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은 야구계의 염원인가 골칫덩어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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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예리(lobreyt)등록 2012.11.23 16:31
야구를 즐겨보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2013년 말에 개장 예정인 고척 돔구장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처음에 하프 돔구장으로 지으려던 것이 변경되면서 완전한 돔구장으로 지어질 예정이고 2009년 2월 착공에 들어갔다. 옆 나라 일본의 도쿄 돔구장을 부러워 하던 야구팬에겐 충분히 좋은 소식이었다. 날씨에 상관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고, 이런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는 돔구장은 이런 이유로 연간 100억이 넘는 운영비에도 불구하고 야구계와 팬들에게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하지만 사실 고척 돔구장은 착공 전부터 마찰을 일으켰다. 아마야구로 일컬어지는 중, 고등학교 야구의 산실이자 명예의 전당이었던 동대문 야구장을 철거하면서 제시된 돔구장은 주위의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임시방편으로 야구계를 달래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다. 고척 돔구장 주위엔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야구를 보러올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또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서울시는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책 또한 임시방편인 것이 사실이고, 만성적인 주차난과 교통체증이 벌어질 것은 분명하다. 아파트 단지가 주위에 있기 때문에 주차문제와 함께 사람들이 몰림으로써 벌어질 수 있는 마찰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더욱 심각한 것은 기존 프로야구 구단들과 야구계와의 충분한 협의와 의논이 없이 부랴부랴 돔구장을 추진하면서, 기존 프로야구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시는 처음 고척돔을 추진하면서 기존에 잠실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LG와 두산, 목동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넥센의 홈 구장 이전을 추진했지만, 이는 프로스포츠의 특성을 간과했던 사업이었다. 프로스포츠에게 홈 구장이란 단순히 경기를 하는 곳이 아니다. 이는 팬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이며, 팬들과 함께 구단을 키워가는 요람과 같은 곳이다. 이런 요람과 같은 장소를 바꿔버린다면, 팬들이 가장 우선인 프로스포츠가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프로축구가 잦은 홈구장, 홈지역 이전으로 팬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것을 살펴본다면, 이는 애초에 잘못된 계획이었다.

특히 넥센의 경우, 처음 주민들과의 마찰을 극복하고 5년만에 지역주민과 사회에 인정을 받기 시작한 요즘, 고척돔구장으로 이전한다면 그 후폭풍은 엄청날 것이다. 특히 넥센은 모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는 구단으로, 연 100억원에 육박하는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없이 단순히 구장을 옮기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기존의 잠실야구장의 낙후된 시설의 보수 혹은 신축을 기대했던 LG와두산 또한 서울시가 척돔구장으로 인해 신축과 보수에 난색을 표하자 반발하고 있으며, 서울시가 이런 낙후된 시설의 보수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신경쓰지 않고 운영비로 막대한 금액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와 프로야구단이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같다. 바로 팬, 즉 시민이다. 택도 없는 대중교통 시설과 주차공간에도 불구하고 야구계를 달래기 위해 대충 추진한 돔구장, 낙후된 시설로 인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기존 야구장은 모두 팬들과 시민들이 이용하고, 이용하게 될 곳이다. 섵부른 홈구장 이전 등으로 실수를 만회하려 하기 보단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약한 팬들과 시민을 위한 진정한 마음이 담긴 만루홈런 같은 정책을 펴야 할 것이고, 이것의 시작은 잠실야구장의 보수가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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