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4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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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예리(lobreyt)등록 2012.11.25 15:10
대한민국에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주역인 슈퍼스타 K의 네번째 시리즈 '슈퍼스타 K4(슈스케4)'가 로이킴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해가 갈수록 더해진 참가자 수와 공중파와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고 오히려 경이적인 숫자를 달성한 시청률, 문자투표 수는 슈퍼스타 K가 왜 서바이벌 오디션의 대표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물론 전작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시청률과 문자투표수 그리고 '위대한 탄생', '케이팝 스타' 같은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가자 들에 비해 낮은 실력, 특히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는 이슈를 만들지만 다소 불편하게 만드는 편집방식 등이 도마에 오르며 의문점과 위기의식을 남겼다. 하지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는 점에서 슈퍼스타K의 명성을 재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슈스케 4가 4년 동안 진행이 되었고, '위대한 탄생', '케이팝 스타', '보이스 코리아'와 같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인 것을 보면, 한편에서 반짝 흥행에 그칠 것이라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젠 반짝 흥행을 넘어 장기간 동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년간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먼저 공정한 경쟁에 대한 갈증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개인의 경제력 또한 급속도로 높아졌고, 그에 따라 성공을 위한 열망 또한 높아졌다. 다른 나라 부럽지 않은 교육열이 여기서 나왔다고 볼 수 있고, 자연히 시험을 통한 합격이라는 공정한 경쟁이라고 볼 수 있는 각종 고시, 공무원 시험에 많은 인원이 몰렸다. 하지만 이런 시험들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우리나라는 개천에서 난 용이 적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극화는 극심해지고 있고, 이런 차이로 인해 출발선이 다른 경쟁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공정한 서바이벌 장치로 인해 서로 경쟁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이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그들의 노력이 큰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자연히 시대를 주도하는 트렌드가 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실증을 느껴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연스럽게 잘 다뤄지지 않았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 추억을 일으킬 수 있는 오래된 노래를 재조명하면서 시청자들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할 수 있었고, 이는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굳건하게 지키던 아이돌그룹들의 노래를 밀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번 슈스케4에서 로이킴과 정준영이 부른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는 시즌 내내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사람들이 김광석이라는 추억에 대해 다시 느끼고 그의 노래를 다시 들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런 특성이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몇년간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강세로 인해 비슷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이 범람했고, 시즌을 거듭하면서 정체기가 올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해를 거듭하며 고공비행하던 것에 비해 크게 높아지지 않은 시청률과 문자투표수는 이런 정체기가 가까이 왔음을 드러내는 신호일 수도 있다. 조금씩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는 '나는 가수다', '보이스 코리아'와 같은 여타 프로그램도 근본적으로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느낄 피로감도 점차 커질 것이고, 트렌드가 영원히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연령층이 다른 시청자들이 같은 음악으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고, 다양한 음악 장르들이 골고루 조명받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건 우리가 TV 안에서 그들의 능력과 재능으로 공정하게 경쟁하고 승리와 우승이라는 것에 다가가는 노력과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고, 승리하지 못했을 때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다면, 슈스케4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은 다른 공익 프로그램 못지 않은 긍정적인 바람과 생각을 대한민국에 불어넣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승자 로이킴이 아니라, 엄청난 스타성을 가지고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정준영과 다른 참가자들이 아니라, 슈스케4가 남긴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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