들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위해 굳이 세계경제포럼이 얼마전 발표한 성별격차지수(Gender Gap Index) 한국 순위 (108위/135개국)를 들먹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해 보겠다.

박근혜는 여성을 대표하는 정치인인가? 여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정치인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결혼도 해보지 않은 이가, 아이를 낳아보지도 않은 이가 어찌 감히 여성리더십을 논하는가라는 비판도 있었다.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두 아이를 낳고 일-생활 양립을 위해 아둥바둥 거리며 살고 있는 한 필부로서 그런 말에 단순히 맞장구를 칠수도 있겠지만 결혼여부나 자녀 유무 자체로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발언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진 않은 것 같다.

나는 조금 다른 구체적인 이유로 박근혜의 여성대통령 여성리더십론에 분노한다.

박근혜는 여성관련 정책을 한 번도 입안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솔직히 여성과 관련되지 않은 정책이 어디 있겠는가? 단지 직접적으로 여성을 수혜자로 설정하는 정책으로 협의적 정의를 내린다고 했을 때 여성관련 정책 입안이 없다는 거였을 거다.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배운 것 말고 몸소 느낀 적은 있을까 의문이다.

늦은 밤 밤길을 홀로 걸으며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던 경험, 7살짜리 딸아이가 아는 아저씨에 의해 보쌈당해 길거리에서 강간을 당하고 버려지는 끔직한 사건을 떠올리며 내집 문단속을 하고 이웃집에 누가 이사 오는지 관심가지고 놀이터에 누가 앉아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는 자녀 가진 여성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여성폭력의 문제 이전에 사회적 양극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단속이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난달집에 사는 사람들, 야근하고도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인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 밤늦게 귀가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생존의 위협인 것이다.

또한 3·11 후쿠시마 지진 원전 폭발사건 이후로 일본 후쿠시마현 어린이 세 명 중 한 명이 갑상선에 응어리와 수포가 생기는 이상증상이 발견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의 개수를 세어보고 고리원전 1호기에서 정전사고가 났다는 기사에 몸을 떨고 원자력발전소 직원이 발전소에서 마약을 투약하다 걸렸다는 기사를 보며 두려워 잠을 설치는 이 심정을 아는가 말이다.

박근혜가 누구인가? 독재자의 딸, 인혁당 사법살인사건의 가해자 박정희의 딸인 것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에 찬핵주의자 민병주, 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에도 개입했던 학자 민병주를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하는 폭력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는 독재자 아버지로부터 명확히 선을 긋지 않은채 여전히 때론 아버지의 입장을 두둔하기도 하고 살짝 거리를 두기를 한다거나 임기응변식 사과를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유신독재자의 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것이 보수표 결집에 유리하기 때문이겠지만..

깨어있는 여성들이여 분노하라!

그녀가 여성대통령 여성리더십을 말하는 것 자체에 분노하라!

나는 그녀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서 여성적 리더쉽을 가졌다고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사는 땅 아름다운 대한민국은 비옥하고 경치좋고 살기좋은 조국이다. 지난 5년간 토건재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MB께서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반대에 부딪히니 4대강 개발사업이라고 이름을 바꾸어 온 나라의 젖줄을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쏟아부어 그지역의 생태계의 모조리 파괴하여 우리는 지난 여름 진하디 진한 팔당 녹차라떼를 비싸게 주고 정화해서 마셔야만 하지 않았던가?

그녀는 4대강공사에 대해 조국강토를 어머니의 비유한다면 망가져 가는 어머니의 몸을 복원하기 위해 여성적 리더십을 가지고 한 마디라도 한 적이 있었는가?

여성대통령? 그 입다물라! 대한민국 여성들이 바보인줄 아는가?

밀양과 청도에 송전탑이 지어지고 있다. 대도시에서 사용할 전기를 신고리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해 고압으로 송전을 해야하는 과제를 가지고 국책사업이라며 80여년을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옥토를 빼앗은 한국전력. 그리고 그 뒤에 MB가 있고 그 뒤에 근혜 공주가 있다. 박근혜후보가 여성적 리더쉽을 가지고 이 파헤쳐진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온 사람이라면 밀양과 청도에서 이 일교차 큰 날씨에 산꼭대기에 비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계신 밀양과 청도의 어르신들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무엇이 문제인지 들어본 적은 있는가? 이치우 열사가 왜 휘발류를 끼얹고 분신자살을 했는지 가서 들어보았는가? 이치우 열사는 목숨을 걸었고 그 주위의 동료 어르신들은 보상도 필요없다고 핵발전소 짖지말고 송전탑 백지화 하라고 목놓아 외치신다.

