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설, 왜 극구 부인할까?

[주장]적극적인 개혁만이 민주당의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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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헌(cvn6668)등록 2012.11.09 08:58
온국민 초미의 관심사였던 야권 단일화가 드디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뭐, 예상했던것이 왔다"는 식의 냉랭한 반응과 더불어, 단일화 회담이 첫 걸음을 내디디진 겨우 48시간만에 불협화음이 생기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이런 시간이 길어진다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부작용으로 인해 부동층의 확산만을 가져올듯한 분위기.

회담이 이뤄지기 전의 지지율을 보면,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박/문/안 의 순으로 35/30/25 정도의 퍼센트를 차지하는 양상이었다. 따라서 얼핏 보면 어떤식으로든 단일화만 하면 무려 55%의 막강한 지지율로 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산술적인 계산에 의해서인지, 문후보 진영에서는 협상의 물리적인 시간등을 이유로 안캠프 측에 단일화의 압력을 계속해서 가해 왔었고,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기 전에도 이미 그것을 기정사실화 했었다.
문후보측에서 보면,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그동안 어느정도의 점유율을 안후보측에 빼앗겼다고는 하지만, 단일화로 인해 다시 찾아올수 있는 부분이고, 정통 야당인 민주당이라는 거목이 뒷받침을 해주는 한, 어떤 과정을 거치더라도 무소속인 안후보의 입당 내지는 민주당으로의 전반적인 안캠프 흡수통합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것이 있다.

"안철수 신드롬"이라고 불리워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안호보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자들중 상당수가 기존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 즉, 다시말해 4.11총선 혹은 그 이전부터 이미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을 "타도의 대상인 기득권 정치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
따라서 안후보의 지지율 30%중 적어도 절반가량, 그리고 박후보 지지율 35%를 합한 50%의 국민들을 "반(反)민주당 세력"으로 추론할수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은 단일화 이후 거론되고 있는 "신당창당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는 열우당 시절의 단일화 수순과 현재 문-안후보와의 단일화가 비교되어 그 가치의 평가절하가 이루어질까를 우려하는 때문일수도 있겠고, 혹은 회담시에 거론되지 않았던 독자적인 결정으로 인해 안후보측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조심하는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새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효과의 유무를 떠나, 새누리당이 당명을 개칭하고, 좌파의 상징이었던 빨간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MB와는 독자적인 노선" 임을 시사하는 액션을 취했듯이, 민주당 역시 "타도의 대상"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분기점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한 과정없이 혹시라도 안후보의 민주당 입당이 결정된다면, 안후보로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보다는 오히려 그 역풍으로 박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도 조심스레 예상되는 지금이다.

민주당이 새 옷을 입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한가지가 더 있다.

굳이 "돌아갈 다리를 불살라 버렸다"는 안후보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단일화를 발표하기 전이나 그 후에나 안후보측에서는 문후보의 안방으로 짐을 싸들고 들어올 의사가 없음을 여러 차례 시사했었다.
결국에는 가장 큰 쟁점으로 부상될 단일후보 선출 방안조차 11월 10일로 예정된 정책발표 이후로 미뤄진 것만 보아도 아직 이 "거대한 전쟁"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수 있다.

아마도 안캠프에서는 집대성된 공약집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문후보 진영에 단일후보 선출의 정면대결을 요청할 것이다.
민주당이 새 옷을 입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전열을 가다듬은 안캠프는 "공정한 한판"을 요청할 것이고, 그 방법이 모바일이든 여론조사든, 그 어떤 것이든 격전의 현장이 민주당의 안방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정당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이 현재의 우위를 선점하고, 나아가서 단일후보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안캠프측보다 한발 먼저 새로운 당의 정비를 갖추고 거기서 안후보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무조건 문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류는 아니다.
다만 민주당에서 단일화의 방법론에만 집착한 나머지, 안캠프의 결정을 이리저리 눈치만 보고 기다리다가는, 애써 물꼬를 튼 단일화의 행보가 누구 말맞다나 지지부진한 "권략 나눠먹기의 눈치싸움"으로 전락해버릴 우려가 있기에 그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50%에 달하는 반(反)민주당 세력에게, 그리고 공정한 한판을 요구할 안캠프측에게 능동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단지 당명을 바꾸는 쇼맨쉽이 아닌, 당의 총체적이고도 적극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문후보가 말한 "어른스러운 포용력"보다 훨씬 필요한 시기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총체적인 변화의 모습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수 있는것이 바로 "취할것은 취하고, 버릴것은 버리며"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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