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랑은 왜 실패로 끝날까?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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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화(ericwinter)등록 2012.11.22 17:11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 시작되었다가 으레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거의 없다. 만일 이것이 다른 활동의 경우라면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려고 애쓰며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 것인가를 알고 싶어하거나 또는 그 활동을 단념할 것이다. 사랑의 경우 포기하기가 불가능하다면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인 것 같다. 곧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서문

사랑의 본질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성찰과 사회학에서 정신분석학, 종교학까지 방대한 이론을 토대로 고찰한 에리히 프롬의 역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사랑에 실패할까? 운이 따르지 않아 좋은 대상을 만나지 못했거나 상대방을 유혹할 만한 연애의 기술이나 매력적인 외모, 혹은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는 사랑에 대한 기술의 미성숙 때문이며 제대로 배우고 노력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롬은 서문에서 사랑은 행운만 따른다면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는 황홀하고 즐거운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기술이라는 견해를 전제로 시작한다. 따라서 사랑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랑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된 자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랑의 상실에 대해 생각하며 아파하는 이들이 많다. 외로운 연말이 두렵다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해 멋진 대상을 만나고, 연애지침서나 픽업 아티스트가 가르쳐주는 유혹의 기술을 활용하면 될 일이다. 혹은 파티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일시적이나마 낭만적인 사랑에 빠져 황홀감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의 악순환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사랑을 원한다면 '사랑의 기술'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여우지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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