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어르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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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해(kiminorg12)등록 2012.11.19 14:30
상당수가 한 번 쯤 들어본 이야기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또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작은 개천이 곳곳에 있습니다. 개천 가까이에는 물이 많이 필요한 논이 만들어지고 그 근처에 마을이 형성되는 것이지요. 즉 개울을 사이에 두고 두 마을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개울 오른쪽 마을에 김 씨 노인이 살고 왼쪽 마을에는 이 씨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두 분은 어릴 때부터 같이 나무도 하고 소에게 풀도 먹이고 하면서 친하게 지낸 사이입니다. 나이가 점점 들어 죽을 때가 가까워지자 두 분이 자주 다음과 같이 말하고 다녔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고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같은 시기에 죽으려고 한다, 만일 한 사람이 먼저 죽게 되고 그이 영혼이 살아있는 친구를 데리려오면 기꺼이 따라가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 이제는 거의 외울 정도가 된 마을 사람들 중에 엉뚱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이 젊은이가 이 소리를 듣고 계략을 꾸몄습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이 젊은이가 김 씨 노인에게 '친구인 이 씨 어르신이 지금 막 별세하였습니다' 라고 말하고 빠르게 이 씨 노인 댁으로 가서 '친구인 김 씨 어르신이 지금 막 별세하였습니다' 라고 말하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서둘러 의관을 차려 있는 이 두 어르신 각자 친구의 집으로 가다가 개울 근처에서 마주친 것이었습니다. 서로 깜짝 놀란 두 어르신 슬금슬금 눈치를 보다가 각자의 집으로 빠르게 줄행랑을 쳤다는군요.

아마도 이 이야기는 우리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들 대다수는 아무리 이 세상에서 살기가 힘들어도 몸이 아주 아파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더라도 더 살기를 원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우리가 육신을 가진 존재이므로 본능적으로 더 살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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