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암살 작전!!

[리뷰] 영화 <작전명 발키리>

검토 완료

정지연(sado1011)등록 2012.11.18 11:39
역사적인 사실을 알고 봐도 재미있지만, 그런 전후관계를 모르고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재미라기 보다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였다. 아무래도 다루는 주제가 무겁다 보니 재미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만, 앞서 말한데로 영화의 전개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힘은 있는 것 같다.

<작전명 발키리> 포스터 ⓒ 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는 철저히 '독일'의 시점에서의 상황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세계 2차대전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이 대부분 독일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유태인을 집중 조명하고, 또는 전쟁 중의 인간적인 상황에 대해 그렸다면 이 발리키는 독일의 내부에서, 그것도 그 당시 독일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히틀러와 히틀러의 측근, 군대, 고위 군 장교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영화가 히틀러가 잘했다, 옳다고 변명하는 것은 아니다. 하다못해 탐크루즈가 열연한 슈타펜버그 대령 역시 인류애가 아닌 자신의 조국을 위해 히틀러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니 말이다. 하기야 실제 슈타펜버그는 귀족출신의 장교로 뼛속까지 군인이었던 인물이라 하니 반성이라는 부분 자체는 영화에서 결여되어 있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슈타펜버그는 노골적으로 나치를 반대했었고, 그 때문에 아프리카의 전선으로 차출된다. 거기서 눈과 왼팔, 오른손가락 2개를 잃고 다시 군으로 돌아온 슈타펜버그는 암울해지는 독일의 상황을 보다 못해 히틀러를 암살하기로 결심하고 작전명 발키리를 입안하게 된다. 원래 발키리라는 작전은 슈타펜버그의 입안 전에도 존재하던 것으로 히틀러의 암살이나 그에 준하는 국가 위기 사태때, 예비군이 기존 권력자를 체포, 구금하고 전권을 가지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러나 슈타펜버그는 그것을 역이용하여 히틀러의 암살을 모의한다. 즉, 히틀러를 암살함과 동시에 베를린에 있는 히틀러의 친위세력을 예비군을 이용하여 일거에 쓸어버릴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첫번째 시도. 그러나 히틀러의 측근인 괴벨스가 그 자리에 없어 시도는 불발로 돌아간다.

그러나 초반부터 위의 내용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지루한 감이 있다. 마지막의 폭탄테러와 그 후 예비군을 움직여 요소를 장악하고, 살아남은 히틀러의 개입으로 다시 상황이 역전되기까지의 부분은 박진감이 넘쳤지만 그 전의 부분은 여러 상황을 설명해주느라 루즈해지는 부분이 있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 ⓒ 20세기폭스코리아


하지만 영화 자체에는 여러모로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는 것 같다. 특히 초반에 슈타펜버그가 팔과 눈을 잃게 되는 부분-비행기 공습- 같은 경우에는 큰 소리 뒤에 귀가 울리는 현상인 이명이 너무나 생생하게 표현돼 기억에 남았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멋진 디자인이라 칭송받는 2차대전 당시의 독일군 장교의 군복을 보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그 무거움 때문에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부적합할 것 같지만, 그래도 그리 나쁜 영화는 아닌 듯 하다. 그러나 너무 큰 재미를 기대하면 곤란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진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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