쌍용자동차사건에 대해서 살펴보자. 쌍차의 회계업무를 맡았던 회계법인에서 회계조작으로 법적으로 정리해고를 가능하게 조작 했다고 한다. 난 그 진위여부에 대해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76일간 파업 농성을 하는 그 노동자들에게 식량은 물론 물조차도 의약품 조차도 지급하지 않았던 파렴치한 MB정부와 이를 방관한 박근혜공주를 여성들이 여성리더쉽으로 인정하겠는가?

애를 낳았던 낳지 안 낳았던 여성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여성이기 때문에 일단 남성과 여성이라는 가장 큰 성별 카테고리에서 약자로서 살아온 경험이 있는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아픔에 남성보다 더 공감할 줄 알고 도와주려고 하고 정치적 계산을 덜 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박근혜는 그런 여성적 마인드가 없다. 그녀의 젠더는 남성적이라고 보여진다. 혹시 그렇지 않다면 권위주의적 남성의 꼭두각시이거나.

강정마을로 가보자! 제주도 강정마을에 미국해군기지가 들어선다고 한다. 입지선정과정에서 소수의 찬성표를 다수인양 선전하며 공사 건설을 밀고 들어온 거대자본과 결탁한 국가권력에 대항해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해군기지 건설반대를 위해 불철주야로 싸우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은 전세계에 알려지고 세계의 평화주의자들이 모여들어 연대투쟁을 하고 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노엄 촘스키, 로버트 레드퍼드 등 많은 해외 유명인사들도 제주 미군해군지기에 우려를 표명하고 강정해국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지지하고 있으나 박근혜후보는 어떠한가? 그녀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을뿐 미국해군기지 건설을 밀고 나갈 태세이다.

며칠전 강정마을부터 청도,  밀양, 고리, 평택 (쌍용차), 용산참사 현장을 걸어 서울까지 찢기고 뜯긴 전 국토를 30여일간 걸어 온 생명평화 대행진단과 함께 경기도 평택역부터 오산역까지 걷고 왔던  날 밤에 박근혜후보의 여성리더쉽 논쟁이 뉴스에 크게 보도되고 있었다. 나는 딸과 함께 뉴스를 보다가 말했다.

"박근혜 후보가 여성이라고? 난 그렇게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했더니 6학년짜리 딸이 한마디 거든다.

"엄마, 왜요? 여자잖아요? 생긴게 딱 여잔데요 뭘..."

웃음~ "그래, 생긴 건 여자지만 (사회적 약자로서의)여성적 마인드가 있을까?"

"왜 그렇게 생각해요?"

"신체 구조로 대표되는 성별말고 여성이냐 남성이냐라는 사회적 의식은 살아가면서 만들어 진다고 하거든 그걸 생물학 적 성(Sex)와 다르게 젠더(Gender)라고 표현한단다. 그런데 그녀는 뭐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느끼는 약자적 의식, 문화와 관습 인식에 짓눌리고 억압당하며 느껴왔던 그런 여성의로서의 의식이 없다는 것이지. 15년을 독재자의 딸로 청와대에서 공주대접, 퍼스트레이디 대접을 받으며 살았고, 정치권에서 그녀를 보수당의 리더로 영입한 이후에도 줄곧 두목행세를 해왔으니까.. 비례대표 국회위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되고 근 한달여 동안은 국회에 출석조차 하지 않을 만큼 권위적인 사람이야. 한마디로 무늬만 여성인거지"

엄마의 친절한 설명에 질풍노도의 우리 삐딱한 사춘기 소녀 우리딸의 한마디가 가관이다.

"그래도 여자니까 생리는 할 거 아니예요. 생리대라도 싸게 해주거나 무료로 해주지 않을까?"

초등학교 6학년 소녀의 그 말 한 마디에 갑자기 빵 터졌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그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에는 생리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분노하며 막아야할 게 있단다.'

이 땅은 우리만 사는 세상이 아니다. 우리 후손들과 뭇생명들과 함께 길이 길이 사용해야 할 이 땅을 찢고, 부수고, 깨뜨리고, 무기를 장착하고, 핵폭발의 위험을 힘없는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나쁜 핵마피아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후보에게는 분노해야 한단다.

딸아, 너를 위해서.. 너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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